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중공업, 유럽 전력시장 전역으로 수주 보폭 확대

영국·스웨덴·스페인서 2300억 규모 수주
독보적 기술력…최고 수준 ‘안정성’ 확보

입력 : 2025-12-22 오전 9:19:32
[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효성중공업이 전력 인프라의 본고장으로 꼽히는 유럽 시장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수주 영토를 전방위로 확대하고 있습니다.
 
효성중공업이 영국 스코틀랜드에 설치한 초고압변압기. (사진=효성중공업)
 
효성중공업은 최근 영국 스코틀랜드 전력망 운영사인 SPEN(Scottish Power Energy Networks)과 약 1200억 원 규모의 초고압변압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22일 밝혔습니다.
 
영국은 유럽 내에서도 신재생에너지 연계 전력기기 수요가 특히 높은 지역입니다. 효성중공업은 이번에 공급하는 초고압변압기를 통해 영국의 탄소중립 정책인 ‘넷 제로(Net Zero) 플랜’ 이행을 위한 핵심 해상풍력 프로젝트를 지원하게 됩니다.
 
효성중공업은 지난 2010년 영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약 15년간 제품 공급은 물론 고객 맞춤형 설계와 유지보수까지 아우르는 토털 솔루션 공급사로 자리매김해 왔습니다. 특히 2022년부터는 영국 초고압변압기 시장에서 독보적인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북유럽과 남유럽을 아우르는 수주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이달 스웨덴의 주요 배전 사업자로부터 약 500억 원 규모의 초고압변압기 수주에 성공했으며, 해당 기업과는 지난해부터 지속적인 파트너십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앞서 이달 초에는 노르웨이에서도 초고압변압기 수주를 확보해 북유럽 시장 전반에서 성과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스페인의 주요 전력회사 및 에너지 기업과도 약 600억원 규모의 변압기 및 리액터 공급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효성중공업이 남유럽 시장에서 거둔 첫 성과로, 이번 계약을 계기로 유럽 전역을 아우르는 수주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됐습니다.
 
유럽 전력 시장은 글로벌 선진 경쟁사들이 선점한 하이엔드 시장으로, 독보적인 기술력 없이는 진입이 사실상 불가능한 지역으로 평가됩니다. 올해 프랑스 송전망 운영사 RTE의 초고압변압기 단락시험에 성공하며 기술적 신뢰도를 다시 한 번 입증했습니다. 단락시험은 극한의 전기적 부담이 가해지는 상황에서도 변압기가 정상적으로 기능하는지를 검증하는 고난도 안정성 시험입니다.
 
이번에 인증을 통과한 제품은 프랑스 내 최대 용량인 600MVA 초고압변압기로, 약 50만 가구 이상의 전력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설비입니다. 대용량일수록 시험 시 견뎌야 하는 전류 부담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만큼, 이번 시험 성공은 효성중공업이 유럽 최고 수준의 안정성 기준을 충족했음을 의미합니다.
 
유럽 시장 성과의 배경에는 조현준 회장이 지속적으로 강조해 온 ‘기술 경영’ 철학이 자리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조 회장은 평소 “기술이 뒤처진 제품이나 불량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며 “전력 기기는 수명이 긴 만큼, 고객에게 변치 않는 신뢰를 제공할 수 있는 초격차 기술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습니다.
 
유럽 전력 시장은 탄소중립을 위한 에너지 전환과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가 맞물리며 오는 2030년까지 연간 약 60~7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하고, 매년 5% 이상의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특히 영국이 해상풍력 설비 용량을 50GW까지 확대하는 등 유럽 주요 국가들이 국가 차원의 에너지 대전환을 목표로 전력 인프라 투자를 본격화하고 있어, 효성중공업의 유럽 시장 내 성장 가능성도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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