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송정은 기자] 올해 부동산 시장은 급등이나 급락보다는 완만한 가격 상승 흐름 속에서 지역·상품·수요층별 양극화가 더욱 구조화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본지가 부동산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주택 매매·전월세 시장은 물론 분양시장, 정비사업, 건설 경기, 세제 및 대출 규제까지 시장 전반에서 선별과 집중이 핵심 키워드로 나타났습니다.
"완만한 상승세 지속"…서울 핵심지 강세 전망
우선 주택 매매시장에 대해 전문가 10명 가운데 9명은 상반기에도 가격 상승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으며, 하반기에는 전문가 전원이 상승 흐름에 무게를 실었습니다. 특히 하반기 기준으로는 4명이 3% 이상의 상승을 예상했습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와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 심형석 우대빵부동산연구소장은 "입주 물량 감소에 따른 공급 부족, 매물 잠김 현상, 기준금리 하향 안정화 기대가 맞물리며 상·하반기 모두 상승 압력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습니다. 심 소장은 특히 "전월세 불안이 매매 전환 수요를 자극하는 구조가 이미 고착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강조했습니다.
반면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과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대출 규제와 자금 조달 부담이 여전히 수요 확대를 제약한다"며 "2026년 시장은 급등보다는 완만한 우상향 흐름에 가깝다"고 분석했습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거래량은 줄어들 수 있지만 공급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상급지에 대한 매수 선호는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전·월세 시장에 대해서는 상·하반기 모두 가격 상승 전망이 우세했습니다. 전문가 10명 전원은 상반기 전·월세 가격 상승을 예상했으며, 하반기에는 상승폭이 더 커질 것으로 봤습니다. 특히 하반기 기준으로는 5명이 3% 이상의 상승을 전망했습니다. 신규 입주 물량 감소와 전세의 월세화 가속, 임대 매물 축소가 동시에 작용한다는 분석입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임대차 시장은 단기 조정 국면이 아니라 구조적 긴축 국면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습니다.
주목할 만한 지역으로는 전문가 전원이 서울 핵심지(강남·용산·여의도)를 꼽았습니다. 공급 제약이 구조적으로 고착된 가운데 실거주 수요와 자산 선호 수요가 동시에 유입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서울 비강남 재건축 기대 지역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 광역교통망 확충 수혜 지역도 유망 지역으로 언급됐습니다.
(표=뉴스토마토)
서울 시내 한 공인중개업소에 매물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뉴시스)
정비사업 양극화 심화…규제는 '미세 조정' 그쳐
정비사업은 올해 시장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힙니다. 전문가들은 재개발은 비교적 활발하게 진행되겠지만, 재건축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와 공사비 상승, 분양가 규제 등의 영향으로 선별적·속도 조절 국면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고 봤습니다. 송승현 대표는 "강남권·한강변·역세권 등 사업성이 명확한 지역만 선별적으로 추진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정비사업 역시 될 곳만 되는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내 집 마련 시기로는 전문가 10명 중 8명이 1분기를 적기로 제시했습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5월 9일)를 앞둔 매물 출회 가능성과 연초 정책·금리 방향의 가시성이 이유로 꼽혔습니다. 김인만 소장은 "내 집 마련은 단기 시세가 아니라 10년 이상 보유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필요할 때, 감당 가능한 범위 내에서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분양시장은 서울·수도권 강세, 지방 약세의 초양극화가 이어질 전망입니다. 서울과 수도권 핵심 입지는 분양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높은 청약 경쟁률이 예상되지만, 지방은 미분양 적체로 옥석 가리기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동현 하나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분양가상한제 적용으로 가격 경쟁력이 큰 단지와 신축 물량이 부족한 곳에 공급되는 대단지는 수백 대 일 이상의 청약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건설경기는 전면 회복보다는 대형 건설사와 우량 사업장 중심의 제한적 회복이 유력합니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조정과 지방 미분양 부담이 여전히 건설업 전반의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금융 경색이 완화되면 착공 재개 여지가 생기지만 미분양·사업성 취약 지역은 구조조정이 지속되는 선별적 회복이 유력하다"고 전망했습니다.
세제와 대출 규제는 전면 완화보다는 '미세 조정'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의 급격한 완화 가능성은 낮지만, 실수요자 부담 완화를 위한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이나 1주택자 중심의 제한적 완화는 검토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대출 규제 역시 다주택자에 대해서는 현행 기조를 유지하되, 무주택자와 갈아타기 1주택 실수요자에 한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에서 선별적 조정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전문가들은 올해 부동산 시장을 '전체는 완만한 상승, 내부는 초양극화'로 진단하며 입지와 정책, 사업성에 대한 선별적 판단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해가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홍연·송정은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