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분기 합산 조 단위 실적을 기록하던 국내 통신 3사가 해킹 사태 후폭풍으로 3분기 실적 둔화를 피하지 못할 전망입니다. 가입자 보상과 과징금이 남아 있어 하반기 내내 실적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대규모 해킹이 발생한
SK텔레콤(017670)과
KT(030200)에 직접적 타격이 예상되는데요.
LG유플러스(032640) 역시 내부 서버와 계정 등이 유출됐다는 의혹이 지속되고 있어 해킹 리스크는 남아 있습니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리포트에 따르면 통신 3사의 3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8500억원 규모에 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해 이들의 영업이익 합계가 1조2434억원이었지만, 1년 사이 대폭 줄어드는 셈입니다.
서울 시내의 한 휴대폰 대리점에 할부금 지원 등 홍보물이 붙어 있다. (사진=뉴시스)
KT와 LG유플러스는 3분기의 경우 지난해 수준의 영업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전망되나 상반기 해킹 후폭풍을 안은 SK텔레콤은 수익성이 크게 둔화했을 것으로 분석됩니다. 해킹 보상 비용이 직접적으로 반영된 여파인데요.
SK텔레콤의 경우 앞서 2분기에도 영업비용이 늘어나며 영업이익이 3000억원대로 떨어졌습니다. 4월 해킹 사고 이후 50여일간 신규 가입과 번호이동이 중단됐고, 대리점에 180억원 규모 보상안을 풀었습니다. 그 결과 영업비용이 3% 증가했습니다. SK텔레콤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은 2분기 기준 2만9204원이었습니다.
3분기에는 7월 중 약 열흘간 위약금 면제, 8월엔 전 고객 대상으로 통신요금 50% 할인을 진행했습니다. 연말까지 데이터 추가 제공, 멤버십 할인 확대도 지속합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무선통신서비스 통계로 집계된 최근 SK텔레콤 회선 수는 2187만9667개인데요. 회선 매출 6300억원 가운데 3000억원가량이 8월에 감소한 것으로 계산됩니다.
KT 광화문 사옥. (사진=뉴스토마토)
3분기 타격이 덜 했던 KT는 9월 발생한 무단 소액결제 해킹이 하반기 실적의 변수로 꼽힙니다. KT는 9월 번호이동 시장에서 통신 3사 가운데 유일하게 순감을 기록했습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가 발표한 이동전화 번호이동자 수 현황에 따르면 KT 가입자는 2992명 순감했습니다.
우선 마케팅 비용 확대가 실적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2분기 KT는 SK텔레콤 가입자를 유인하기 위해 마케팅비를 전년 동기 대비 6% 확대했는데요. 하반기에는 이탈 가입자를 막기 위해 보조금을 늘리고 있습니다.
위약금 면제와 보상 방안에 따른 수익성 약화 가능성도 큽니다. 김영섭 KT 대표는 지난달 2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청문회에서 피해를 본 2만여명의 고객의 위약금 면제 여부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향후 규제 기관의 과징금도 내야 합니다.
와이즈리포트는 KT의 3분기와 4분기 영업이익을 5483억원, 4110억원으로 예상했습니다. 분석대로 실적이 나올 경우 1분기 6888억원, 2분기 1조148억원을 기록한 이후 2분기 연속 하락세에 놓이게 됩니다.
LG유플러스도 해킹 우려가 남아 있습니다. 미국 보안 전문지 '프랙'은 국제 해킹 조직이 LG유플러스 내부 서버 8938대와 계정 4만2526개, 직원 167명의 정보를 유출했다고 기재한 바 있습니다. LG유플러스의 서버 관리를 담당하는 협력업체는 이와 관련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사고를 신고했지만 LG유플러스는 "침해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정부 조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김영섭 KT 대표(가운데)가 지난 9월11일 무단 소액결제 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통신사 해킹 사태에 대한 책임으로 최고경영자(CEO) 책임론이 불거지는 점도 경영 불안 요소입니다. 특히 임기가 내년 3월 주주총회까지인 김영섭 대표에 대한 책임론이 부각되고 있는데요. 국회는 이달 국정감사에서 통신 3사 CEO를 증인으로 불러 책임을 규명한다는 방침입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