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백신 기업 입지 강화…수익성 고민 여전

SK바사·GC녹십자, mRNA 백신 1상 진입…외부 지원 숨통
매출 증가에도 수익성 지표 일부 하락…"수출 확대로 개선"

입력 : 2025-12-03 오후 4:33:55
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원이 면역증강제 활용 독감백신 개발을 위한 분석 실험 중이다.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국산 백신 개발 역사를 쓰고 있는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와 GC녹십자(006280)가 외부 지원을 받는 mRNA 백신 개발에 뛰어들면서 백신 자급화 첨병 역할을 맡았습니다. 문제는 수익성인데, 장기적 관점에서 수출 확대를 통한 지표 개선이 관건으로 꼽힙니다.
 
3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상업화 단계에 접어든 독감 백신, 코로나19 백신 등을 포함해 총 20개 파이프라인을 갖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중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 지원을 받아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은 mRNA 일본뇌염 백신, 범용 코로나19 백신, 라싸열 백신 등 3개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첫 국산 백신으로 허가된 '스카이코비원' 역시 CEPI 지원을 받아 상업화까지 완료했습니다.
 
스카이코비원을 제외하면 CEPI 지원 파이프라인 중 개발 단계가 가장 앞선 건 일본뇌염 백신으로 임상시험 1/2상 단계까지 진입했습니다.
 
이 밖에 SK바이오사이언스는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 지원을 받으며,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와는 21가 폐렴구균 단백접합 백신,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을 개발 중입니다.
 
GC녹십자 연구원. (사진=뉴시스)
 
전통 백신 강자 GC녹십자는 질병관리청과 공동 개발한 '배리트락스'로 탄저백신 국산화에 성공했습니다. 배리트락스는 세계에선 처음으로 허가된 유전자 재조합 방식 탄저백신입니다. GC녹십자는 올해 4월 국산신약 39호로 배리트락스 허가를 획득했습니다.
 
향후 GC녹십자 백신 사업부문 매출을 이끌 신성장동력은 mRNA 플랫폼입니다. 지난 2019년부터 mRNA와 지질나노입자(LNP) 전담 연구팀을 신설해 관련 연구를 이어온 GC녹십자는 2023년 전남 화순에 mRNA-LNP 제조소를 구축해 전 공정을 모두 자체 기술로 개발할 수 있는 설비를 갖췄습니다.
 
이 플랫폼이 적용된 파이프라인은 코로나19 백신입니다. GC녹십자는 질병관리청의 '‘팬데믹 대비 mRNA 백신 개발 지원사업' 사업자로 선정돼 오는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임상 1상을 진행 중입니다.
 
국내외 기관의 지원으로 한국형 백신 입지를 키우는 두 회사의 면모와 달리 수익성은 답보 상태입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SK바이오사이언스의 매출은 150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2.5배 증가했으나 여전히 영업손실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2023년 이후 8분기 연속 영업손실입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주요 파이프라인의 임상 진행과 연구개발 투자 등에 따라 영업손실이 계속됐다고 해석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인수 1년을 넘긴 자회사 IDT 바이오로지카의 유럽과 북미 수주 확장으로 올해 연간 매출 흑자가 가능할 것으로 점쳤습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10월 인수 완료한 IDT는 이후 꾸준한 매출을 기록하며 외형 성장에 기여했다"면서 "IDT 바이오로지카는 SK바이오사이언스에 인수된 후 유럽과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신규 고객 확보 및 수주 확장에 주력하고 있으며, 생산 효율화와 품질 관리 고도화를 통해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mRNA 플랫폼을 적용한 일본뇌염 백신의 글로벌 임상 1/2상이 진행 중"이라며 "연내 주요 결과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습니다.
 
GC녹십자 역시 올해 3분기 매출이 6059억원으로 분기 기준 첫 6000억원대 기록을 쓰는 등 외형은 키웠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6.3% 감소한 성적표를 받아들었습니다.
 
GC녹십자는 기존 품목으로 전체 매출에서 백신이 차지하는 비중을 늘려가는 한편 mRNA 백신 등 신규 품목 자급화와 수출 확대로 수익성 개선에 나설 방침입니다.
 
GC녹십자 관계자는 "지난해 백신 사업으로만 2599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는 전체 매출에서 20% 이상을 차지하는 수치"라며 "주력 제품은 독감백신 '지씨플루'와 업그레이드된 수두백신 '배리셀라' 등"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축적된 연구 역량을 바탕으로 미래 성장성이 높은 혁신 치료제 개발에도 속도를 내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며 "백신 자급화와 수출 확대를 통해 수익성 개선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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