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IB&피플)김건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M&A·자금조달 아우르는 기업 자문 전반 수행
M&A 초기 단계서 갈등 조정 장치 설계가 관건
상법 개정 이후 기업 지배구조 전반의 변화 예고

입력 : 2026-01-12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6년 01월 9일 09:21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국회가 상법 개정에 속도를 내면서 국내 재계의 지배구조에도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이번 개정안은 역대 상법 개정 중에서도 주주 보호 범위를 크게 넓혔고, 그 실효성 역시 한층 강화됐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국내 기업들이 외부 세력의 위협에 취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지만, 반대로 최대주주가 아닌 일반 주주의 이익까지 제도적으로 보호함으로써 만성적인 국내 기업 저평가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앞으로 이사는 특정 주주가 아닌 모든 주주의 이익을 고려해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며, 주주행동주의 역시 이사회에 보다 직접적인 변화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자본시장 구성원들의 대응 속도가 빨라지면서 관련 법률 자문 수요도 함께 증가할 전망이다. 상법 개정이 개별 기업에 기회가 될지, 혹은 새로운 위기가 될지는 향후 대응 전략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김건 변호사는 법무법인 율촌에서 지배구조, 자금 조달, 투자 자문 등 기업 법률 자문을 담당하고 있다. <IB토마토>는 김 변호사를 만나 상법 개정안 이후 국내 기업 지배구조가 맞이할 변화의 방향과 그 파장을 짚어봤다.
 
(사진=법무법인 율촌)
 
다음은 김건 변호사와의 일문일답이다.
 
-소개를 부탁한다
△율촌 기업법무 및 금융그룹에서 기업 투자, 자금조달, 지배구조, 컴플라이언스(준법경영) 등 기업 제반 자문 업무 전반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M&A(인수·합병), PE·VC, 자본시장, 펀드, 금융규제 분야 업무 비중이 높은 편이다.
여러 고객들을 통해 다양한 업무를 맡고 있다. 변호사를 시작한 첫해부터 PEF·펀드 업무를 맡을 기회가 있었고, 자본시장법 시행령 입법 절차, 2014년과 2021년에 사모펀드 제도개편 TF에 참여했던 경험이 기억에 남는다. 또한 외국 고객 업무 비중도 높아 크로스보더(해외) 업무도 다수 맡고 있다.
 
-M&A와 기업법무 업무를 담당하는 변호사로서 느끼는 점이 있다면
△M&A는 사안마다 상황이 다르고 국내 법·제도 변화 속도도 빨라 매번 새로운 이슈를 마주한다. 꾸준히 관련 공부를 해야 한다. 또한 매 사안마다 산업과 회사에 대해 새로이 배울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또한 M&A는 개별 회사나 PE 입장에서도 중요한 사안이다. 고객 입장에 서서 함께 고민하고 해법을 찾는 과정 역시 매력적이다. M&A를 통해 새로운 회사가 세워지거나 중대한 분기점을 맞아 성장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작은 기여를 한 것 같아 뿌듯하다.
 
-M&A·기업법무 업무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요소는 무엇인가
△전문성은 기본이고, 압박 속에서도 오래 버티며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체력, 가장 중요한 것은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다. 고객이 하고자 하는 것,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묻고 고객의 시각에서 일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이전의 경험과 지식에만 의존하거나 관성적으로 일하는 경우는 지양해야 한다. 모든 M&A를 새로운 사례라 생각하고 긴밀히 소통해야 한다. 팀 내부의 소통도 중요하다. 선배의 명확한 소통은 후배의 업무 능력과 효율성에도 원동력이 될 수 있다.
 
-M&A 과정에서 지분 매수자와 매도자 간 이해관계 충돌은 어떻게 관리해야 하나
△투자자는 처음부터 다양한 상황을 고려해 분쟁 조정 장치와 같은 대비책을 세팅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창업주와 대주주(투자자) 간 분쟁 사건을 처리할 기회가 있었다. 서로 사이가 좋을 때, 가령 투자자가 창업주와 지분 거래를 하는 시점엔 협력 관계가 형성됐기에 통제 장치가 느슨해질 수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이해관계의 차이로 인해 갈등이 생길 수 있다. 
투자자뿐 아니라 경영진도 이러한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 계약서를 통해 권리 보호 장치를 명확하게 갖추고, 대주주와 충분히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 분쟁은 대부분 합의로 끝나지만 그 과정에서 최적의 매도 기회를 놓칠 수 있는 점도 경계해야 한다.
 
-기억에 남는 업무 사례가 있다면
△롯데멤버스 사례가 기억에 남는다. 롯데그룹 계열 롯데멤버스가 출범하면서 L포인트 등 통합 포인트도 함께 나왔다. 당시 데드라인이 정해진 일정 속에서 금융 규제 인허가 이슈 해소 등 다양한 과제가 있었다. 업무적으로 여러 과제를 돌파하면서 뿌듯함을 느꼈다.
 
-지난해 상법 개정안 통과로 이사의 충실의무 범위가 확대됐다. 다만 기준이 여전히 모호하다는 지적도 있다
△법무부 가이드라인이 발표되면 기업들도 이사충실의무에 대한 판단 기준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주주 구성이나 주주 상황 등 각 기업의 사정이 다르기 때문에 실제 적용은 사안별 판단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집중투표제 의무화, 감사위원 분리선출 등 제도 변화의 실효성은 어떻게 보나 
△국내 지배구조가 오랫동안 최대주주 중심으로 이뤄져 온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대기업 이사회에서 의사결정 사안을 두고 활발한 논의와 견제가 늘고 있다. 사외이사가 반대 의견을 제시하면 이를 설득하기 위해 시간과 노력의 과정을 들이는 등 변화도 감지된다. 
세계적 추세, 상법 개정의 방향성, 사회적 공감대 등을 고려하면 소수 주주 역시 주주로서 권한 행사를 보장받는 방향으로 갈 것이다. 결국 최대주주 역시 이러한 변화에 부응하는 방식으로 인식할 것으로 보인다.
 
-중견·중소기업의 상법 개정 이행 부담이 크다는 지적도 있다.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부분은
△회사의 리스크 정도를 우선 파악하고, 보유한 자원과 역량을 그에 맞게 배분하는 것이 우선이다. 다만, 이사의 선관주의의무와 충실의무는 작은 회사더라도 그 중요성을 우선 인식하고 준수하려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 이를 간과할 경우 나중에 더 큰 피해로 돌아올 수 있다.
 
(사진=법무법인 율촌)
 
-자사주 소각 의무가 현실화될 경우 경영권 분쟁을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실효성 있는 방어 수단이 있을까
△현행 제도상 결정적인 경영권 방어 수단은 마땅치 않다. 시차임기제, 이사 정원조정, 백기사 활용 등이 가능한 수단이지만 근본적인 대안은 아니라고 본다. 
그동안 자사주가 경영권 방어수단으로 활용돼 왔다. 자사주 매각과 제3자 배정 유상증자는 유사한 측면이 있는데, 제3자 배정 유상증자는 여러 제한이 걸린 반면 자사주 처분에 대한 제한은 별도로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주주충실의무의 관점에서라도 자사주를 경영권 방어에 활용하는 경우가 쉽지 않아질 수 있다. 
결국 현 경영진이 경영권을 유지하는 게 더 도움이 된다는 점을 주주에게 설득하고 공감대를 얻는 방식이 필요하다. 정부가 상법 개정에 따른 영향을 지켜보면서 경영권 방어를 위한 제도 도입에 꾸준히 고민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의무공개매수제도 TF 위원으로 참여했는데, 해당 제도가 경영권 방어 수단이 될 수 있을까
△적대적 M&A 매수자의 경영권 확보 부담이 커지는 효과는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제도의 근본 취지는 소수 주주 대주주와 동등한 경영권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게 하는 데 있다. 최근 의무공개매수제도 논의안은 대부분 100% 의무공개매수를 규정하고 있다. 매수자 입장에서 상당한 부담이 될 여지가 있다. 다만, 상장사 M&A에서도 이미 공개매수나 주식교환을 통해 지분 100%를 취득하는 사례도 있기에 경영권 방어 효과는 개별 건마다 다를 수 있다고 본다.
 
-자사주 대상 EB 발행 및 질권 설정 금지 등도 논의 중이다. 개정 시 기업 자금조달에 미칠 영향은
△자사주를 회사 자산으로 볼 지, 주주의 출자금 환급으로 볼 지 관점에 따라 다르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자사주를 회사 자산으로 간주하고 제도와 실무가 운영돼 왔다. 자사주에 대한 제한 논의는 최대주주가 자사주를 활용해 소수 주주의 이익을 침해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자금 조달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은 기업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자사주에 대한 제한이 기업의 장기 성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다양하고 신중한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법률가로서의 목표가 있다면
고객으로부터 신뢰받고, 업무적으로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변호사로 앞으로도 계속 나아가고자 한다. 그리고 후배들의 성장을 도울 수 있는 변호사도 되고 싶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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