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다음 달 전국에서 약 4만5000여가구가 공급될 예정입니다. 11월 이후 분양시장은 사업 주체들이 비규제 지역으로 공급 일정을 옮기며 규제 회피형 공급 조정기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외곽이나 지방 핵심지 중심으로 입지와 분양가가 좋은 곳에 청약 수요 쏠림이 발생할 수 있지만 분양시장의 풍선효과는 상대적으로 미미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습니다. 
 
31일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11월 분양 물량은 총 51곳, 4만5507가구(임대 포함·오피스텔 제외)로 집계됐습니다. 이 가운데 3만815가구가 일반분양입니다. 권역별 일반분양 물량은 수도권 2만 2548가구(73%), 지방 8267가구(27%)다. 시·도별로는 경기 1만7507가구(57%), 인천 4455가구(14%), 울산 1783가구(6%), 충남 1556가구(5%), 경남 1501가구(5%) 순으로 공급이 많을 전망입니다. 
 
 
(그래프=뉴스토마토)
 
 
 
특히 수도권에서는 비규제 지역을 중심으로 공급이 집중됩니다. 경기 파주 ‘운정 아이파크 시티’(3250가구), 김포 ‘풍무역 푸르지오 더 마크’(1524가구), 안양 만안구 ‘안양자이 헤리티온’(639가구), 인천 남동구 ‘포레나더샵 인천시청역’(735가구), 인천 미추홀구 ‘시티오씨엘 8단지’(1349가구) 등 총 1만8953가구의 분양이 예정돼 있습니다. 이는 전체 일반분양 물량의 62%에 해당합니다. 
 
서울에서는 서초구에서만 분양이 이뤄집니다. ‘아크로 드 서초’(56가구), ‘반포 래미안 트리니원’(506가구), ‘해링턴 플레이스 서초’(24가구) 등 모두 강남권 핵심 입지에 있는 단지들입니다. 지방에서는 부산 동래구 ‘동래 푸르지오 에듀포레’(488가구)와 남구 ‘한화포레나 부산대연’(104가구), 울산 남구 ‘울산 호수공원 에일린의 뜰’(520가구), 경남 창원 ‘엘리프 창원’(349가구) 등이 공급됩니다. 
 
 
(표=뉴스토마토)
 
 
상급지 위주 청약 열기 지속…입지·분양가 중요 
 
전문가들은 비규제 지역 분양 물량이 집중되고 있지만, 매매시장과 달리 분양시장에서의 풍선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비규제 지역에서 지역 우선을 적용해버려서 거기서 당첨돼버리면 의미가 없어 풍선효과는 없다"고 단언했습니다. 그는 "비규제 지역은 추첨제 물량이 많아 지역 우선을 적용받는 추첨제 수요가 몰리면서 청약 경쟁률이 높아지는 반면, 규제 지역에서는 가점 높은 사람들이 유리해 실질 경쟁률은 낮아질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또한 "규제 지역에선 가점제 비중이 높아지면서 실질적으로 청약경쟁률이 떨어지고 옥석 가리기가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도 "해당 지역 당첨자 우선 선발을 하기 때문에 분양시장에서의 풍선효과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비규제 지역에서 입지가 좋고 분양가가 합리적이었던 곳은 좋은 결과를 보였지만 비규제 지역이라도 입지와 분양가가 미흡한 곳은 반대의 결과를 보인다"고 강조했습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똘똘한 한 채, 상급지 갈아타기 현상이 유지되고 있어 비규제 지역의 낮은 허들을 찾아 이동하는 청약시장 풍선효과는 제한적일 전망"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청약 쏠림이 강하고 상급지 위주로 청약열기는 지속될 것"이라며 "비규제 지역이 규제를 피했다고 모두 분양이 잘되기보다는 지역의 입지 조건, 분양가 적정성, 역세권 여부, 미분양 적체 정도에 따라 청약 성적이 천차만별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동현 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장은 "비규제 지역이라도 수도권에 묶이지 않은 지역에서 선별적으로 자금이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규제 지역으로 들어갈 사람이 많아 비규제 지역으로 빠져나가는 풍선효과는 그렇게 크지 않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그는 "서울과 인기 지역이 규제 지역으로 모두 묶였고, 남은 건 비인기 지역인데 비규제 지역이라고 해서 분양시장이 살아나는 건 아니다"라며 "지방을 포함해 분양시장도 양극화 현상을 따라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반면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국지적 풍선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이후 자금이 비규제 지역으로 이동하며 국지적 풍선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GTX, 산업단지 등 교통·고용 호재가 있는 지역이 대표적인 수혜지"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김포 풍무역세권 호반써밋의 성공은 규제 공백지에 대한 수요 집중 현상을 보여줬지만, 금리 수준과 실수요 한계로 인해 연속적인 완판은 점차 어려워질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또 "비규제 지역은 청약 경쟁률이 높아질 수 있으나 분양가 수준과 지역 수요의 현실성에 따라 양극화가 구조적으로 고착될 가능성이 높다"고 부연했습니다. 
 
 
경기 평택시 한 아파트 견본주택 모습. (사진=연합뉴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