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성인 콘텐츠 강행…안전성은 미지수

12월부터 '성인용 챗GPT' 도입…표현의 자유 내세워 공식화
경쟁사 xAI '그록' 영향…AI 산업 내 '성인 콘텐츠 경쟁' 본격화
청소년 우회 이용 우려…정서적 안정성 해칠 수도

입력 : 2025-10-17 오후 3:12:26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챗GPT의 성인용 콘텐츠 허용 방침을 공식화하면서 인공지능(AI) 윤리 논쟁의 한가운데 섰습니다. 오픈AI는 AI의 표현 자유 확대를 내세웠지만 이용자 연령층이 광범위한 만큼 청소년 보호 문제와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동시에 커지고 있습니다. 
 
올트먼 CEO는 14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X(엑스)를 통해 "성인 이용자는 성인답게 대하자"는 원칙을 내세우며 오는 12월부터 연령 인증 기능을 추가한 성인용 챗GPT 서비스를 도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후 전 세계적으로 비판이 일자 올트먼 CEO는 15일 다시 한번 X를 통해 "우리는 도덕 경찰이 아니다"며 "AI가 삶에 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됨에 따라 그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AI를 사용할 수 있게 자유를 허용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에서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로써 오픈AI는 자유주의적 운영 기조를 공식화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경쟁사 xAI는 지난 7월 AI 챗봇 '그록'의 성적 대화 허용에 이어 다음 달부터 유료 이용자를 대상으로 AI가 성인용 영상을 제작할 수 있는 기능을 선보일 계획입니다. 이러한 경쟁 구도가 오픈AI의 정책 변화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다만 이 결정이 윤리적 경계에 대한 논란을 부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오픈AI의 결정은 xAI의 행보와 맞물려 시장 확산세를 가속화할 전망입니다. 그록의 월간 이용자는 약 3900만명으로 집계되지만 챗GPT의 월간 이용자 수는 약 8억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오픈AI의 정책 변화가 사실상 AI 산업 표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평가입니다. 
 
문제는 챗GPT의 국내외 이용자 연령층이 매우 다양하다는 점입니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챗GPT의 국내 이용자는 약 1280만명입니다. AI챗봇 대화형 서비스 이용자 중 중·고등학생 비율이 70%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AI 챗봇이 단순한 검색 도구를 넘어 인간과 정서적 관계를 맺는 단계로 진화하면서 성적 콘텐츠 노출이 미성년자의 정서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예측하기 어려워졌습니다. 연령 인증 기능이 도입되더라도 대리 인증·우회 접속 등 회피 수단이 많아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됩니다. 
 
전창배 국제인공지능윤리협회 이사장은 "청소년들이 부모 계정이나 우회 방법으로 성인용 챗봇을 이용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며 "AI 챗봇이 정서적 의존과 중독을 유발해 자살·정신질환 등 부작용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연구와 논의가 부족한 상황에서 오픈AI가 성인용 챗봇을 출시하는 것은 매우 우려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기업이 단기적 이익만을 좇을 경우 장기적으로 소비자의 신뢰를 잃을 수 있다"며 "전 세계 최대 AI 챗봇 운영사로서 오픈AI의 결정이 업계의 잘못된 표준으로 확산될 우려가 있는 만큼 선도기업으로서 더 강화된 윤리의식과 소비자 보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챗GPT의 성인용 콘텐츠 허용 방침을 공식화했다. (사진=뉴시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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