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이 바뀌었다…코스피, '6000 시대'로

반도체 실적 서프라이즈에 증권가 전망치 급조정
"기업·정책 신뢰가 상승 흐름의 지속성 좌우할 것"

입력 : 2026-01-07 오후 4:12:15
[뉴스토마토 김주하 기자] 코스피가 연초부터 사상 최고치를 잇달아 경신하자 증권사들이 올해 지수 전망치를 일제히 높이며 '6000 시대'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실적이 예상치를 크게 웃돌며 이익 추정치와 목표주가가 잇달아 상향되는 흐름이 이런 낙관론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다만 지수 체급 상승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기업지배구조와 정책 신뢰 등 제도 기반 강화가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7일 코스피는 장중 사상 처음으로 4600선을 돌파한 뒤 등락을 거듭하며 강세 흐름을 이어갔습니다. 지수는 전장보다 25.58포인트(0.57%) 오른 4551.06에 마감해 전날 세운 사상 최고치(4525.48)를 다시 경신했습니다. 연초 4거래일 연속 상승하는 가운데 개인투자자는 1월2일부터 6일까지 삼성전자(005930)를 약 1조6700억원 순매수하며 사흘 연속 강한 매수세를 이어갔습니다. 외국인도 반도체·장비주 중심으로 매수 우위를 보이며 지수 상승에 힘을 보탰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증권가에서는 코스피 전망치를 앞다퉈 상향하고 있습니다. 한국투자증권은 기존 4600이던 올해 코스피 목표치를 5650으로 크게 높였습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6일 기준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이 지난해 10월 대비 28.8% 증가했다"며 "이익 개선 폭을 적용하면 코스피 상단은 5650선이 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DS투자증권도 올해 전망치를 기존보다 10~30% 상향한 5000~5800으로 제시했습니다.
 
유안타증권(003470)키움증권(039490)도 연초 전망을 대폭 수정했습니다. 유안타증권은 올해 코스피 전망 밴드를 3800~4600에서 4200~5200으로 높였습니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서버용 D램 가격의 '퀀텀 점프'가 코스피 실적 체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있다"며 "반도체 이익 추정치가 추가 상향될 경우 6000선도 가능한 구간"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키움증권 또한 기존 3500~4500에서 3900~5200으로 상향했습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4분기 실적 시즌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어닝 서프라이즈 기대가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망치 상향의 중심에는 반도체 실적 급등이 있습니다. 인공지능(AI) 인프라 확장과 HBM 공급 부족이 겹치면서 반도체 업종 순이익 전망치는 144조원으로 코스피 전체의 4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4500대 지수에서도 선행 PER이 10.5배 수준으로 부담이 크지 않다"며 "3년 평균 +1 표준편차인 11.6배를 적용하면 오천피는 이미 가시권"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수정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2026년 메모리 생산능력 대부분이 장기계약으로 확보돼 스팟 가격 조정 여지가 작다"며 "이번 반도체 사이클은 단기 모멘텀이 아니라 중장기 실적 기반 상승"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000660) 목표주가도 줄줄이 상향되고 있습니다. KB증권은 삼성전자 목표가를 18만원으로, 신한투자증권은 17만3000원으로 올렸습니다. 키움증권과 DS투자증권도 17만원을 제시했습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반도체 사이클은 과거처럼 금방 꺾일 사이클이 아니라, 기업 실적 체급 자체가 달라지는 구간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코스피 '6000 시대'를 논하기 위해선 반도체 실적 외에도 구조적 요인이 함께 작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지수 체급 상승의 지속성을 결정짓는 요소는 기업지배구조 투명성, 정책·규제 일관성 같은 제도 기반이라는 분석입니다.
 
이상복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코스피가 6000으로 가려면 반도체 실적만으로는 부족하다"며 "기업을 믿을 수 있고 정부 정책도 일관되게 이어지는 사회적 신뢰가 함께 구축돼야 장기 자본이 남는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미국 시장이 높은 밸류를 유지하는 이유도 결국 기업과 제도에 대한 신뢰"라며 "한국도 그 기반이 갖춰져야 지수 체급이 진짜로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주하 기자 juhah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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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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