개인정보 유출 없다더니…진상 파악도 못한 KT

IMSI 5561명 유출 가능성…개인정보위 조사 착수
유심 무료 교체 '희망자' 한해 제공…위약금 면제는 '검토 중'
이재명 대통령 "분명히 밝혀 책임 명확히 물어야"

입력 : 2025-09-11 오후 5:56:27
[뉴스토마토 박재연 기자] 최근 발생한 KT(030200) 무단 소액결제 사태에서 고객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KT는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한 후 11일 오후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신고했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입니다. 하루 전날까지만 해도 개인정보 유출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다 돌연 이날 신고에 나선 상황이라 늑장 대처 혹은 사실 은폐 의혹을 피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김영섭 KT 대표가 11일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빌딩 웨스트 사옥에서 열린 기자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11일 KT는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빌딩 웨스트 사옥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발생한 무단 소액결제 사고와 관련해 불법 초소형 기지국을 통한 고객 정보 유출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김영섭 KT 대표가 직접 나서 사과의 뜻도 전했는데요. 김 대표는 "관계 당국과 사고 원인을 파악하고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기술적 조치를 취하겠다"면서 "피해 고객에게 100% 보상을 지원하며 통신사로서의 의무와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KT는 피해 고객에 대한 전액 보상과 유심(USIM) 무료 교체 등 대응책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다만 위약금 면제나 보안 투자 확대와 같은 근본 대책은 "검토 중"이라며 구체적 언급을 자제했습니다. 
 
KT 자체 조사 결과에 따르면 불법 기지국 신호 수신 이력이 있는 고객은 약 1만9000명에 달합니다. 이 가운데 실제 소액결제 피해를 본 고객은 278명으로 피해액은 총 1억7000만원(인당 평균 54만원)으로 집계됐는데요. 특히 IMSI 유출 가능성이 있는 고객은 5561명으로 확인됐습니다. IMSI는 유심(USIM)에 저장된 가입자 고유 번호로, KT는 이날 오후 2시51분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관련 신고를 접수했습니다. 
 
11일 기자 설명회에서 공개된 KT 측 발표 자료. (사진=뉴스토마토)
 
KT는 불법 기지국 신호 수신 이력이 있는 1만9000명 전원에게 유심 무료 교체와 유심 보호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유심 교체 혹은 보호 서비스를 원하는 희망 고객'이 대상이라는 단서를 달았습니다. 또한 이번 사태에 따른 해지 위약금 면제 계획에 대해서도 "아직은 검토 중인 사안"이라며 말을 아꼈는데요. 보안 투자 확대 가능성에 대해서도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는데, KT 측은 "검토해보겠다"면서 "앞서 보안에 5년간 1조원을 투자한 것도 상당한 금액으로, 이러한 대규모 투자가 결과로 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날 KT 무단 소액결제 피해 사건과 관련,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언급이 나와 이목을 끌기도 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한 통신사에서 소액결제 해킹 사건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전모를 속히 확인하고 추가 피해 방지에 적극적으로 나서야겠다"면서 "사건 축소, 은폐 의혹도 제기되고 있는데 분명히 밝혀서 책임을 명확히 물어야 되겠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재연 기자 damgom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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