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서울에서 전세난이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강해짐에 따라 매매 매물은 그나마 시장에 나오는 편이지만, 이와 대조적으로 아파트 전세 매물은 1년 새 40% 넘게 줄어든 겁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16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1만7001건입니다. 이는 1년 전인 2만8866건보다 41.1%인 1만1865건 하락한 수치입니다. 최근 1년 내에서는 가장 적은 물량이기도 합니다.
6일 서울 마포구 일대 부동산에 게시된 매물 정보. (사진=뉴시스)
매매 매물보다 전세 물건의 부족분이 더 두드러지는 상황입니다. 이날 집계된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은 7만5959건입니다. 이는 1년 전보다 하락한 수치이기는 하지만, 감소율은 17.0%(1만5504건)로 전세 물건보다는 덜 줄어들었습니다. 더군다나 매매 매물은 지난 1월19일 5만5420건으로 저점을 찍고 나서 이날까지 37.1%(2만539건) 늘어났습니다. 같은 날 최저점으로 내려간 전세 매물과는 추세가 다른 겁니다.
매물 개수가 꾸준히 하락 추세임에 따라, 전세 가격은 상승세입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1개월 전인 지난 1월에 비해 0.41% 상승했습니다.
서울의 전세 매물 품귀 현상은 상대적으로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습니다. 노원구의 경우 이날 전세 매물 물량이 271개였습니다. 이는 1년 전 1325개보다 79.5%인 1054개 줄어든 겁니다. 서울 전체 감소폭 평균인 41.1%보다 38.4%포인트 더 벌어진 수치입니다.
노원구의 한국부동산원의 2월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도 전월에 비해 0.90% 올라 서울 자치구 중 가장 높았습니다. 역시 서울 전체 0.41%보다 0.49%포인트 더 높은 상승률입니다. 2위인 성동구(0.87%)하고 0.03%포인트 차이나는 수치이기도 합니다.
대단지에서도 전세 품귀 현상은 심각한 실정입니다.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6단지(2646가구)는 전세 매물이 5건에 불과했습니다. 1년 전 64건에 비해 92.2%(59건) 줄어든 겁니다. 인근 4단지(2136가구)도 10건에 불과했습니다. 역시 1년 새 66.7%(20건) 감소했습니다.
신혼부부 등 실수요자들은 전세로 거주할 집을 구하지 못해 그나마 감당이 가능한 액수의 집 마련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상계주공 4단지와 6단지 전용면적 59㎡의 호가 범위는 7억2000만원에서 8억1000만원입니다.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인 15억원대의 절반 수준인 겁니다.
상계주공 단지 인근 A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신혼부부, 혹은 다른 신혼집에 살다가 학군 때문에 올려는 사람 등 실소유자들이 매매 매물을 구입하려고 문의를 한다"면서도 "집주인이 실거주해서 정상적으로 나온 물건은 터무니없이 비싸고, 다주택자가 내놓은 '전세 낀 매물'은 싸긴 하지만 구입할 수 있는 무주택자가 없다. 전세 낀 물건을 구입한 무주택자가 거주할 곳이 마땅히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B 중개업소 관계자도 "전세 물건이 나오면 실수요자들이 구입하겠으나, 매매 매물보다 많이 모자란다"며 "매매 물건에 대한 문의가 실수요자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