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이동통신 3사가 갤럭시S26 시리즈를 개통한 지 19일 만에 공통지원금을 대폭 인상했습니다. 통상 사전예약 개통 이후 1~2개월이 지나 지원금이 상향되는 흐름과 비교하면 이례적으로 빠른 조정입니다.
이통 3사 모두 지원금을 최대 2배 수준으로 끌어올리며 경쟁이 빠르게 격화되는 모습입니다. 신제품 효과가 빠르게 둔화된 상황에서 수요를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로 풀이됩니다. 정부가 통신비를 민생 핵심 서비스 항목에 포함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25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이날부터 갤럭시S26의 공통지원금은 최대 50만원으로 상향됐습니다. 출시 초기 대비 두 배 이상 인상된 수준입니다.
서울 시내의 휴대전화 판매점에 이동통신사 3사 로고가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SK텔레콤(017670)은 추가지원금을 포함해 가장 높은 공통지원금을 제공합니다. 출시 당시 8만~24만5000원에 그쳤던 공통지원금은 최대 50만원으로 확대됐습니다. 여기에 추가지원금도 기존 10만원에서 모델별 차등을 적용해 최대 15만원까지 늘렸습니다.
개통 당시 가장 높은 지원금을 제시했던
KT(030200)도 공통지원금을 50만원으로 상향했습니다. 다만 추가지원금은 2만5000원으로 제한돼 실질 체감 혜택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입니다.
LG유플러스(032640)는 이번 인상폭이 가장 큽니다. 당시 최대 23만원으로 3사 중 가장 낮은 수준이었지만, 이번에는 최대 50만원으로 끌어올렸습니다. 여기에 공통지원금의 15% 수준인 유통망 추가지원금(7만5000원)을 더하면 최대 57만5000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최대 지원금을 받기 위해서는 고가 요금제 가입이 필수입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월 8만9000원 이상, KT는 9만원 이상 요금제를 이용해야 최대 지원금이 적용됩니다.
KT 모델들이 갤럭시S26 개통을 알리고 있다. (사진=KT)
이통사들은 출시 이후 신제품 효과가 둔화되는 시점에 맞춰 지원금 인상 카드를 꺼낸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전자(005930)가 자급제 중심 마케팅에 집중하고, 이통사 역시 초기 홍보 경쟁에 주력하는 구조상 지원금은 낮게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후 한두 달간 3사 간 눈치 경쟁을 거치며 지원금이 오르는 흐름이 이어져왔지만, 이번에는 그 기간이 단축됐습니다.
업계에서는 갤럭시S26의 흥행 둔화를 주요 원인으로 지목합니다. 갤럭시S26 시리즈가 사전예약 기간 135만대를 판매하며 신기록을 썼지만 정식 출시 직후 대기 수요가 급격하게 소진되면서 증가세가 둔화됐다는 것입니다. 출고가 인상으로 소비자 부담이 커진 데다, 이통사들이 대리점에 지급하는 장려금을 줄이면서 유통 현장의 판매 유인이 약화된 것도 주된 요인으로 꼽힙니다.
이통 대리점 관계자는 "갤럭시S26 신제품 효과는 하루, 이틀에 불과했다"며 "추가 수요가 기대만큼 붙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습니다. 다른 관계자는 "출고가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지원금까지 낮다 보니 소비자들이 구매를 미루는 경향이 뚜렷했다"고 했습니다.
이 같은 판매 둔화는 실제 이용자 이동 흐름에서도 확인됩니다. 갤럭시 사전 개통이 진행됐던 지난 6일 번호이동 건수는 6만652건에 그쳤습니다. 주말 개통이 이어진 7일과 9일에도 각각 2만8067건, 3만4105건에 머물렀습니다. 이후 수요는 더 둔화되는 모습입니다. 지난 16일부터 21일까지 하루 평균 번호이동 건수는 2만1820건으로, KT 위약금 면제 기간 당시 하루 평균 4만7000여건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합니다.
이번 지원금 인상이 민생 물가 안정 기조에 대한 선제 대응이라는 해석도 나옵니다. 정부는 이달 민생물가 특별관리 태스크포스(TF) 회의를 통해 먹거리와 함께 통신비를 민생 핵심 서비스로 포함하고 관리 강화 방침을 밝힌 바 있습니다. 다만 고가폰 중심 시장 구조에서 공통지원금 인상만으로 체감 통신비를 낮추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안정상 중앙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겸임교수는 "지원금 인상만으로는 통신비 인하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다"며 "고가 단말기 출고가는 제조사가 유지하는 구조에서 이통사만 지원금을 올리는 방식이 반복되고 있고, 최대 지원금도 고가 요금제에 집중돼 실질적인 부담 완화로 이어지기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