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하락·신뢰 약화·재무 압박"…야놀자 '삼중고' 신음

국내 1위에서 4위로 추락
브랜드 인지도·선호도 격차 확인
피해구제 신청 135건…합의율 34.8%로 주요 OTA 중 하위권

입력 : 2025-12-10 오후 4:17:40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여행 플랫폼 산업의 지형도가 재편되면서 오랜 기간 선두 자리를 수성해온 놀유니버스가 복합적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브랜드 경쟁력 약화, 고객 신뢰 저하, 재무 부담이 동시에 불거지며 삼중고에 시달리는 모습입니다.
 
10일 여행조사 전문 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온라인 여행상품 플랫폼 이용 경험이 있는 소비자 1만282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놀유니버스의 이용 경험률은 11%에 그치며 전년 대비 9%포인트 떨어졌습니다. 2017년부터 유지해온 1위 자리에서 4위로 밀려났습니다. 
 
반면 아고다는 피해 구제 신청이 가장 많은 브랜드임에도 이용 경험률이 17%로 상승하며 1위에 올랐습니다. 여기어때(16%), 네이버(15%)도 놀유니버스를 앞서며 국내 온라인 여행사(OTA) 시장의 경쟁 구도를 뒤흔들었습니다.
 
현재 OTA 시장은 코로나 시기에 국내 여행에 집중돼 국내 OTA 이용이 늘었지만 이후 해외여행이 활발해지면서 해외 OTA 이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김민화 컨슈머인사이트 연구위원은 "국내 OTA가 국내 여행에 치중돼 있다면, 해외 OTA는 해외여행 상품이 많다 보니 코로나 시기가 지나면서 이용자의 선택이 달라졌다"고 말했습니다.
 
고객 신뢰 지표에서도 놀유니버스는 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소비자원 집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숙박 플랫폼 관련 피해 구제 신청이 전년 상반기 대비 44% 급증했습니다. 올해 상반기 아고다 관련 건수는 393건, 놀유니버스 135건, 여기어때 121건으로 집계돼 상위권에 올랐습니다. 
 
놀유니버스는 올해 상반기 피해 구제 합의율이 주요 OTA 중 하위권에 머물렀습니다. 올해 상반기 피해 구제 합의율은 △에어비앤비 79.2% △여기어때 55.4% △아고다 54.7% △트립닷컴 54.5% △부킹닷컴 35.4% △놀유니버스 34.8% △네이버 28.6%입니다. 특히 놀유니버스 피해 구제 신청 사유 중 계약 불이행 또는 불완전이행 비중이 39.4%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김 연구위원은 피해 구제 신청 건수가 아고다가 가장 높은 것에 대해 "이용 경험률이 많으면 피해 구제 사례도 비례해서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결국 피해 구제 사례 증가와 함께 합의율이 중요합니다. 이는 재이용률과도 연결되는 부분입니다. 재이용률은 결국 사용자 경험의 만족이 중요합니다. 그런 면에서 피해 구제 신청 시 합의율마저 낮다면 사용자 경험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입니다.
 
이런 가운데 재무적 부담도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야놀자의 지난 3분기 실적 발표에 따르면 최근 인수·합병으로 발생한 무형자산과 영업권 규모가 크게 늘어났습니다. 올해 3분기 무형자산은 지난 2023년에 대비 약 1188억원 이상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4월 이스라엘 AI 기반 여행 솔루션 기업 MST Travel LTD 인수와 관련해 조건부대가·잔여지분 매입 약정 등 금융 부채가 대규모로 회계 처리됐습니다. 더불어 미국의 항공권 예약, 발권, 데이터 자동화 및 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RightRez 인수 및 해외 법인 인수에도 영업권과 조건부대가가 새롭게 반영됐습니다. 
 
놀유니버스는 일련의 인수로 영업권과 조건부대가가 대규모로 반영돼 무형자산 리스크가 커진 상태입니다. 잔여지분 매입 약정 등 금융부채가 증가해 부담도 확대됐습니다. 놀유니버스가 속한 OTA 경쟁 심화에 따른 인수 자산의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손상차손이 현실화돼 재무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야놀자는 올해 4월을 기점으로 플랫폼 브랜드를 전면 개편하고 고객·기술·조직 중심의 제2의 도약을 선언했습니다. 그러나 브랜드 개편에 따른 이용자 인식 약화, 고객 신뢰 저하, 재무 부담이라는 풀어야 할 숙제가 남아 있는 상황입니다.
 
경기 성남시 수정구에 위치한 놀유니버스의 신사옥 '10X 타워' 전경. (사진=놀유니버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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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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