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쿠팡이츠 '1위' 비결?…조리시간 초과 땐 점주가 '음식값 부담'

쿠팡이츠 조리시간 최대 40분…배민 60분·땡겨요 120분
시간초과 땐 보상 비용 점주에 전가…"먼저 조리할 수밖에"
점주들 "쿠팡이츠 1위된 배경엔 점주들 '쥐어짜기' 있었다"

입력 : 2026-01-11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김현철 기자] 쿠팡이츠가 배달플랫폼 시장 1위에 올라선 배경엔 조리시간을 빌미로 점주들을 압박하는 구조가 있었던 걸로 파악됐습니다. 쿠팡이츠는 쿠팡에서 운영하는 음식 배달플랫폼 서비스입니다. 쿠팡이츠는 조리시간이 40분을 넘은 점주에겐 음식값을 떠안게 했습니다. 점주들로선 페널티를 물지 않기 위해 다른 배달플랫폼 주문보다 쿠팡이츠로 들어온 주문을 먼저 처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결국 쿠팡이츠가 배달플랫폼 시장 선두를 차지한 비결, 고객들이 쿠팡이츠로 주문하면 다른 배달플랫폼에서 시키는 것보다 더 빨리 음식을 받을 수 있었던 데엔 쿠팡이츠의 '점주 쥐어짜기'가 있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10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쿠팡이츠 주문을 수락한 점주에게 허용된 조리시간은 타 플랫폼에 비해 매우 짧습니다. 배달의민족과 땡겨요가 각각 최대 60분, 120분의 조리시간을 보장한 반면 쿠팡이츠는 최대 40분입니다. 쿠팡이츠로 주문이 들어오면 점주에겐 약 30분의 조리시간이 주어집니다. 점주가 주문을 수락한 뒤 조리시간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조리 지연' 버튼을 누를 경우엔 최대 10분을 추가할 수 있습니다.
 
지난 8일 인천의 한 음식점을 방문해 쿠팡이츠로 주문을 받는 모습을 관찰해봤습니다. 쿠팡이츠 주문이 들어온 점주의 '포스기' 화면엔 조리시간이 28분(권장 18분+추가 10분)으로 떴습니다. 점주가 주문을 수락하자 조리시간은 바로 25분으로 줄었습니다. 조리 지연을 포함하더라도 허용된 시간은 최대 38분이었습니다. 
 
쿠팡이츠 배달 모습. (사진=쿠팡 뉴스룸)
 
쿠팡이츠와 경쟁하는 배달플랫폼 중 배달의민족은 점주가 주문을 수락할 경우 기본적으로 30분의 조리시간을 줍니다. 조리 지연 버튼을 누르면 최대 30분이 더 연장됩니다. 그래서 배달의민족이 허용한 조리시간은 총 60분인 겁니다. 땡겨요가 조리시간으로 최대 120분을 부여하는 방식도 배달의민족과 마찬가지입니다. 
 
문제는 점주가 허용된 조리시간을 초과했을 때입니다. 쿠팡이츠는 배달시간이 예상시간보다 20분 이상 지연되면 고객에게 음식값 중 일부를 환불하거나 쿠폰을 지급해 보상합니다. 그런데 복수의 점주들에 따르면, 이 보상 비용은 점주에게 전가됩니다. 인천에서 식당을 하는 A씨는 "업주가 정확히 얼마를 부담하는지 알 수 없지만, 분명 페널티가 있다"며 "쿠팡이츠에서 정산금이 들어올 때 페널티 부분이 반영되는 걸로 안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A씨는 지난달 쿠팡이츠에서 3000만원대 매출을 올렸지만, 정산액은 그 절반도 안 됐습니다. 매출액에서 정산액을 뺀 나머지는 모두 쿠팡이츠 몫인데, 여기엔 페널티가 포함된다는 말입니다. 
 
다른 배달플랫폼은 어떨까요. 음식점을 하는 B씨는 "배달의민족도 조리시간을 초과하면 페널티를 적용하는 걸로 안다"면서도 "허용 조리시간(60분)이 길어서 그걸 초과해 본 적이 없다"고 했습니다. 그는 "땡겨요에서 허용된 조리시간(120분)은 조리시간과 배달대행 업체의 배달시간까지 합친 것이다. 120분이 넘어가면 배달대행 업체가 책임을 진다"라고 전했습니다. 반면 쿠팡이츠는 점주가 40분 안에 조리를 마치더라도 기사가 안 잡혀서 배달이 늦을 경우 '그것이 점주 책임인지, 배달대행 업체 책임인지'까지 일일이 따진다고 했습니다.
 
주문 폭주 때 점주가 주문 접수를 일시 정지할 수 있는 시간도 플랫폼마다 다 다릅니다. 쿠팡이츠는 최대 1시간, 배달의민족은 4시간, 땡겨요는 5시간입니다. 이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주문을 받게 됩니다. 쿠팡이츠는 점주가 '영업정지' 또는 '일시정지' 기능을 자주 쓰면 서비스품질 관리 차원에서 제재를 가하기도 합니다. 
 
이러다 보니 점주들은 다른 배달플랫폼으로 먼저 주문이 들어와도 쿠팡이츠 주문부터 처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점주들은 이걸 '새치기'라고 부릅니다. 점주인 C씨는 "주문이 몰리는 시간에 쿠팡이츠로 주문이 들어오면 배달의민족이나 땡겨요 주문보다 먼저 처리하게 된다"며 "조리시간을 넘겨버리면 페널티를 받는 구조다. 쿠팡이츠가 배달플랫폼시장 1위가 될 수 있었던 배경엔 이런 쥐어짜기가 있었던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소비자들은 쿠팡이츠의 장점으로 무료 배달과 함께 빠른 배달 속도를 꼽습니다. 쿠팡이츠는 지난 2022년  'ETA(Estimated Time of Arrival) 예측 시스템'을 통한 빠른 배달을 강점으로 내세웠습니다. 과거 배달 데이터, 실시간 교통 정보, 주문량, 기상 상황 등을 분석해 최적의 배달 경로와 예상 도착 시간을 계산하는 겁니다. 20대 직장인 D씨도 "이유는 모르겠는데 쿠팡이츠가 배달의민족보다 빨리 오고, 쿠팡이츠에만 입점된 맛집도 많아서 쿠팡이츠를 쓴다"고 했습니다. 이런 강점을 바탕으로 쿠팡이츠는 지난해 10월 서울에서만 2113억원의 매출을 거뒀고, 배달의민족(매출 1605억원)을 밀어내고 배달플랫폼 시장 1위까지 차지했습니다.  
 
점주가 쿠팡이츠 영업정지를 선택할 수 있는 시간은 1시간이 최대이다. (사진=뉴스토마토)
 
그러나 점주들 사이에선 쿠팡이츠의 업계 1위, 무료 배달과 빠른 배달은 결국 자영업자의 희생 위에서 가능했다고 입을 모읍니다. 점주들에게 짧은 조리시간을 요구하고, 시간 지연 땐 엄격한 페널티까지 무는 탓에 점주들로선 쿠팡이츠 주문을 우선적으로 처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겁니다. 더구나 쿠팡이츠는 프랜차이즈 식당 본사와 계약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으로 장사를 하는 점주들 입장에선 쿠팡이츠를 안 쓰고 싶어도 본사의 계약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쿠팡이츠로 주문을 받아야 합니다. 
 
점주들 사이에선 쿠팡이츠에 대한 원성이 자자합니다. A씨는 "한창 바쁠 때 쿠팡이츠 주문이 들어와서 도저히 조리시간을 못 맞출 것 같으면 아예 고객한테 전화해 '땡겨요로 다시 시켜달라'라고 부탁할 때도 있었다"며 "고객에게 더 좋은 음식을 제공하려면 조리시간을 여유 있게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B씨는 "쿠팡이츠를 통해 주문한 고객은 본인이 다른 배달플랫폼으로 음식을 시킨 고객의 순서를 밀어내고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를 것"이라며 "쿠팡이츠로도 주문을 받으라는 건 프랜차이즈 본사 방침이니까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고객에게 떳떳하지 못한 영업하라고 강요당하는 건 참기 어렵다"라고 토로했습니다.  
 
김현철 기자 scoop_pres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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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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