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기업은행, 행장 공백에 소수주주 리스크까지 '설상가상'

타 금융지주 대비 주가 상승률 30%p 차이…국책은행 한계론 대두
상법 개정안 '주주충실의무' 부상, 사외이사 임명 방식 등 송사 우려

입력 : 2026-01-13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6년 01월 8일 18:01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기업은행(024110)의 가치 성장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타 금융지주들이 정부의 '밸류업' 정책에 힘입어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리는 동안 기업은행은 국책은행 특유의 경직된 구조와 행장 공백 장기화라는 늪에서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상법 개정으로 소수주주의 권익 보호 목소리가 커지면서 경영 리스크는 더욱 고조되는 모양새다.
 
(사진=기업은행)
 
금융주 랠리서 홀로 뒷걸음질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이 날 2만300원으로 정규장을 마감했다. 전일 대비 450원 하락한 가격이다. 코스피 지수가 반등세를 보인 것과 달리 하락 마감하며 시장 흐름을 역행했다. 특히 상장 금융지주사들과 비교하면 주가 소외 현상은 더욱 두드러진다.
 
금융주는 대표적인 저평가 종목 중 하나로 꼽혔다. 그러나 코리아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정부 정책이 힘을 받으면서 KB금융(105560)을 비롯 금융주는 대표적인 수혜주로 부상했다. 지난해 4월9일 최저가 6만9300원에 비해 6일 12만3500원으로 78.2% 올랐다.
 
다른 은행금융지주 주가도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최저가와 비교하면 신한지주(055550)가 4만2500원에서 7만7500원으로 82.3%, 우리금융지주(316140)가 1만5010원에서 2만7250원으로 81.5% 하나금융지주(086790)가 5만1500원에서 9만1900원으로 78.4% 등 단순 계산으로는 두 배 가까이 올랐다.
 
 
 
반면 기업은행의 상승률은 51.6%에 그쳤다. 대형 금융지주와 비교하면 최대 31%p까지 격차가 벌어진 셈이다. 심지어 코스피 상승세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이러한 '디스카운트'의 근본 원인으로는 국책은행으로서의 태생적 한계가 꼽힌다. 기업은행은 유일한 국책은행 상장사로, 사업 결정과 진행 과정이 일반 은행에 비해 많다. 시중은행의 경우 이사회에서 안건이 가결되면 사업이 진행되지만, 기업은행은 금융위원회 설득 등의 과정이 추가로 필요한 상황이다.
 
소수 주주 갈등 우려…은행장 공백에 밸류업도 멈춰
 
상법 개정으로 인한 소수 주주와의 갈등도 잇따를 가능성이 있다. 일반 주주 비중이 31.5%에 달하는 상황에서, 소수주주들이 집중투표제 등을 활용해 경영진을 압박할 법적 기반이 강화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상법 개정은 소수주주 권익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이사의 주주충실의무를 확대하고, 3% 룰 강화, 사외 이사 독립성 강화 등이 골자다. 특히 집중투표제의 경우 소수주주측이 지지하는 후보에 의결권을 집중해 후보를 이사회에 진출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여러 소수 주주가 집중투표제를 활용해 표를 몰아준다면 대주주의 의사와 일치하지 않는 이사 후보도 선출될 수 있다는 의미다. 소수 주주 권익 강화를 목표로 상법 개정이 이뤄져 송사에 휘말리는 등의 리스크로 발생할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기업은행의 사외이사는 별도의 임추위 없이 금융위원회에서 임명하는 구조로, 지난해 정기 주총에서도 노조추천이사제가 재차 무산된 바 있다. 이에 따른 주주권 침해 논란이 지속됐으나, 이제 문제 제기를 위한 법적 기반이 마련된 만큼 논란도 커질 수 있다. 
 
게다가 은행장 공백이 장기화되면서 노조 측과의 갈등 해결 국면도 막다른 길에 다다랐다. 지난해 말 김성태 전 기업은행장의 임기가 만료되면서 기업은행은 지난 3일부터 김형일 전무가 행장 직무를 대행하고 있다.
 
기업은행 내부의 목소리를 금융위 등에 관철할 수 있는 중간 역할이 비어있는 셈이다. 기획재정부가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로 18년 만에 분리 출범하면서 은행장 선임이 지연되고 있는 탓이다. 특히 외부 혼란과 더불어 내부 갈등도 고조되고 있다. 기업은행 노조는 천막 농성을 이어가며 이재명 정부의 공약을 촉구하는 등 강경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기업은행 노조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소수주주 권익 보호 등 리스크 해소를 위한 의견을 관철시킬 제대로 된 은행장이 선출돼야 하는데,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이 대통령의 공개 지시 사항 등 이행을 위해 노력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국책 은행으로서의 존재감도 흐릿해지고 있다. 중소기업 대출 확대와는 별개로 눈에 띄는 생산적 금융 방안을 보이지 못했다. 지난해 정부의 생산적 금융 확대 요구에 은행금융지주는 물론 산업은행 등도 상세한 투·융자 방안을 내놓으며 정부 정책과 발맞추고 있다. 타 은행들이 빠른 속도로 정부와 방향성을 맞추는 것에 비해 적극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지난 2024년 밸류업 이후 소수주주를 위한 정책 추진도 더딘 편이다. 기업은행은 2024년 말 제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서 일반 주주에 대한 배당을 가시화 한 바 있다. 이후 지난해 3월 주주총회에서 분기배당 도입 추진을 위한 정관 개정을 완료했으나, 이 역시도 정기주주총회에서 분기배당 근거 조항 신설 후 5월 말에야 금융위가 의결하는 과정을 거쳤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시장성과 공공성을 균형있게 추진하며 주주가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면서 지난 2024년 말 배당가시성을 제고하는 한편 분기배당 도입 추진을 위한 정관개정을 완료하는 등 주주권익 강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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