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완수사권·보완수사요권·전건송치…강경파도 제각각

수사·기소 분리 후 권한 재편…검찰개혁 '핵심 변수'
정부·여당 내 온도차 뚜렷…수사권 조정은 어디로?

입력 : 2026-02-06 오후 6:42:37
[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검찰개혁에 관한 구체적 방안과 제도를 설계하는 과정에서 정부와 민주당 내 개혁파 사이에서도 입장 차이가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검찰 수사권·기소권을 분리하고, 검찰과 경찰의 권력을 조정의 방향에 대해선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핵심 쟁점인 '보완수사권' 등을 두고는 강경론과 신중론 등으로 결이 달라지는 겁니다. 특히 전건송치(全件送致)가 화약고로 부상하면서 향후 입법 방향을 놓고는 진통이 예상됩니다. 
 
보완수사 범위 놓고 민주당서도 신중·강경 온도차
 
민주당은 지난 5일 정책의원총회를 열고 검찰개혁 후속 논의와 관련해 공소청엔 보완수사권 대신 보완수사요구권까지만 허용하는 걸로 뜻을 모았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저는 (검사가) 보완수사를 안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예외적으로 필요한 경우가 있다"라며 보완수사권 필요성을 언급했지만, 민주당은 보완수사요구권으로 선을 그은 겁니다. 
 
그간 여권 내부에선 '보완수사권은 줘야 한다'는 신중론과 '보완수사요구권이면 된다'는 강경론, '보완수사요구권도 안 된다'는 초강경론으로 나뉘었습니다. 정책의총은 이를 중재하는 과정이기도 했습니다. 김한규 민주당 원내정책수석이 정책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보완수사권은 인정하지 않고 보완수사요구권을 허용하되, 보완수사요구권이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방안을 열어놓고 마련하도록 입장을 정했다"고 말한 건 그런 진통을 에둘러 표현한 걸로 풀이됩니다.
 
실제로 고검장 출신인 박균택 의원은 지난달 16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검사의 직접 수사권은 폐지해야 하지만 보완수사권은 시민 권익 보호를 위한 조건부 필요성이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낸 바 있습니다. 
 
반면 보완수사요구권 정도만 허용해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도 나옵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13일 한 유튜브채널에 출연해 검찰개혁안에 관해선 "보완수사요구권 정도 주면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 역시 지난달 13일 국회에서 열린 '바람직한 검찰개혁을 위한 긴급토론회'에 참석, "보완수사권을 예외로라도 준다면 (공소청에) 검사의 인력과 예산이 그대로 따라가게 된다"면서 "보완수사권은 사실상 직접 수사권이다. 보완수사권을 인정하면 말 그대로 검찰은 공소청으로 간판만 바꾸는 것"이라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김용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민주당 간사가 지난달 13일 국회에서 열린 '바람직한 검찰개혁을 위한 긴급토론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보완수사요구권조자 부여해선 안 된다는 초강경 입장을 가진 의원도 있습니다. 추미애 민주당 의원이 대표적입니다. 추미애 의원은 지난달 14일 한 유튜브채널에 출연해 "보완수사요구권도 (주면) 안 되겠다"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추 의원은 당시 "요구권 역시 수사에 대한 요청권 등으로 톤다운시켜야 한다"면서 보완수사 요구의 대상도 공소 제기를 위해 필요한 최소한도를 확인하는 의미를 넘어서선 안 된다"고 했습니다. 
 
보완수사권 대 보완수사요구권…권한 범위가 쟁점
 
보완수사권은 검사가 송치된 사건에서 미진한 부분이 있다고 판단할 경우 직접 추가 수사를 진행할 수 있는 권한을 의미합니다. 반면 보완수사요구권은 수사기관에 보완수사를 요청하는 방식입니다. 실제 수사의 주체는 경찰 등 1차 수사기관에 그대로 남게 됩니다.
 
이런 권한 설정은 검찰 영향력의 범위를 가르는 요소로 평가됩니다. 직접 수사권을 인정할 경우 기존 검찰 권한이 유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반면, 보완수사요구권만으로는 사건 대응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법조계에서는 보완수사를 통해 사건 실체가 드러난 사례가 적지 않다는 점을 들어 일정 수준의 보완 장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실제로 경찰 단계에서 종결될 뻔한 사건이 추가 수사를 거쳐 중대 범죄로 밝혀진 사례가 존재합니다. 법무부가 지난해 12월 말 '보완수사 우수 사례집'을 내놓은 것도 이런 맥락입니다.
 
하지만 보완수사권이 유지될 경우 수사·기소 분리라는 검찰개혁 취지가 약화될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검찰이 경찰을 수사지휘하던 관행을 타파하고, 검찰과 경찰을 대등하게 놓으려는 검찰개혁 방향과 정면으로 충돌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이 지난해 12월 개최한 외부 전문가 토론회에서도 보완수사권을 둘러싼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섰습니다. 김상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보완수사권 문제는 검사의 핵심 기능인 공소권을 정상적으로 행사하기 위한 필수 요소"라고 했지만, 김남준 법무법인 시민 변호사는 "보완수사권은 검찰에 수사 인력을 남기는 구실이 될 수 있고 이를 빌미로 사후에 수사권이 복원될 여지가 있다"고 맞섰습니다. 
 
'전건송치' 부상…견제 장치인가, 권한 확대인가? 
 
보완수사권 논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새로운 화약고로 전건송치가 부상하고 있습니다. 전건송치는 경찰이 처리한 사건 가운데 불기소 의견 사건까지 모두 검찰(공소청)에 넘기는 방식입니다. 일각에서는 전건송치가 도입될 경우 1차 수사기관에 대한 통제 장치로 기능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옵니다. 수사 종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류를 줄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런 구조가 사실상 검찰이 모든 사건을 다시 들여다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경찰은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라 수사 개시권과 종결권을 모두 보유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전건송치는 불과 5년 만에 수사 종결권을 다시 검찰로 넘기라는 요구인 셈입니다. 
 
아직 전건송치 논의가 본격화되지 않은 만큼 정부와 민주당 내에선 이견이 크게 갈리지 않은 상황입니다. 하지만 검찰개혁의 방향을 가늠할 주요 변수 중 하나로 꼽힙니다. 특히 정부로선 민주당 당론을 따라 보완수사권을 보완수사요구권으로 양보하는 대신 당에 전건송치를 요구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습니다.  
 
법무부 내부에서는 1차 수사기관의 부실 수사, 사건 암장을 막으려면, 수사 개시권과 종결권을 분리해야 한다는 의견도 우세합니다. 반면 경찰 내부에서는 중수청의 광범위한 수사 범위 문제를 지적해 결과적으로 수사 대상을 축소시켰듯, 전건송치에도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할 필요가 있다는 분위기가 감지됩니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사진=뉴시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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