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회계기준원장 인선, 7명 전원 면접행…양강구도 부상

일탈회계 논란 이후 독립성·개혁 성향 후보군 부각
감독·실무 라인 일부, 과거 이력·이해상충 논란 재점화
전원 면접 진출로 인선 구도 '두 흐름'으로 재편

입력 : 2025-12-05 오후 5:13:37
[뉴스토마토 이지우 기자] 한국회계기준원 차기 원장 인선이 새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뉴스토마토 취재에 따르면 5일 열린 원장추천위원회(원추위)가 1차 서류 심사를 마무리한 결과, 지원자 7명 전원이 11일 면접까지 진출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전체 구도는 독립성·개혁 성향과 감독·실무 안정성이라는 두 축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일부 후보를 둘러싼 과거 이력과 이해상충 논란이 다시 검토되며 후보별 적합성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원추위는 한국거래소, 한국상장회사협의회, 금융감독원, 금융투자협회, 한국공인회계사회, 한국회계학회, 전국은행연합회 등 7개 기관 대표로 구성됩니다. 당초 지원자를 3~4명으로 압축할 가능성도 거론됐으나, 최종적으로 전원 면접이라는 이례적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이번 공모에는 채이배 전 국회의원, 손혁 계명대 회계학과 교수, 곽병진 카이스트 경영공학부 교수, 한종수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 정석우 고려대 경영학부 교수, 박권추 전 금감원 회계전문심의위원(부원장보), 김완희 가천대 경영학과 교수 등 총 7명이 지원했습니다.
 
독립성·개혁 성향으로 분류되는 후보군은 삼성생명(032830) '일탈회계' 논란 이후 높아진 회계기준 독립성 요구와 흐름이 맞닿아 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채이배 전 의원은 회계·지배구조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특정 기업과의 이해관계에서 자유롭다는 점이 강점으로 언급됩니다. 손혁 계명대 교수 역시 일탈회계를 지속적으로 지적해온 인물로, 회계기준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강조해왔습니다.
 
곽병진 카이스트 교수도 연구 중심 성향과 청렴성이 높게 평가되며, 삼성 등 대형사와의 연관성이 없다는 점에서 독립성·개혁 그룹에 포함됩니다. 김완희 가천대 교수는 공공부문 회계 전문가로서 독립성 측면에서는 부담이 적다는 평가가 있지만, 기업회계·재무회계 분야에서는 상대적으로 경험이 제한돼 있다는 지적도 일부 존재합니다.
 
반면 감독·실무 경험을 내세우는 축은 '삼성과의 직접·간접적 연결 고리'가 공통적으로 제기되며 적합성 논의가 활발합니다. 한종수 이화여대 교수는 국제회계기준(IFRS) 해석위원회 경험을 갖춘 전문성이 인정되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감리 과정에서 김앤장 법률사무소 요청으로 의견서를 제출했던 이력 때문에 독립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지난 8월 금감원의 삼성생명 일탈회계 비공개 간담회에서도 일탈회계를 유지하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검증 필요성이 제기됩니다.
 
정석우 고려대 교수는 수업 중 음주·폭언 등으로 품위 손상 논란이 불거져 GS건설(006360) 사외이사 후보에서 주총 직전 사퇴한 이력이 있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외이사 재임 시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행사한 전력도 다시 언급되고 있습니다. 
 
한편 박권추 전 금감원 부원장보는 감독 실무 경험이 강점이지만, 감독기관 출신이 회계기준 제정 기관을 맡을 경우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이해상충 문제가 뒤따른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삼성생명 일탈회계 논란이 불거지는 와중에 독립성·개혁 성향 후보군은 삼성 등 대형사와의 연결 고리가 없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고, 감독·실무 축 일부 후보는 과거 이력과 이해상충 가능성으로 인해 보다 엄격한 검증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원추위는 11일 면접심사를 거쳐 차기 원장을 최종 결정할 예정입니다.
 
한국회계기준원 로고. (이미지=한국회계기준원)
 
이지우 기자 j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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