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통화하는 안규백 국방부 장관. (사진=국방부)
[뉴스토마토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최근 서해상에서 대규모 공중 훈련을 진행한 주한미군에 맞서 중국이 전투기를 긴급 출격하면서 미·중 간 군사적 충돌로 이어질 수 있었지만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이를 막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26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진영승 합참의장의 전화에도 훈련을 멈추지 않았던 미군이 안 장관의 전화를 받고 나흘간 예정됐던 훈련을 이틀 만에 중단했다는 겁니다.
지난 18일 진행된 미7공군 F-16 전투기의 서해상 훈련이 시작되자 진영승 합참의장은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 사령관에게 전화를 걸어 우려를 표명하고 훈련 중단을 요청했습니다.
당시 진 의장은 오산기지에서 이륙한 미7공군 소속 F-16 전투기들이 대거 중국 방공식별구역(CADIZ)에 근접 비행을 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은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진 의장의 훈련 중단 요청에도 미군은 이를 수용하지 않고 훈련을 다음날까지 이어갔습니다.
그러자 안 장관이 19일 다시 브런슨 사령관에게 전화를 걸어 우려와 함께 재차 훈련 중단을 요청했고 그제야 미군이 훈련을 중단했다는 게 이 소식통의 설명입니다.
이 상황에서 중국은 미군 전투기의 서해 출격에 대응해 공군 전투기와 해군 함정을 투입해 대응했습니다. 훈련이 예정대로 21일까지 나흘간 이어졌다면 자칫 미국과 중국이 우발적 충돌을 할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습니다.
안 장관의 항의 전화를 받은 미군 측이 훈련을 이틀 만에 중단하면서 서해상 미·중 간 대치 상황이 해소된 것입니다. 다만 이후 주한미군 측의 반응은 우려스럽습니다.
브런슨 사령관은 일부 언론이 안 장관과의 통화에서 사과했다는 보도를 하자 "대비 태세를 유지하는 행위에 대해 사과하지 않는다"며 "해당 사안이 한국 측에 사전 통보됐고, 국방부 장관과 합참의장에게 적시에 보고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명했다"고 했습니다.
또 진 의장과의 통화와 관련해서는 "대비 태세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들에 대한 전문적인 평가를 공유했다"면서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내용을 선택적으로 공개하는 것은 우리의 공동 안보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불쾌감을 드러냈습니다.
다만 주한미군은 브런슨 사령관이 사과하고 훈련을 중단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입장을 내며 반응했지만 훈련과 관련한 언론의 다른 질문엔 입을 닫고 있습니다. 훈련 일정은 물론 훈련이 진행된 공역이 통상적이었는지, 한국군과 사전 협의는 진행됐는지 등을 주한미군 측에 문의했지만 밝힐 수 없다는 답만 돌아왔습니다.
게다가 소식통의 전언처럼 나흘간 계획됐던 훈련이 이틀 만에 중단된 것을 보면 안 장관의 전화를 받고서야 미군이 훈련을 중단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는 일입니다.
이와 관련해 일단 국방부는 이 사안에 대해 추가 대응을 자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국방부는 관련 질의에 "공식 입장은 특별히 없다"는 반응을 내놨습니다. 최근 비무장지대(DMZ) 관리권과 한·미연합연습과 연계한 야외기동훈련 조정, 9·19 군사합의 일부 복원 등과 관련해 한·미 간에 입장 차가 노출되고 있는 상황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sto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