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금융VC 빅뱅)②우리벤처파트너스, VC 1위 이어 세계 무대 '정조준'

실적 상승 요인, 주요 포트폴리오 투자회수 성과
우리금융, 비은행 부문 강화…해외 공격적 확대

입력 : 2025-11-13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5년 11월 11일 16:5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벤처캐피탈(VC) 시장은 최근 몇 년간 뚜렷한 변곡점을 맞았다. 2021년까지 이어진 초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은 공격적인 투자 확대로 이어졌지만, 2023년 이후 금리 상승과 기업공개(IPO) 시장 침체가 겹치며 회수 환경이 급격히 악화됐다. 이에 VC들은 글로벌 펀드 플랫폼 구축과 세컨더리 펀드 결성 등 다양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금융그룹 계열 VC들은 안정적인 출자금 확보와 금융 생태계 시너지를 바탕으로 대형 펀드 결성에 나서고 있다. 단기 실적은 악화됐지만 모기업의 자본력을 기반으로 중·장기 운용 전략을 펼치며 경기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모습이다. <IB토마토>는 이 같은 흐름 속에서 금융그룹 계열 VC들의 현황과 전략을 짚어보고, 벤처투자 산업의 재편 방향을 가늠해보고자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홍준표 기자] 우리금융지주(316140)가 우리벤처파트너스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한 이후 공격적인 확장에 나서는 분위기다. 우리벤처파트너스는 지난해 벤처캐피탈(VC) 업계서 영업이익 1위 자리에 오른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향후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와 해외 법인 확장을 통해 투자 외연을 넓히려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우리벤처파트너스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283억원으로 지난 한 해 영업이익인 264억원을 이미 넘겼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도(2023년) 79억원에서 3배 이상 증가한 데 이어 올 상반기에도 우상향 추세를 이어간 것이다.
 
(사진=우리은행)
 
올 상반기 영업이익, 전년도 넘어서…실적 우상향
 
우리벤처파트너스의 지난해 실적은 대규모 성과보수 인식 효과가 크게 작용했다. 성과보수는 펀드 운용성과에 따라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수익으로, 이로 인해 수수료수익이 2023년 178억 원에서 지난해 506억원으로 급증했다. 벤처캐피탈(VC)의 수익 구조는 운용보수와 성과보수 등으로 구성된 수수료수익이 본업 수익으로 잡히고, 투자자산의 평가·처분이익 등은 회계상 기타영업수익으로 구분된다.
 
올해 상반기엔 수수료 수익이 지난해 506억원에서 64억으로 줄었지만, 기타영업수익이 같은 기간 158억원에서 511억원으로 급증하면서 영업이익 증가를 이끌었다. 지난해 성과보수 등 수수료 수익이 실적에 반영됐다면, 올해는 비상장주식 및 펀드 지분의 공정가치 평가이익과 환입이익 등 투자자산 관련 수익이 급증하면서 실적을 떠받친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벤처파트너스의 실적 상승은 주요 포트폴리오의 투자 회수 성과다. 지난해 우리벤처파트너스의 주요 엑시트 성과로는 대표적으로 비바리퍼블리카(토스)가 포함된 펀드 청산이 꼽힌다. 우리벤처파트너스는 ▲KTB해외진출Platform펀드 ▲KTBN7호벤처투자조합 등을 청산하면서 30% 안팎의 내부수익률(IRR)을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연간 실적 발표 당시 국내 VC 가운데 영업이익·순이익 1위를 차지한 것도 토스 구주 매각 비중이 컸다.
 
올해 상반기에도 우리벤처파트너스의 실적은 주요 은행계열 VC 계열사 가운데 돋보인다. 순이익 기준로 보면 우리벤처파트너스는 2023년 77억원에서 2024년 368억원, 올해 상반기엔 21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뒤이어 3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KB인베스트먼트와 비교하면 3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다만 올 한 해를 놓고 보면 하반기 실적은 다소 감소할 것이란 예상이다. 올해 펀드 청산에 따른 수익보단 만기를 연장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기 때문이다. 우리벤처파트너스는 올해 하반기 ▲KTBN 13호 벤처투자조합(510억원) ▲KTBN 방송영상콘텐츠 전문투자조합(100억원) ▲KTB-KORUS 펀드(80억원) 등 총 3개 펀드의 만기를 앞두고 있다. 
 
 
다올인베 인수 이후 공격적인 확장…해외 법인 구축 나서
 
앞서 우리금융지주는 다올인베스트먼트(현 우리벤처파트너스)를 완전자회사로 편입하면서 실적 체질 개선에 힘써왔다. 국내 주요 은행들이 비은행부문을 강화하는 가운데 우리금융도 벤처투자 역량 강화를 위해 다올인베스트먼트를 인수한 것이다.
 
우리금융지주는 2023년 3월 다올인베스트먼트의 지분 53.9%를 사들이면서 종속기업으로 추가했고, 이후 일부 지분 매입과 2023년 8월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을 통해 우리벤처파트너스 잔여지분(44.5%)을 취득하면서 완전자회사 편입 작업을 마쳤다.
 
우리벤처파트너스는 우리금융그룹 내 혁신·스타트업 투자 플랫폼으로 재편되면서 공격적인 확장에 나서는 분위기다. AUM(운용자산) 확대와 펀드 포트폴리오 조정 작업과 더불어 올해 초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은행계열 VC 가운데 자기자본 규모는 3488억원으로 5대 금융지주 산하 VC 가운데 가장 많은 자기자본을 보유하고 있어 확장에 대한 여력도 충분하다.
 
투자금액도 빠르게 늘었다. 우리벤처파트너스는 지난해 상반기 500억원대로 VC업계 내 13위에 머물렀지만, 올해 상반기 917억원을 투자하며 3위로 올라섰다. 올해 상반기 국내 VC 투자금액은 ▲IMM인베스트먼트(1359억원) ▲한국투자파트너스(1298억원) ▲우리벤처파트너스(917억원) ▲KB인베스트먼트(847억원)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712억원) 순이다.
 
다올인베스트먼트 인수 이후 사실상 지난해 재정비를 마친 우리벤처파트너스는 해외 지점에 대한 법인 전환과 확장을 염두에 둔다고 알려졌다. 현지에서 직접 펀드를 만들기 위해 중국, 싱가포르 등지에 위치한 지점의 법인 전환을 검토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벤처파트너스는 현재 미국 실리콘밸리 팔로알토에 현지 법인을 운영 중이며, 중국 상해와 싱가포르 래플스 퀘이에는 각각 사무소와 지점을 두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국내 벤처투자 시장이 반등 조짐을 보이면서 금융지주 계열 벤처캐피탈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라며 "특히 은행 계열사들은 해외 지점 네트워크를 활용해 현지 스타트업이나 유망 비상장사에 대한 투자를 물색하거나, 국내 VC 단독으로는 접근하기 어려운 해외 기관투자자를 은행의 신뢰도와 브랜드를 통해 설득할 수 있는 장점을 바탕으로 투자가 확대되는 추세"라고 전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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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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