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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0월 22일 19:23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벤처투자업계가 긴 투자 혹한기를 지나 다시 온기를 되찾는 분위기다. 그동안 움츠러들었던 시장이 서서히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정부 주도의 투자 활성화 정책이 잇따라 나오면서 투자자들의 발걸음도 한층 빨라지고 있다.
특히 초기 기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탈(VC) 업계에는 모처럼 화색이 돌고 있다. 코스피가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기업공개(IPO)를 통한 엑시트(투자 회수) 환경이 개선된 덕분이다. 회수가 곧 수익으로 이어지는 벤처투자업계에선 시장의 활황만큼 반가운 소식이 없다.
진짜는 살아남는 법이라는 말과 같이, 시장 불황에도 꾸준히 운용 자산 규모를 불린 벤처캐피탈이 있다. 위벤처스는 한 해가 다르게 덩치를 키우고 있다. 위벤처스는 창업 5년 만에 운용자산(AUM) 규모가 6000억원을 넘어섰다. <IB토마토>는 벤처투자업계의 새로운 플랫폼을 꿈꾸는 하태훈 위벤처스 대표를 만나 그 성장 비결을 들어봤다.
(사진=IB토마토)
다음은 하태훈 위벤처스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위벤처스와 맡고 계신 업무에 대해 소개해주신다면.
△위벤처스는 2019년 설립된 벤처캐피탈이다. 다변화된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지분유동화펀드와 청년초기창업펀드 등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위벤처스에서는 대표로서 업무의 80%는 외부 펀딩, 20%는 내부 업무를 맡고 있다. 외부에서 뛰어다니는 한편, 내부에서 발생하는 문제 해결에 힘을 보태고 있다.
-운용 자산을 빠르게 키울 수 있었던 배경은
△2025년 기준 AUM은 6000억원을 돌파했다. 위벤처스의 구조적인 이점도 있다. 위벤처스를 창업할 당시, 벤처투자업계의 플랫폼이 되고자 하는 마음도 컸다. 개별 파트너의 전문성을 살려 독립적으로 펀딩에 나섰다. 펀드별로 독립된 팀이 만들어지는는 셈이다. 성과 역시 파트너와 똑같이 나눈다. 만약 펀드가 커진다면 세명의 전문 인력이 붙어 3분의1씩 나누는 형식이다. 대표와 직원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것도 위벤처스의 특징이다. 업무를 대하는 온도차를 없애다보니 협업도 잘되고, 보다 더 진정성 있는 업무가 가능해졌다. 심사역의 전문성과 소통도 한 몫 했다. 특히 구성원 모두 내·외부 소통에 강하다. LP의 입장을 이해하며 소통하다보니 더욱 다양한 기회를 얻고 있다. 내부에서도 불필요한 보고체계나, 업무 공간 분리를 지양해 빠르고 효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게 했다. 덕분에
제이시스메디칼(287410),
컨텍(451760),
청담글로벌(362320) 등 우수한 실적을 낸 건들도 다수다.
-투자 기준이 있다면
△시장상황이나 업종도 당연히 심사의 기준이 된다. 다만, 사람이 투자 결정의 핵심이다. 투자 대상인 기업의 대표의 역량을 살피는 편이다. 특히 리더쉽과 함께 문제 인식과 객관화 능력을 평가한다. 기업을 객관화시켜 외부에서 보는 시선으로 판단할 줄 아는 사람이 기업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소통능력도 중요하다. 대표와 실무진간의 의사소통이 명확하지 않으면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예컨대 기업 개발 일정이 미뤄진 탓에 자금이 마르는 상황은 왕왕 발생한다.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으려면 대표와 직원들이 업무에 대한 큰 그림과 맥락을 공유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서로 원하는 바가 어긋난 상태의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
-주력하는 분야가 있다면
△올해나 내년에는 AI나 딥테크 분야의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위벤처스는 콘텐츠, 소비재, 바이오, 부품, 제조업, AI 등 다방면으로 꾸준히 투자를 하고 있다. 편중된 포트폴리오는 위험성이 높아 지양하는 편이다. AI와 딥테크 분야 비중이 약 30%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나머지 분야도 균형을 맞춰 성장시킬 계획이다.
-AI코리아펀드출자사업 GP 선정 배경은.
△기존 VC와는 달리 새로운 펀드 구조나 투자 방식을 빠르게 시도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시장에서 전형적이지 않은 운용사로 평가받고 있어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지분 유동화 펀드를 국내에서 선도적으로 운용한 경험이 있다. 특히 지분 유동화펀드는 메타와 위벤처스가 떠오른다고 평가받을 정도로 자리를 잡았다. 현재 여러 공제회를 비롯 기업은행, 하나벤처스 등에서도 출자 공고가 올라오고 있어 규모에 따라 내년 5~6월 결성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사진=IB토마토)
-최근 투자 분위기는 어떤가.
△정부나 여러 금융기관이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신경을 쓰고 있다. 전체 투자 분위기는 개선되는 추세다. 다만 창업 열기는 사그라들었다. 투자가 활성화되려면 창업 자체도 많이 일어나야하는데, 과거 대비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다만 시장이 활성화 되면서 투자가 활성화 될수록 시장이 들썩이고 있어 선순환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해외 진출 계획은.
△국가별로 차별화해 진출할 계획이다. 시장 크기에 한계가 있어 더 넓은 시장으로 향할 계획이지만, 일반적인 방식은 취하지 않을 예정이다. 보통 회사들이 지사와 직원 발령의 방식을 통해 해외에 진출한다. 현지에서 운용 가능한 펀드를 가지고 간다던지, 직접투자뿐만 아니고 하이브리드형 펀드를 가지고 가는 방식 등 실제로 현지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낼 수 있게 할 생각이다. 주류 네트워크를 할 수 있는 배경이 마련되면 시기가 당겨질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이나 일본은 투자처로, 싱가포르와 중동은 LP채널 다양화차원에서 진출할 것으로 본다. 각각 다른 전략을 펼칠 것으로 전망한다.
-위벤처스의 목표는.
△위벤처스는 단순히 AUM만을 연간 목표로 정하지 않는다. 사람을 중심으로 꾸준히 성장해온 벤처캐피탈인 만큼, 장기적인 시선을 가지고 회사를 운영하고 싶다. 통상적으로 1년에 900억원에서 1000억원 규모로 투자를 단행한다. 만약 목표액을 정한다면 되레 가치가 없는 기업에 투자하는 등 역효과가 날 수 있다. 현재 하고 있는 페이스를 잃지 않고, 꾸준히 이대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다, 새로운 것들은 도전하는 모습을 유지하고 싶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