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태광산업, 애경산업 품고 SIL로 신사업 판 키운다

태광산업, 신규 화장품 법인 SIL 출범에 30억원 출자
기존 브랜드 확보·신규 투자 및 개발 투트랙

입력 : 2026-01-15 오전 1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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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김규리 기자] 태광산업(003240)이 다음 달 애경산업(018250) 인수 마무리를 앞두고 화장품·헬스케어 영역에서 신규 법인을 출자하며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섰다. 애경산업 인수를 통해 기존 브랜드와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유통망을 확보하는 동시에 독자적인 신규 법인을 구축해 화장품 밸류체인을 단계적으로 완성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태광산업이 출자한 신규 법인 실(SIL)이 향후 그룹의 신규 산업 투자와 인수·합병(M&A) 전략의 중심축으로 기능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사진=태광산업)
 
기존 브랜드 인수·신규 개발 투트랙 전략
 
1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태광산업은 지난해 상반기부터 애경산업 인수전을 기획하는 동시에 30억원을 출자해 신규 화장품 계열 법인 SIL 설립을 병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태광산업이 지난 8월 초 설립해 60만주를 보유하고 있는 100% 자회사다. 같은 시기 애경산업과 같은 대형 M&A 딜과 신규 법인 출범을 동시에 추진하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한 셈이다. SIL의 초대 수장으로 그룹 내 신사업 전문가로 평가받는 김진숙 대표가 선임되면서 단순 화장품 신규 법인을 넘어 그룹의 신사업 투자 주체로 기능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김 대표는 직전까지 태광산업 경영진단실 1팀 소속 임원으로 근무하면서 전체 그룹의 신사업 계획과 비전을 잘 이해하는 인물로 꼽힌다. 경영진단실은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면서 주요 투자와 사업 재편 방향을 설계해 온 핵심 조직 중 하나다.
 
김 대표는 글로벌 컨설팅사 A.T.커니 비즈니스 전략그룹과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마케팅 조직을 거친 뒤 태광산업 경영진단실에서 전략 업무를 수행해 왔다. 그룹이 공격적으로 신사업 투자를 총괄하기 위해 지난해 새롭게 조직한 미래사업총괄을 이끄는 정인철 부사장 역시 AT커니 출신이다. 결국 SIL이 단순 브랜드 개발 조직을 넘어 중장기 성장 전략과 투자 방향을 실행하는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기대가 깔려있다는 얘기다.
 
앞서 태광그룹은 지난해 7월 총 1조 5000억원 규모의 신사업 중장기 경영 계획을 발표하며 B2C 사업 확대를 핵심 전략으로 제시했다. 그동안 석유화학 등 기업 간 거래(B2B)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소비재 영역으로 외연을 확장하고 유통 기반의 수익원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다.
 
그룹은 애경산업 인수로 기존의 안정적인 유통망과 브랜드를 그대로 흡수하면서 안정적으로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는 판단을 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그룹 내부에서는 애경산업 인수 확률을 높이기 위해 PMI(인수 후 통합) 전략을 수립하고 태광산업의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방안을 오랫동안 고민한 것으로 알려진다. 시장가 대비 프리미엄을 감수하면서까지 애경산업의 시장가치를 웃도는 4000억원 이상을 제시한 것 또한 인수 과정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선택이라는 얘기다. 거래는 2월 중 마무리될 예정이다.
 
애경산업의 화장품 부문은 이미 루나와 에이지투웨니스 등 시장에서 자리잡은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하는 만큼 K-뷰티 열풍에 손쉽게 합류하면서 안착하기에도 적합했다는 계산이다.
 
반면 SIL은 자본금 3억원에 출자 규모 30억원으로 상대적으로 몸집이 작다. 독자 브랜드를 전개하되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그룹 손익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얘기다. 손실 범위를 사전에 설정한 옵션형 투자 성격의 법인이라는 평가다. 본격적인 시장 확장은 애경산업이 주축이 되고 SIL을 통해서는 신규 브랜드와 사업 모델을 시험하는 인큐베이터 성격의 투자가 병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태광그룹 측은 <IB토마토>에 "지난해 7월 발표한 신사업 투자 계획에 따라 애경산업 인수와 별도로 SIL 법인 등기일은 지난해 8월 12일로 별도로 준비해왔다"면서 "화장품 분야를 포함해 여러 신사업 관련 계획을 내부적으로 검토해왔다"고 설명했다.
 
SIL, 상반기 첫 브랜드…소규모 자본으로 ‘투자’ 시동걸까
 
태광산업은 SIL을 통해 올해 상반기 내 첫 브랜드를 출시할 계획이다. 법인 설립부터 브랜드 론칭까지 1년 이내에 마무리하는 이례적으로 빠른 실행 속도다.
 
 
업계에서는 애경산업의 생산설비를 활용해 SIL이 개발한 브랜드를 생산하거나 애경산업의 유통망을 통해 SIL 브랜드를 판매하는 방식의 시너지도 검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재무적 여력도 충분하다. 태광산업의 지난해 3분기 별도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810억원이며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하면 1조원에 육박한다. 필요시 그룹 차원에서 대규모 유상증자나, 차입조달과 같은 지원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업계에서는 애경산업의 생산설비를 활용해 SIL이 개발한 브랜드를 생산하거나 애경산업의 유통망을 통해 SIL 브랜드를 판매하는 방식의 시너지도 검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실험적 시도가 가능한 배경에는 태광산업의 충분한 재무 여력이 자리한다. 태광산업의 지난해 3분기 별도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810억원이며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하면 1조원에 육박한다. 필요할 경우 그룹 차원에서 유상증자나 차입 조달을 통한 추가 지원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태광산업이 대형 M&A와 소규모 신규 법인을 동시에 추진하는 것은 리스크를 분산하면서도 화장품 사업 진출의 확실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라며 “SIL이 상반기 브랜드 론칭 이후 초기 성과를 검증받게 되면 애경산업과의 본격적인 시너지 방안도 구체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태광그룹 측은 애경산업 인수 이후 SIL과의 구체적인 관계 설정과 관련해 “거래 절차가 아직 완료되지 않은 시점에서 구체적으로 언급하기 어렵다”며 “SIL을 통한 추가적인 M&A 계획 역시 현 시점에서는 정해진 바 없다”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한편, 태광산업은 이날 연합자산관리(유암코)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제약회사 동성제약(002210)을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동성제약 인수를 계기로 뷰티·헬스케어 영역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계획이다.
 
김규리 기자 kk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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