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은 '미니멀리즘'이 대세

1~2인가구 겨냥 상품 매출 상승 견인

입력 : 2012-05-22 오후 5:35:25
[뉴스토마토 류설아기자]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가구 구조와 주거특성 변화' 연구 결과에 따르면 2인 이하 가구 수가 전체 구성비 중 48.2%를 돌파했다.
 
핵가족화를 넘어 '소가정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처럼 1~2인 가구가 주요 소비 주체로 자리잡으면서 소비트렌드도 변화하고 있다.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유통업계는 편의점이다. 1인 가구 비율이 높은 20~30대가 주고객층이기 때문이다.
 
해당 업계에는 소용량 소포장 상품을 경쟁적으로 출시하고 관련 제품이 주요 매출 상품으로 자리잡는 등 '미니멀리즘(Minimalism)'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미니멀리즘은 '최소한의'라는 의미의 미니멀(minimal)에 '이즘(-ism)'을 덧붙인 말로, 단순함과 간결함을 추구하는 예술과 문화적인 흐름을 뜻한다.
  
◇1인가구 겨냥 상품은 매출 '효자'
 
22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도시락과 야채청과류, 간편즉석식 등 1인 가구를 겨냥한 소용량 소포장 상품군이 전년 대비 70% 이상 신장율을 기록하는 등 매출 '효자' 상품으로 자리잡았다.
 
세븐일레븐의 소가구 대상 소포장 밑반찬 상품
특히 보광훼미리마트, GS25,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등 각 편의점 업체에서 도시락 매출 증가율은 모두 지속적으로 두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보광훼미리마트의 경우 전년 대비 26% 증가했으며, 심지어 원룸촌 밀집된 곳은 74%나 급증했다.
 
세븐일레븐 역시 올해 1분기 도시락 상품 판매율이 전년 동기 대비 76.8% 뛰어올랐다.
 
GS25도 올해 1~5월까지와 전년 동기 대비 도시락 매출 증가율은 39.2%이며, 김밥이나 삼각김밥처럼 한끼 식사 대용 품목 역시 42.6%와 31.8%로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했다.
 
가정간편식(HMR)도 인기다.
 
한 가지 요리를 만들기 위해 대형할인마트나 가게에서 각 재료를 구입해야 하는 번거로움과 남은 식재료 처리, 한 끼 식사 시간과 비용에 대한 부담 등을 덜어주기 때문이다.
 
실제로 보광훼미리마트가 지난해 11월 1인 가구를 대상으로 내놓은 가정간편식 상품은 매월 30% 이상의 매출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GS25에서도 가정간편식 매출 증가율은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매월 매출 증가율이 전월대비 최소 10.8%에서 최고 21.5%로 지속적으로 두 자릿수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도시락과 가정간편식 등이 인기인 것은 편의점의 주된 고객층인 20~30대 1, 2인 가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이라며 "편의점 업계는 이같은 인구통계학적 변화에 발맞춰 그들을 위한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쏟아내고 있다"고 말했다.
 
◇편의점에서 소비트렌드 변화 드러나
 
각 편의점 업체가 경쟁적으로 출시하고 있는 1인 가구 겨냥 상품은 한 두번에 소비할 수 있을 정도의 '소용량 소포장'이 특징이다.
 
쉽게 무르고 오래 보관하기 어려운 야채류가 대표적인 소량 포장 상품이다.
 
훼미리마트의 경우 소포장 야채청과류가 매년 72%씩 매출 증가세를 기록했다.
 
미니스톱도 990원에 고추와 마늘 등 1~2인용 야채 10종을 출시, 안정적인 수요 증가에 품목수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처럼 한끼 식사 대용 제품 중심이었던 1인 가구 겨냥 상품은 다양해지고 있다.
 
GS25의 가정간편식 브랜드 '식객'
집에서 가깝고 출퇴근길에 쉽게 들를 수 있는 편의점에서 생필품을 구매하려는 1~2인 가구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함이다.
 
앞서 훼미리마트는 미니 사이즈인 750g의 세탁 세제를 출시해 눈길을 끌었다.
 
'편의점에서 세제를 사지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에도 승승장구, 지난 1월부터 기존 4kg 이상 대용량 제품의 판매량을 넘어설 정도로 인기다.
 
또 인터넷 쇼핑을 주로 이용하지만 직장 생활을 하느라 집을 비우는 1~2인 가구의 특성을 적극 활용한 서비스도 있다.
 
훼미리마트는 일명 소비자가 배송 물건을 가져가기 수월한 편의점을 배송지로 지정하면 무료로 물건을 받아주는 일명 '픽업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1~2인 가구 소비자의 생활 패턴을 분석,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자연스럽게 매장 방문을 유도하는 전략으로 보인다.
 
해당 서비스는 입소문을 타고 알려지면서, 올해 1분기 전체 이용 건수가 지난해 대비 28%나 늘었다.
 
이와 관련 훼미리마트 관계자는 "자사는 원룸촌이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다이소 생활용품 특화를 진행중이며 저가형 생활용품도 45종이나 출시했다"며 "1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편의점에서 간단한 생활용품을 구매하려는 빈도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편의점 업계, 1~2인가구 잡기 분주
 
1~2인 소가구가 주요 소비주체로 자리잡으면서 편의점 업계는 이들을 고객층으로 흡수하기 위해 다양한 상품 연구 및 개발,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훼미리마트는 최근 아예 밥을 지어주는 즉석밥 특화점을 도입하고 속도와 맛을 중시하는 싱글족을 겨냥해 매장에 커피머신을 설치하는 등 1~2인 가구의 소비트렌드 특성을 적극 활용하고 나섰다.
 
또 다이소 생활용품 특화점(사진)을 운영하는 것은 물론, 저가형 생활용품 아이템을 확대할 방침이다.
 
GS25는 기존의 인기 상품을 1~2인 가구에 맞춰 리뉴얼해 출시할 계획이다.
 
100~150g 참치와 닭가슴살 통조림을 한 사람이 먹고 남지 않을 90g 용량으로 내놓는 것이다.
 
이와 함께 멸치볶음과 콩자반 등 밑반찬을 소용량 통조림 상품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세븐일레븐도 지난해 8월 출시한 국 도시락 2종을 확대해 타사와의 차별화 지점으로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미니스톱 역시 HMR 상품군의 찌개와 탕류를 1인이 충분히 소화할 수 있도록 300g 중량으로 줄여 내놓을 예정이다.
 
특히 현재 1인분 찌개, 탕, 고등어조림, 꽁치조림 등 1인용 조림 식품을 개발중에 있다.
 
이에 대해 GS25 관계자는 "지난해 7월 업계 최초로 가정간편식 브랜드인 '식객'을 런칭하고 지속적으로 다양한 종류의 1인용 상품을 개발 출시하고 있다"며 "앞으로 가정간편식부터 소가구가 원하는 상품이 업계 각 업체와 차별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카테고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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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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