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지웅 기자] 내수의 핵심축인 도소매업 매출이 10년 만에 감소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다시 줄었습니다. 도소매업 부진 속에 서비스업 전체 매출 증가세는 둔화했고, 플랫폼 거래만 확대됐습니다. 유통 구조만 온라인 중심으로 이동하고, 도소매업을 통해 지역 전반으로 퍼지던 고용·소득 효과는 약해지는 흐름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도소매업 2년 연속 내림세…매출·고용 동반 위축
국가데이터처가 18일 발표한 '2024년 서비스업조사 결과(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서비스업 매출은 3181조원으로 전년보다 1.8% 증가했습니다. 증가세는 2020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둔화한 수준입니다.
사업체당 평균 매출액도 7억5000만원으로 전년과 동일해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내실 개선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서비스업 매출 증가폭은 해마다 줄고 있습니다. 2021년 10.7%(272조원)→2022년 8.3%(235조원) →2023년 2.3%(70조원)입니다. 서비스업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업종인 도소매업의 부진이 주요 요인입니다.
도소매업 매출은 2023년 10년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습니다. 국가데이터처 관계자는 "코로나19 시기에 억눌렸던 소비가 2021~2022년 급격히 늘어난 탓에, 2023년에는 기저 효과가 작용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도소매업 매출은 2024년에도 0.2% 감소하며, 감소폭만 줄였을 뿐 회복 국면에 들어서지는 못했습니다. 내부 지표를 보면 매출 감소가 일시적 조정에 그치지 않았음을 보여줍니다.
도소매업 종사자 수는 2022년 357만7000명에서 2023년 357만5000명으로 줄었고, 2024년에는 355만2000명으로 감소폭이 더 확대됐습니다. 매출 부진이 고용 감소로까지 이어지는 흐름입니다.
사업체 22% "플랫폼 거래"…도소매업 역할 일부 '대체'
반면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한 거래는 확대됐습니다. 지난해 쿠팡·배달의민족 등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해 거래하는 사업체는 4년 새 거의 두 배로 불어났습니다. 비중으로는 전체 사업체의 22%로 전년보다 1.1%포인트 상승했습니다.
세부적으로는 소매업이 31만1000개 사업체로 가장 많았고, 음식·주점업이 17만1000개로 뒤를 이었습니다. 플랫폼 거래가 늘었지만, 이는 내수 회복보다는 유통 경로 변화에 가깝습니다.
소비 총량을 키우기보다, 거래 방식과 수익 배분 구조를 바꾸는 방향으로 작동하는 식입니다. 데이터처 관계자는 "플랫폼을 통한 거래가 늘면서 기존 도소매업이 담당하던 유통 기능이 일부 대체되는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도소매업은 동네 상점과 전통시장, 대형마트와 도매 유통을 포괄하는 업종으로, 고용과 지역 소비에 직결됩니다. 이 부문 매출이 줄어들 경우, 소득과 소비가 각 지역 상권으로 이어지던 분산 효과는 약화할 가능성이 큽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는 도소매업을 포함해 경기 변동에 민감한 숙박·음식점업에서도 종사자 수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건설 경기 침체의 여파로 부동산업도 크게 위축됐습니다. 사업체 수가 3.9%, 종사자 수는 2.8%, 매출액은 3.6%씩 줄면서 '트리플 감소'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와 정부 지원 의존도가 높은 보건·사회복지업은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유지웅 기자 wisem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