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루닛, 유증 승부수…CB 풋옵션·고금리 차입 한 번에 정리

풋옵션 등 재무 리스크 근본적 해소 추진
고이율 단기차입금 우선 상환 이자비용 절감
주관사 대출금 300억원 납입 후 상환 예정

입력 : 2026-02-05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6년 02월 2일 18:56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재혁 기자] 루닛(328130)이 유상증자로 재무 구조 개선에 나선다. 우선 대규모 조기상환청구(풋옵션) 우려로 인해 잠재적인 유동성 리스크 요인으로 꼽히는 1, 2회차 전환사채(CB)의 전체 발행가액 절반에 해당하는 상환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한 고이율 단기차입금을 상환해 연간 이자비용을 절반 수준으로 줄이는 효과도 기대된다. 여기에 당장의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유증 주관사로부터 연이율 7.5%로 300억원을 차입했지만, 이는 유증 대금 납입이 이뤄지는 대로 상환할 예정이어서 일회성 지출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사진=루닛 홈페이지)
 
총 2500억원 규모 유상증자 결정…1·2회 CB 50% 풋옵션 대비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루닛은 최근 2503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대표주관회사는 한국투자증권이며, 기명식 보통주 790만6816주를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발행할 예정이다. 조달 자금의 사용계획을 살펴보면 전체 모집 금액의 절반 이상인 1378억원이 채무상환자금으로 사용되고, 나머지 1125억원은 운영자금으로 사용된다. 채무상환자금은 세부적으로 1, 2회 전환사채 조기상환에 985억원, 단기차입금 상환에 393억원을 투입한다.
 
루닛은 지난 2024년 '루닛 인터내셔널(구 볼파라)' 인수로 인해 2696억원 규모의 현금 유출이 발생한 이후로 유동비율이 매년 악화되어 온 상태다. 2023년 1801%에 달했던 유동비율은 2024년 44.30%로 악화됐고,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31.8%까지 떨어졌다. 현재 회사가 보유한 유동부채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항목은 전환사채와 파생금융부채다. 앞서 루닛은 2024년 5월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 조달 명목으로 1665억원 규모의 1회차 CB, 해외 사업 진출을 위한 운영자금 조달을 위한 50억원 규모의 2회차 CB를 발행했다.
 
문제는 오는 5월 두 사채의 풋옵션 행사 가능 시점이 도래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1회차 CB의 전환가액은 5만 2846원인데 유증 후에는 4만 8861원으로 떨어질 예정이다. 2회차 CB의 전환가액은 현재 4만 7819원에서 유증 후 4만 4213원까지 떨어질 예정이다. 그러나 이날 회사의 종가는 3만 9400원을 기록, 유증 이후 낮아질 전환가액에도 못미쳐 투자자들의 조기상환청구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다만 유증 이후 1회차 CB는 리픽싱 최저한도인 3만 5528원, 2회차 CB는 3만 6046까지 하향 조정이 가능하다. 사측은 오는 2월4일(1회차)과 3월1일(2회차) 추가적인 전환가액 리픽싱이 가능하고, 두 사채의 만기보장수익률이 8%로 비교적 높아 대량 풋옵션 청구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그럼에도 잠재적 현금 유출 리스크를 제거하고 대규모 현금 유입을 통해 단기 유동성 안정과 운영 지속가능성을 강화, 더 나아가 추가 자금조달 압박을 완화하기 위해 이번 유증을 결정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사측은 전체 예상 풋옵션 행사 규모의 약 50%에 해당하는 금액 상환에 조달자금을 1순위로 배정했다.
 
루닛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다양한 방식의 자금 조달 방안을 검토한 끝에 최종적으로 공모를 통한 조달을 결정하게 됐다. 이는 풋옵션 상환 리스크 등 재무 리스크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다. 따라서 그동안 언론 보도에서 언급됐던 전환우선주(CPS)나 영구CB 등의 추가 발행 계획은 없다"면서도 "일부 기관에서 지속적으로 투자 의향을 밝히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에 대한 추가적인 논의는 진행될 여지는 있지만 아직 결정된 부분은 없다"고 전했다.
 
 
 
이자비용 절반 감소 효과도주관사 대출금 납입기일 직후 상환
 
풋옵션 리스크를 완화함과 동시에 손익구조에 영향을 주는 이자발생 부채를 상당량 제거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손익계산서상 금융비용은 365억원으로 같은 기간 매출 567억원의 64.37%에 달했다. 금융비용 중에선 이자비용이 183억원을 차지했다.
 
다만 이는 리스부채와 전환사채 유효이자율 상각에 따라 발생하는 비현금성 비용 포함돼있는 수치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실제 현금유출 금액은 2024년 16억6400만원, 2025년 3분기 15억4000만원으로 집계된다.
 
표면이자율 토대로 CB와 단기차입금에서 발생하는 실제 현금 유출을 수반하는 연간 이자비용을 추산해보면 1, 2회차 CB의 표면이자율은 1%이므로 연간 17억원 수준의 이자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그 외 2025년 3분기 말 기준 단기차입금은 187억원이다. 신한은행 운전자금대출 120억원의 이자율이 3.72%, 뉴질랜드 키위뱅크(Kiwibank) 자산취득관련대출 67억 3700만원의 이자율이 7.85%로 연간 차입금 이자비용 약 9억원까지 합산하면 연간 이자비용으로 총 26억원 수준의 현금유출이 예상된다.
 
사측이 마련한 각 CB 발행금액의 50%에 대한 상환자금을 모두 사용한다고 가정한다면 연간 약 8억원 수준의 이자비용 절감이 기대된다. 여기에 더해 단기차입금 상환 세부 계획을 살펴보면 올해 이자율이 높은 키위뱅크 대출금 전액을 상환, 신한은행 대출금은 2026년 12억원, 2027년 11억원을 상환할 예정이다. 즉, 올해에만 총 13억원을 절감, 연간 이자비용을 절반으로 줄이는 효과가 기대된다.
 
이 밖에 단기차입금 상환 계획엔 이번 유상증자 결정과 함께 차입한 단기차입금 300억원의 상환 계획도 포함돼 있다. 루닛은 유증 주관사 한국투자증권으로부터 이자율 연 7.5%에 300억원을 추가로 차입했다. 이를 통해 올해 1분기 소요 예상 운영자금을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이자율이 높지만, 공개된 자금 차입안에 따르면 의무적 조기상환 사유에는 '차주의 유상증자와 관련하여, 차주의 유상증자 대금입금이 완료되는 경우'가 명시됐다. 유증 일정상 4월에 즉각 상환이 이뤄진다면 3개월치 이자비용은 약 5억 6250만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루닛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를 통해 "6개월 만기이고, 그 전에 주주배정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루닛은 이날 진행한 유상증자 결정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재무 구조 리스크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고, 연내 현금영업이익(EBITDA) 창출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회사는 지난해부터 인력 구조조정을 추진했고 이를 통해 올해 운영비가 전년 대비 약 2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40~50%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매출 전망을 감안하면 충분히 달성 가능한 목표라는 설명이다.
 
이재혁 기자 gur9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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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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