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압타바이오, '파이프라인 확장'이 독 됐나…자금 소진 '경고등'

1년새 임상시험계획 3건 승인…연구개발비 증가 가능성
추정 캐시런웨이 2년 미만으로 예상 임상 기간보다 짧아

입력 : 2025-11-03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5년 10월 30일 18:11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재혁 기자] 압타바이오(293780)가 1년새 3건의 임상시험계획 승인을 획득하며 파이프라인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만, 보유 현금만으로 새로 승인받은 임상 종료 예정일까지 버틸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추가 임상 진입으로 인한 연구개발비 증가 가능성을 차치하더라도 현 수준의 영업실적으로 캐시런웨이는 2년이 채 안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더해 아직까지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창출력도 저조한 만큼 추가적인 자금조달을 추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진=압타바이오)
 
잇따른 임상시험계획 승인연구개발비 증가 가능성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압타바이오는 이달 23일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나이관련황반변성 치료에 대한 'ABF-101'의 안전성, 내약성 및 약동학을 평가하는 제1상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해당 임상은 미국과 한국에서 실시되며, 예상 종료일은 2년 뒤인 2027년 11월30일이다.
 
최근 1년 새 회사가 승인 받은 임상 건수는 총 3건이다. 지난해 12월 당뇨병성 신장질환에 대한 'APX115' 국내 2b상 승인 받은데 이어 올해 6월에는 진행성 고형암을 적응증으로 하는 'APX-343A'의 국내 1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2b상의 예상 종료일은 2027년 2월, 1상의 예상 종료일은 2028년 12월이다.
 
이에 향후 2~3년간 파이프라인 임상 진입 본격화에 따른 연구개발비 증가가 예상된다. 그간 압타바이오의 연구개발비 투입 비용은 매년 몸집을 불려왔다. 연도별로 2022년 62억원에서 2023년 124억원으로 늘었고, 2024년에는 146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상반기 들어서는 44억원이 투입되며 다소 주춤하는 모양새다.
 
압타바이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상반기 연구개발비가 감소한 특별한 사유는 없다. 비용 증감이 급격하게 일어난 것도 아니고, 분기별로 끊기면서 기간별로 차이가 발생하는 부분도 있다"며 "거의 매년 평균적으로 동일한 경상비가 나가고 있다. 향후 연구개발비에 대해서는 현재로선 예측하기 어렵다. 급격하게 늘거나 줄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추정 캐시런웨이 2년 미만…CB 풋옵션 리스크도
 
압타바이오는 올해 반기 말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 216억원, 단기금융상품 10억원 등 총 226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동일 시점 재무상태표상 1년 내 상환해야 할 차입금은 없다.
 
압타바이오는 지난해부터 건강기능식품 ODM, 펫케어 제품 등에서 34억원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했지만, 영업실적은 아직 적자를 지속 중이다. 연간 영업손실 규모는 2022년 95억원, 2023년 164억원, 2024년 189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올해 상반기 들어서는 68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반기 실적으로 단순 연환산 시 올해 136억원 규모의 손실이 예상되며 이는 보유 현금의 절반을 넘어서는 규모다. 즉, 임상 진입에 따른 연구개발비 증가 가능성을 차치하더라도 현 상황에서 캐시런웨이는 최근 임상시험계획 승인을 획득한 파이프라인들의 임상기간인 2년에 채 못 미칠 것으로 추정된다.
 
회사는 영업적자로 인해 영업활동현금흐름도 마이너스(-)를 유지하고 있는데, 빠른 시일 내에 유의미한 현금창출력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추가적인 자금조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더해 지난 2023년 8월 발행한 1회차 전환사채(CB) 잔여 권면총액에 해당하는 160억원이 유동부채로 계상돼 있다. CB의 전환가액은 7261원이고, 현재 회사의 주가는 30일 종가 기준 7010원이다. 전환가액을 하회하는 주가 흐름이 이어져 사채권자의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이 행사되고, 여기에 보유 현금으로 대응하게 된다면 캐시런웨이는 더욱 짧아질 전망이다.
 
아울러 사측의 계획대로라면 추가적인 임상 진입도 예정돼 있다. 압타바이오 반기보고서 연구개발 진행 총괄표를 살펴보면 회사는 연내에 당뇨성 망막병증 치료제로 개발중인 'APX-1004'의 임상2상,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치료제 'APX-311'의 임상 2상에 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아직까지 이들 파이프라인에 대한 임상 시험계획을 신청했다는 소식은 공시되지 않았다. 만약 계획대로 임상 진입 파이프라인이 늘어날 경우 현금 소진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압타바이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당장 추가적인 자금 조달 계획은 없다. (캐시런웨이는) 충분히 내년 정도까지 확보하고 있다고 보고 있으며, 지금의 계획대로라면 자금 조달은 크게 필요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파이프라인 개발 진척은 애초에 계획했던대로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 세부적인 진척도는 답변드리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이재혁 기자 gur9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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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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