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영진·배희 기자]
삼성생명(032830) 노동조합이 사측의 단체협약 위반과 노조 간 차별 대우를 주장하고 나서면서 노사 갈등이 커지고 있습니다.
삼성생명노조는 27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주장했습니다. 노조는 "사측이 단체협약 조항을 지키지 않은 채 노조 간 차별을 하고 있다"면서 "사측의 설계사 조합원에 대한 근로시간면제 배분 차별과 단체협약 위반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노조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고 삼성노조연대와 함께 투쟁에 나설 방침입니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10월 삼성생명노조 설계사본부와 단체협약을 체결했습니다. 해당 단체협약에 따르면 사측이 설계사의 수수료를 변경할 경우 노조 의견을 수렴하고 조합에 사전 통지한 뒤 변경하도록 규정돼 있습니다. 하지만 사측이 의견 수렴 절차 없이 올해 수수료 체계를 일방적으로 조정했고 통지 의무도 이행하지 않았다는 게 노조의 주장입니다.
사측은 설계사들에게 불리한 내용을 담은 수수료 조항을 포함하고 설계사에게 지급하던 시책비(프로모션)를 오는 3월부터 환수하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노조는 설계사들에게 사실상 일방적인 동의를 받아 연간 약 180억원 규모를 환수하려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삼성생명 소속 설계사들이 다른 대리점으로 이탈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개인영업본부 산하 임원도 경쟁사로 이직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삼성생명이 5개월동안 회사 시스템과 노조 홈페이지를 연동하지 않고 있다며 노조의 기본적인 활동을 무시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단체협약 제10조에 따르면 노조 설계사본부 홈페이지를 '사내 U-PARTNER' 및 '사랑-ON' 화면에 연결하도록 명시돼 있습니다.
삼성생명노동조합은 27일 오전 11시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은 삼성생명노조 기자회견 현장. (사진=뉴스토마토)
삼성생명 노조 간 차별 대우 문제도 제기됐습니다. 삼성생명에는 2020년 5월 이재용 회장의 '무노조 경영 철폐' 선언 이전부터 존재해 온 '삼성생명보험노동조합(1노조)'과 직원들이 직접 설립한 진성노조 '삼성생명노동조합(2노조)'가 공존하는 복수노조 체계가 존재합니다. 사측은 조합원 약 3000명 규모인 1노조에는 연간 근로시간면제 1만2000시간을 인정한 반면 약 2500명 규모인 2노조에는 4000시간만 부여하고 있다는 게 노조측의 주장입니다.
근로시간면제 제도는 노조 간부가 사측과 대등한 위치에서 교섭과 노조 활동을 수행할 수 있도록 마련된 제도적 장치입니다. 노조 간부가 교섭이나 투쟁 등 노조 업무에 투입한 시간을 근로시간으로 인정해주는 제도인데요. 사측이 1노조와 2노조의 근로시간면제를 차등 적용하면서 2노조 간부들의 활동을 제약하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이학섭 위원장은 "삼성생명 현장에서는 단체협약을 무시하고, 근로시간면제 배분도 하지 않으려는 독단적 경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미정 위원장은 "삼성생명이 단체협약을 무시하는 행위는 단순 노사갈등이 아니다"라면서 "법과 약속을 가볍게 여기는 태도와 노조를 무력화하는 시도를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비판했습니다.
삼성생명노조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사측의 단체협약 위반과 노조 간 차별 행위에 대한 구제를 신청한다고 밝혔습니다. 노조는 사측 태도에 변화가 없을 경우 본사 앞 천막 농성과 대규모 집회를 이어갈 계획이며 삼성노조연대, 시민사회단체 등과 공동 대응에도 나설 방침입니다.
사진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삼성생명노조 간부들이 발언하는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유영진 기자 ryuyoungjin1532@etomato.com
배희 기자 SheisH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