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대통령 3·15 기념식 '첫 참석'…야도 'PK 본능' 깨우다

정부 차원 첫 공식 사과도…기념식 이후 '시장 방문'
3당 합당 이후 PK '보수화'…어게인 2018년 시동

입력 : 2026-03-15 오후 4:46:09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시초라 할 수 있는 마산 3·15 의거 기념식에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직접 참석했습니다. 이날 이 대통령은 독재정권에 맞선 민주주의 정신을 강조했습니다. 1990년 3당 합당 이전까지 보수 텃밭 대신 전통적 '야도'로 분류되며 불의에 맞섰던 부산·울산·경남(PK)의 본능을 깨운 것이라는 해석도 나옵니다. 결국 12·3 비상계엄 이후 처음으로 치러지는 6·3 지방선거에서 PK 지역의 '탈환'이 가능할지 주목됩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경남 창원시 국립 3·15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66주년 3·15의거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3·15 의거 우리의 '사표'"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창원 국립 3·15 민주묘지에서 열린 3·15 의거 기념식 기념사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국가권력에 의해 큰 아픔을 겪은 3·15 의거 희생자 유가족분들께 진심 어린 사과와 위로의 말을 전한다"며 "여러분의 숭고한 희생을 잊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010년 3·15 의거가 국가기념일로 지정되고 2011년부터 정부 주관으로 기념식을 거행한 이래 이 대통령의 참석은 현직 대통령의 첫 참석입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참석한 이후로는 26년 만입니다. 이 대통령은 정부 주관 기념식 첫 참석과 더불어 정부 차원의 공식 사과까지 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기념사 중 잠시 발언을 멈춘 뒤 연단 옆으로 자리를 옮겨 허리 숙여 사과의 뜻을 밝혔습니다. 이때 객석에서는 박수가 나왔고 박홍기 3·15의거 기념사업회장 등은 눈물을 훔쳤습니다. 
 
3·15 의거는 1960년 3·15 부정선거에 항거해 마산 시민이 일으킨 평화적 시위인데, 당시 경찰은 집단 발포로 총 16명이 희생당했습니다. 특히 3·15 의거는 4·11 제2차 마산 의거로 발전했고, 이는 4·19 혁명으로 진원지가 됐습니다. 
 
이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마산에서 시작한 3·15 의거는 전국 곳곳의 4·19 혁명을 촉발했고 마침내 강력했던 독재정권을 무너뜨렸다"며 "부마항쟁, 5·18 민주화운동, 6월 민주항쟁을 넘어, 촛불혁명과 빛의 혁명까지 연면히 이어진 3·15 정신은 위기 때마다 나라를 일으켜 세울 우리의 사표(본보기)가 됐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3·15 의거가 우리 역사에 남긴 교훈은 분명하다, 저절로 오는 민주주의도 없고, 저절로 지켜지는 민주주의도 없다는 사실"이라며 "민주주의를 완성하는 힘은 법과 제도 그 자체가 아니라, 주권자의 간절한 열망, 의지와 행동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또 "'1960년 3월15일'이 그랬던 것처럼, '2024년 12월3일' 역시 일각의 영구 집권의 야욕을 국민주권의 지혜가 물리친 날로, 절망의 겨울을 넘어 희망의 봄을 만들어낸 날로 기록될 것"이라며 "3·15 의거, 4·19 혁명에 참여하신 유공자분들을 한 분이라도 더 찾아 포상하고, 기록하고, 예우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12·3 계엄에 다시 '야도'로?…여론조사도 '박빙우세'
 
이 대통령은 이날 3·15 의거 기념식 참석 이후 창원시 성산구 반송시장을 깜짝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안귀령 청와대 부대변인은 "(이 대통령 내외가) 반송시장을 깜짝 방문해 물가를 점검하고 민심을 청취했다"고 전했습니다. 
 
지방선거가 8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 대통령의 PK 지역 방문은 6·3 지방선거 승리에 대한 의지로도 풀이됩니다. <한국갤럽>이 지난 13일 공개한 여론조사(10~12일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에 따르면 PK 내 '대통령 직무 수행 평가'는 긍정이 57%로 부정 30%에 크게 앞서고 있습니다. 이 대통령의 지지율 '고공행진'이 보수 텃밭으로 불리는 PK에서도 유효한 겁니다. 
 
그런데 사실 PK 지역은 전통적 야도라는 점에서 대구·경북(TK)과는 사뭇 다른 지역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이 대통령이 언급한 것처럼 마산에서의 3·15 의거는 이승만 독재정권을 끝낸 4·19 혁명으로 이어졌고, 1979년 10월 부마항쟁은 박정희정권의 유신체제를 무너뜨린 도화선이 됐습니다. 또 1987년 민주화 이후 첫 대선에서 반군사정권 표심을 드러낸 곳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1990년 김영삼의 통일민주당이 노태우의 민주정의당, 김종필의 신민주공화당과 3당 합당에 이어 신한국당으로 이어지는 '김영삼 세력'은 현재의 PK를 보수 강세 지역으로 만들었습니다. 실제로 부산시장 선거만 하더라도 3당 합당 이후 민주당 계열의 당선은 2018년 오거돈 부산시장이 유일합니다. 경남도지사 선거도 상황은 비슷한데, 2010년 김두관 전 경남지사가 무소속으로 당선됐으며 민주당 소속으로는 2018년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첫 당선이었습니다.
 
이번 6·3 지방선거는 3당 합당 이후 이어진 보수 텃밭의 흐름 대신 전통적 '야도'로서의 본능이 되살아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부산과 경남의 승리를 가져갔던 2018년의 선거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기반이 됐습니다. 이번 선거에서도 12·3 불법 비상계엄이 '야도'로서의 본능을 되살릴 전망입니다.
 
이재명정부의 높은 지지율을 기반으로 하는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김경수 전 지방시대위원장을 필두로 PK 탈환에 나서고 있습니다. 부산의 경우 전 전 장관이 우세한 흐름을 가져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KNN·서던포스트> 여론조사(3~4일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 따르면 부산시장 다자 적합도 조사에서 전 전 장관은 29%, 박형준 현 시장은 17.5%,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13.7%,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5.0%, 이재성 민주당 전 부산시당위원장 4.5%, 정이한 개혁신당 대변인은 0.7%, 윤택근 전 민주노총 위원장 권한대행은 0.4%로 조사됐습니다. 전 전 장관과 박 시장 양강 구도에서는 40.2% 대 26.7%로 전 전 장관이 크게 앞섰습니다. 
 
같은 조사기관의 경남도지사 선거 여론조사(3~4일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에서는 민주당 단수공천 후보인 김 전 위원장이 36.4%로, 박완수 현 도지사 34%와 접전 양상을 보였습니다. 다만 국민의힘에서 윤한홍 의원과 조해진 전 의원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어 판세를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됩니다.)
 
울산 시장의 경우 김두겸 현 시장과 김상욱 민주당 의원의 양강 구도가 유력하지만, 민주당 내 경쟁이 과열되는 분위기입니다. 이선호 전 청와대 자치발전비서관과 송철호 전 울산시장, 안재현 전 노무현재단 울산지역위원회 상임대표 등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어, 당 공천에 이목이 집중됩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한동인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
관련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