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공천헌금과 배우자 법인카드 유용 등 13가지 혐의를 받는 김병기 무소속(전 민주당) 의원이 26일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했습니다. 관련 의혹이 제기된 지 5개월 만에 처음으로 소환된 겁니다. 경찰은 김 의원에게 제기된 의혹이 워낙 방대해 27일까지 이틀간 조사한다는 방침입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9시쯤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습니다. 김 의원은 포토라인에 선 뒤 "이런 일로 뵙게 돼서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성실하게 조사를 받아서 제게 제기된 모든 의혹과 음해를 말끔하게 해소하고 반드시 명예회복 하도록 하겠다"고 했습니다.
김 의원은 '제기된 13가지 의혹을 모두 부인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성실하게 조사받겠다"며 즉답을 피했습니다. '차남 집에 있던 금고에는 어떤 것이 들었느냐'는 물음에는 "금고는 없었다"고 했습니다.
앞서 경찰은 김 의원 부부가 공천헌금 등 비위 의혹에 관련된 현금·서류를 보관한 1m 크기 '개인 금고'가 차남 집에 있었다는 보좌진 진술을 확인하고, 김 의원 자택과 차남 아파트 등을 압수수색한 바 있습니다.
김 의원은 '구의원들로부터 받았던 돈은 공천 대가로 받은 것이냐', '불체포특권 행사하느냐' 등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경찰서로 들어갔습니다.
김 의원은 △2020년 21대 총선 전후한 시기 지역구인 동작구의회 공천을 대가로 뇌물을 받은 의혹 △김 의원 배우자 이모씨의 동작구의회 법인카드 유용 의혹 △차남의 취업 청탁 및 숭실대 특혜 편입 의혹 등 13가지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경찰은 이외에도 △강선우 의원 공천헌금 1억원 수수 묵인 △항공사 호텔 숙박권 수수·의전 요구 △쿠팡 이직 전 보좌관 인사 불이익 요구·고가 식사 △보좌진 텔레그램 대화 내용 무단 탈취 등에 대해서도 조사할 예정입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김 의원에 대한 의혹 제기 후 그에 대한 고발이 빗발치자 그해 12월 관련 사건을 모두 서울청 공공범죄수사대로 이첩해 일괄 수사를 진행해 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김 의원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고 아내와 차남, 측근인 이지희 동작구의회 부의장, 전 동작구의원과 전직 보좌진 등 사건 관계인을 모두 불러 조사했습니다.
하지만 의혹 제기 이후 상당 기간 김 의원 본인에 대한 소환이 이뤄지지 않아 '늑장 수사'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이날 소환은 경찰이 김 의원 수사에 본격적으로 착수한 지 약 5개월, 김 의원이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난 시점으로부터는 약 2개월 만의 일입니다.
경찰은 이날에 이어 27일에도 김 의원을 소환해 조사할 예정입니다. 김 의원을 둘러싼 의혹이 13건에 달하는 만큼 방대한 조사가 필요하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조사가 미진하면 추가 소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경찰은 소환 조사를 마치는 대로 김 의원에 대한 신병 처리 여부를 검토할 계획입니다.
뇌물수수와 직권남용,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등 혐의를 받는 김병기 무소속 의원이 26일 마포구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