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우 라이너 대표 "한국형 AI로 검색 신뢰도 높이겠다"

SKT 컨소시엄서 검색 기술 개발·확산 맡아
사람이 직접 고른 정보 기록이 신뢰도 높여
독자 AI 파운데이션으로 서비스 확장 노려
"사람이 하던 '리서처' 역할 AI에 넘기게 되길"

입력 : 2025-09-12 오후 3:49:38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소버린 AI)' 정예팀 다섯 곳이 연말 1차 평가를 앞두고 동분서주하고 있습니다. 내년에도 정부가 준 한국형 인공지능(K-AI) 표상을 가슴에 달고 뛰려면 한 곳이 탈락하는 첫 평가에서 살아남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정예팀 중 하나인 SK텔레콤(017670) 컨소시엄은 '일상 속 AI를 위한 최고 수준 AI 파운데이션(다목적) 모델'을 내걸고 있는데요. 특히 국민의 일상인 검색에 정확성과 깊이를 더할 참여사 '라이너'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김진우 라이너 대표가 11일 서울 마포구 사무실에서 <뉴스토마토>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라이너)
 
출처가 명확한 검색
 
컨소시엄에서 검색 특화 모델 개발을 맡은 김진우 라이너 대표는 "아마존 웹 서비스(AWS)나 구글 클라우드가 아무리 훌륭해도 그 위에 쿠팡이나 배달의민족이 나오지 않으면 사람들의 삶은 변하지 않는다"며 "검색 특화 모델의 성능이 높이 평가받는다면 한국을 넘어 글로벌 서비스도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습니다. 
 
라이너는 2023년 2월 국내 첫 AI 검색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앞서 김 대표는 2015년 회사를 세워 웹 하이라이팅(강조 표시) 서비스를 이어왔는데요. 각 분야 전문가인 회원들이 믿을 수 있는 출처에 직접 강조 표시한 데이터가 쌓여 AI 검색의 환각(할루시네이션)을 줄이고 있습니다. 
 
라이너 누적 가입자는 약 1200만명이며 서비스 지역은 220여개국입니다. 전체 이용자의 95%가 해외에 있습니다. 유료 구독자의 90%가 대학생·석박사·연구원·전문직 종사자인데, 구독 연장률이 97%라고 합니다. 올해 1분기 미국 내 주간 쿼리(질문) 수는 전년 동기보다 5.4배 늘었습니다. 
 
라이너는 SK텔레콤 AI 앱 '에이닷'과 LG유플러스(032640) AI 구독 서비스 '유독픽 AI'에도 연결돼 있습니다. 
 
출처의 정확도는 검색 결과로 알 수 있습니다. 답변의 각 문장마다 출처를 넣고 인용된 문서 링크와 인용구, 내용 미리 보기 등을 제공합니다. 이용자가 평소 어느 분야 정보를 주로 봤는지를 고려해 답변하기도 합니다. 
 
이 과정에서 라이너는 검색 대상 웹 사이트·페이지를 신뢰도 순으로 줄세우고 다시 추려냅니다. 검색 결과별로 점수를 매기는 랭커 모델의 역할도 중요합니다. 
 
김 대표는 "이용자가 좋아했던 답이 들어 있는 문서들은 점수를 높게 주고 싫어했던 문서에는 낮은 점수를 준다"며 "복사와 공유, 링크 접속과 북마크 등 라이너에서 일어나는 행위가 모델링의 재료가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심층 답변을 하는 딥 리서치 기능도 두각을 드러냈습니다. AI 사실 검증 정확도를 측정하는 심플큐에이 벤치마크에서 심층 추론 능력을 강화한 '라이너 프로 리즈닝'은 95.3점으로 AI 검색 엔진 중 최고 점수를 냈습니다. 오픈AI의 GPT 4.5는 62.5점, 퍼플렉시티 딥 리서치는 93.9점을 받았습니다. 
 
라이너는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사람들이 더 빠르게 똑똑해질 수 있도록 돕는다'는 사업 목표를 위해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에 힘쓰고 있습니다. 
 
김 대표는 "라이너가 이 사업에 동참하는 이유는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과 실제 사용 사례를 만들기 위해서"라며 "검색 특화 모델을 라이너에 접목해 한국에 서비스할 계획이고, 희망하건대 이 모델의 성능이 높다면 글로벌 수출도 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습니다. 
 
김진우 라이너 대표. (사진=라이너)
 
정보 검색 혁신 주도
 
향후 AI 검색 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누리겠다는 포부도 드러냈습니다. 김 대표는 "오픈 AI가 먼저 LLM(거대언어모델)을 대중화시킨 뒤 '클로드'가 나왔는데 '다른 건 몰라도 코딩은 클로드가 진짜 잘한다'고 평가 받았다"며 "그 뒤엔 클로드를 써서 코딩을 돕는 '커서' 같은 서비스가 나오면서 회사들이 클로드를 코딩에 더 많이 활용하기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라이너는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지원 사업에서 커서 같은 역할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인간의 창발적 사고를 위한 도구로 확고히 자리잡는 게 라이너의 목표입니다. 김 대표는 과거 나사(NASA)에서 사람의 직함이 '컴퓨터'였던 시절이 있었지만 이후 그 자리를 오늘날의 컴퓨터에 내준 대신 프로그래머가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라이너는 검색 영역에서 이걸 재현하고 싶다"며 "30년 뒤에는 '리서처' 하면 AI가 생각나고, 사람은 리서처에게 명령하는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라이너를 눈여겨본 국내외 기업들이 회사 인수를 타진했지만 언제나 창립 정신이 판단의 기준일 거라고도 했습니다. 김 대표는 "정보 탐색을 혁신해 사람들이 좋은 정보를 찾는 걸 돕는 길인지가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이라고 단언했습니다. 
 
상장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김 대표는 "세계적으로 정보 탐색을 혁신하자는 꿈을 뒷받침할 수준의 자본시장을 찾고 있다"며 "상장은 저희의 꿈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가장 좋은 수단을 택하려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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