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석유보다 물을 잡아라"..치열한 물전쟁

수처리 전문업체 인수·물환경사업본부 신설 등 시장선점 발판 마련

입력 : 2012-06-13 오후 5:26:28
[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장기화된 국내 건설시장 침체로 고심하고 있던 건설업계가 신성장동력으로 물 산업을 꼽으면서 대형 건설사들의 수(水)처리사업 시장 선점을 위한 치열한 수주전이 예고됐다.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형사들을 위주로 물 산업 전문 인력을 확보하고 토목사업본부내에 수처리 전담 태스크포스팀(TFT)을 설치하는 등 수처리 사업을 위한 전략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물 산업 전문계열사와의 공조는 물론 전문 업체를 인수하는 등 전문성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달초 GS건설(006360)은 글로벌 수처리 기업인 스페인 '이니마(Inima OHL)' 인수를 마무리하며 국내 건설사 중 최초로 유럽의 글로벌 기업을 인수합병(M&A)하는데 성공했다.
 
GS건설이 인수한 이니마는 스페인 건설그룹OHL이 100% 지분을 가진 자회사로, RO(역삼투압방식) 담수플랜트 세계 10위권의 업체다. 1957년 설립해 세계 최초로 담수 플랜트 시공한 후, 전 세계 200개 이상의 수처리 플랜트 시공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하루 20만톤의 바닷물 담수화가 가능한 세계 최대 규모의 시설을 최근 알제리에서 준공했으며 유럽 최대 규모인 하루 384톤의 슬러지 건조 플랜트 시공 및 운영기술도 갖고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이번 인수를 계기로 신성장 동력 확보는 물론 해외시장 확대라는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이니마 인수를 계기로 GS건설이 세계적인 종합 수처리기업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수자원 개발과 하수재처리시설에 대한 전략을 구체화하고 시장 공략 채비에 나선 현대건설(000720)은 지난 3월 콜롬비아에서 3억5000만달러 규모의 하수처리장 공사를 수주함으로써 수처리사업 진출 확대와 남미 건설시장 재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 2010년 물환경사업본부를 신설한 포스코(005490)건설은 해수담수화, 오·폐수 재활용사업에 진출했다. 지난 5월에는 전남 광양시에 하루 처리용량 3만t 규모의 담수화 플랜트사업을 따내며 본격적인 해수담수화 플랜트 건설 진출을 알렸다.
 
건설사 수처리사업팀 관계자는 "그동안 물 산업이 건설사들에게 정수사업 정도로만 인식돼 큰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세계적으로 환경에 대한 관심이 커짐에 따라 물 산업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건설사들의 관심 역시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물 산업이 석유산업보다 커질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건설사들의 물 산업 진출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시장 선점을 위한 전문인력 확보, 전문업체와의 기술개발 MOU 체결 등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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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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