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삼성의 윈윈 전략, '투자유치'와 '시장확보'

중국 "삼성 거대자본 끌어와 투자유치 할 목적"
삼성 "中 시장 거점 확보 및 확장 계획"

입력 : 2013-04-09 오후 5:38:13
[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아시아판 다보스포럼을 추구하는 '보아오(博鰲) 포럼'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신임 이사로 임명하는 등 중국과 삼성의 '거리 좁히기'가 가시화되고 있다.
 
중국 언론들은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2박3일의 일정으로 중국 하이난다오의 보아오에서 개최된 '제12회 보아오 포럼'에서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신임 이사로 선발된 것과 관련해 중국이 삼성과의 거리 좁히기에 성공적인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6일 '보아오 아시아포럼 2013년 연회'에서 신임 이사로 임명됐다.
 
지난 7일(현지시간) 중국 언론 '시나(新浪)'는 '이재용 신임이사, 향후 금융 등 다방면으로 中 시장 개발할 것'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 부회장이 중국에 투자자로서 막중한 임무를 맡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지난 5일 하이난다오 보아오섬의 한 식당에서 열린 저녁만찬에서 "삼성은 중국에 연구시설과 생산시설 및 3개의 유통망을 이미 갖춰놨다"며 "삼성은 앞으로 중국 시장에 더 집중해 중국인에게 사랑받고, 중국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기업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중국 시장에 대한 이재용 부회장의 행보는 올 들어 본격화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7개월동안 중국을 세번 방문하며 다양한 비즈니스 활동을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삼성물산(000830)을 중국에 진출시켜 중국 금융권에 대한 점진적 파악에 나섰고, 앞서 삼성생명(032830)은 중국국제항공과 손잡고 보험회사를 설립했다. 또 삼성화재(000810)는 중국 최초로 외자 소유의 화재보험사로 등록됐고, 삼성증권(016360)은 상하이와 홍콩에 지사를 세웠다.
 
중국의 한 재계전문가는 "삼성이 전자 부문뿐만 아니라 건설과 금융 등 각종 영역에서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며 "이는 중국이 지닌 거대한 잠재력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의 경영 실적을 위해 앞으로 중국에서의 사업규모를 적극적으로 확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중국에서도 삼성 자본의 진입을 반기는 기색이다.
 
상하이 지역지 원훼이(Wenhui)는 "삼성이 중국 시장에 진출한 뒤로 일부 시장이 급속한 발전을 누리고 있다"며 "향후 삼성이 중국에서 혁신과 연구개발, 첨단기술장비산업에 투자해 상하이와의 협력을 한층 더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보도했다.
 
이 부회장이 9일 새벽 한국에 돌아와 기자들을 향해 "시진핑 주석부터 중국 관리들까지 한국과 삼성에 대해 너무 많이 잘 알고 있더라"며 "(이러한 중국의 관심에)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5일 열린 저녁만찬에서 300여명의 회원들에게 "오늘 여러분을 만나뵙게 되서 참 기쁩니다. 감사합니다"라고 유창한 중국어로 얘기해 참석자들에게 놀라움을 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아오 포럼은 아시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포럼으로 아시아의 문제와 신흥시장의 경제를 깊이 있게 탐구할 수 있는 자리로 손꼽힌다. 지난 2002년 중국 하이난다오의 휴양지 '보아오'에서 첫 총회가 개최된 뒤로 매년 4월 같은 곳에서 회의를 열고 있다.
 
이번 포럼에는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전 일본 총리와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 오얀타 우말라 페루 대통령, 줄리아 길라드 호주 총리 등 각국을 대표하는 정상들과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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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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