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도 AI 칩 출시…‘탈엔비디아’ 확산

추론용 칩 겨냥…엔비디아에 도전장
글로벌 빅테크들 ‘탈엔비디아’ 가속화
삼성·SK 수혜 기대…단가 협상력 제고

입력 : 2025-10-28 오후 2:41:29
[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모바일 칩 강자인 퀄컴이 인공지능(AI) 칩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히며 엔비디아와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습니다. 그간 엔비디아가 주도해온 AI 칩 시장은 AMD가 틈새를 파고들고 구글,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도 자체 AI 가속기 개발에 나서는 상황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K-반도체엔 시장 확대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컴퓨터 마더보드와 퀄컴 로고가 적힌 칩 일러스트. (사진=연합뉴스).
 
퀄컴은 27일(현지시간) 데이터센터용 AI 가속기 칩 ‘AI200’과 ‘AI250’을 각각 2026년과 2027년에 출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두 칩은 자사의 신경망처리장치(NPU) 스마트폰 칩 AI 부품을 기반으로 제작할 방침입니다. 
 
퀄컴은 자사의 AI 칩이 전력 소비, 총소유비용(TCO), 메모리 처리 방식 등에서 다른 AI 가속기보다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퀄컴은 새로운 AI 모델 개발을 위한 학습용 시장보다는 AI 모델을 구동하는 ‘추론용’ 칩 시장을 집중 공략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고객사도 이미 확보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공공투자펀드가 지원하는 AI 기업 ‘휴메인’이 첫 고객으로, 두 회사는 파트너십을 맺어 내년부터 퀄컴의 칩을 활용해 200메가와트(MW)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계획입니다. 
 
엔비디아가 주도하던 AI 칩 시장은, 최근 빅테크 기업들의 ‘탈엔비디아’ 흐름으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모습입니다. 경쟁업체인 AMD는 오픈AI, 오라클 등과 AI 칩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추격에 나섰고, 브로드컴 역시 오픈AI와 10GW 규모 AI 칩 공급 협약을 맺었습니다. 아울러 구글은 자사의 AI 가속기인 텐서처리장치(TPU) 100만개를 AI 기업 앤스로픽에 공급하는 상황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I 칩 시장 확대로 새로운 기회를 맞았습니다. 퀄컴의 AI 칩에는 저전력 D램(LPDDR)이 탑재되는데, 이 시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고 있습니다. 또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공급량 확대는 물론 고객사 다변화가 이루어지면 가격 협상력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습니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HBM 생산과 더불어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까지 소화할 수 있어 수혜를 입을 수 있습니다. 현재 삼성전자는 AMD의 칩 MI350에 HBM3E 12단 제품을 전량 공급하며 협력 관계를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퀄컴의 경우, 자사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시제품을 삼성전자에 공급하고 품질 평가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최근 삼성전자가 테슬라 등과 파운드리 계약을 수주하고 있는 만큼, 고객사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 중심의 AI 칩 시장에서 새로운 고객사들이 늘어나게 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게는 HBM 단가 협상 부분에서 더 유리해질 수 있을 것”이라며 “시장이 커지는 만큼 새 수주 계약을 맺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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