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시대)시장은 꾸준히 성장..기업·정부 투자는 ‘답답’

오는 2018년 83조원 시장..꾸준한 성장세
정부 정책 뒷받침 없어 기업들도 ‘소극적’
전문가 “기업은 투자, 정부는 정책 지원 시스템 구축해야”

입력 : 2012-08-20 오후 2:39:03
 
[뉴스토마토 조필현기자] “시니어비즈니스 시장은 꾸준히 커지고 있지만, 정부의 정책을 바라보면 한 숨만 나오네요..”
 
고령화 사회의 해답으로 떠오르고 있는 국내 ‘시니어비즈니스’ 시장의 현주소다.
 
시니어비즈니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는 반면,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은 시장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행산업·실버영화관·요양산업은 물론 금융·정보산업 등 시니어비스니스 시장은 세분화하며 확대되고 있지만 정부의 정책 지원은 ‘총체적 부실’에 직면해 있다.
 
전문가들은 오는 2070년을 정점으로 베이비붐 세대들 수가 줄어들 것을 감안하면 기업의 과감한 투자 후 정부가 민간기업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시니어비즈니스 시장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급성장하고 있는 시니어비즈니스
 
국내 시니어비즈니스 시장은 다른 산업에 비해 상당히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20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20년까지 10년 동안 다른 산업이 4.7% 성장할 때 시니어비즈니스 시장은 12.9%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관련 시장까지 포함할 경우 전체 시니어비즈니스 시장 규모는 지난 2010년 22조1906억원에서 고령사회로 진입하는 2018년에는 83조7646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정부는 이에 따라 지난 2008년 7월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를 본격 시행, 창업 등 은퇴자들의 새로운 시니어비즈니스의 ‘장’을 열었다.
 
물론 이전부터 실버산업이라는 이름으로 은퇴 후 제2의 삶을 사는 시니어들에게 기초적인 정책을 지원했지만, 노인장기요양보험제가 사실상 국내 시니어비즈니스의 출발점이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때부터 실버주택·레저관광·요양원·건강기기 등의 노인생활용품은 물론 기능성 건강식품, 금융상품 등 각종 서비스산업도 본격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중 시니어들에게 가장 관심이 높은 분야는 단연 실버주택이었다. 노후를 안정적으로 보내는 가장 기초적인 충족 조건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금융·정보산업 등 소프트웨어 시장이 상대적으로 커질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특히 산업적인 측면에서 복지서비스 부분인 ‘여가산업’과 ‘요양산업’이 주목받고 있다.
한주영 퓨처모자이크(금융노년전문가)연구소 소장은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2008년 시행되면서 그 혜택으로 하드웨어시장(실버주택, 레저관광)이 주목받았지만, 앞으로는 시니어비즈니스의 주 타깃이 될 베이비부어들의 복지서비스가 인기를 끌 것”이라고 말했다.
 
퓨처모자이크 연구소에서 베이비부머들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에서도 복지서비스 분야가 향후 가장 필요하거나 늘려야 할 분야로 꼽혔다.
 
◇여가·영화산업 인프라 부족..‘요양’은 보호사 공급과잉
 
그러나 시니어비즈니스 시장에서 정부가 주도하는 분야는 상당히 적은 데다, 민간에 대한 지원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우선 여가산업의 경우 60대 이상의 해외여행객 규모는 전체의 9%를 차지하지만, 고령자에 맞춤화된 여행사는 지난 2011년 현재 실버투어여행사와 실버아시아나 등 2개사 뿐이다.
 
앞으로 시니어 여행자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을 감안하면 이들에 특화된 여행 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지난해 고령층 영화 관객수는 총 15만명을 넘어 섰다. 특히 대표적인 시니어 영화라 할 수 있는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관객 수 150만명을 돌파했다.
 
 
하지만 실버영화관은 전국에서 서울에만 2곳 뿐이다. 일반 영화관(2011년 기준)이 292개인 것과도 상당히 대조적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정부가 여행산업은 고령자 특화 프로그램 개발하는 민간을 지원하고, 영화산업은 기업의 재정을 후원해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요양산업 역시 양적 측면에서는 재정규모가 적어 수혜자가 많지 않고, 질적 측면에서는 요양보호사 공급초과로 처우가 열악한 상황이다.
 
특히 요양보호사 자격증 소지자는 지난해 100만명에 달했지만 산업 종사자 비율은 2008년 이후 24~26%대로 1인당 월평균 급여비는 57만4335원 수준이다.
 
요양보호사의 과잉공급은 일정교육만 이수하면 자격증을 받을 수 있는 허술한 체계 때문이다.
 
보건복지부 노인과 관계자는 “중앙 및 지방정부가 같이 재원조달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요양보호사 자격제도는 일반인에서 간호사 등 전문요건을 갖춘 자로 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기업은 투자-정부는 지원' 시스템 구축 시급
 
시니어비즈니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현실을 감안할 때 시니어비즈니스 시장 발전을 위해서는 민간기업이 보다 과감하게 투자하고, 정부가 이를 정책으로 지원하는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숙응 숙명여대 원격대학원 실버산업전공 주임교수는 “노인들에게 일자리를 마련해 주는 것은 사회 참여를 통한 삶의 만족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의료비 감소에도 기여한다”며 “기업은 적극적인 투자를 해야 하고, 정부는 보다 적극적인 노인 정책을 추진하면 이를 뒷받침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숙희 한양사이버대학교 시니어비즈니스학과 교수는 “정부가 노인 문제 개선을 위한 대책들을 내놓고 있지만 아직 걸음마 단계에 있다"며 "현재 제공하는 일자리들은 단순 업무에 불과하고 기간도 짧은 만큼 장기 취업률을 높이고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도록 일자리 영역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조필현 기자
조필현기자의 다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