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내년 과학기술 R&D에 11.7조 투자"

"실패 겁내는 병폐 근절 위해 R&D 재도전 기회 제공"

입력 : 2013-08-04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이한승기자] 정부가 내년 과학기술 연구개발(R&D)에 11조6750억원을 투자한다. 아울러 R&D 재도전 기회를 제공하고 30개 과학기술을 대상으로 전략로드맵도 수립한다.
 
정부는 지난 2일 정홍원 국무총리 주재로 '제2회 국가과학기술심의회'를 열고 내년도 국가연구개발사업 예산 배분·조정(안)을 확정했다.
 
◇내년 R&D 11.7조 투자..올해 대비 2.2%↑
 
정부는 내년 국가 R&D 사업 중 국방·인문사회 분야를 제외한 414개 주요 R&D 사업에 대해 올해보다 2.2% 증가한 11조6750원을 투자한다.
 
이와 함께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투자는 올해보다 5.9% 늘린 총 3조9112억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이 중 ▲'창업성장기술개발사업'에 1414억원 ▲'중소기업기술개발인력활용지원'에 115억원 ▲'협업기반의 산업활력제고사업(비타민프로젝트)'에 169억원 등 창조경제 핵심분야 사업에 올해보다 26.7% 증가한 1조135억원을 지원한다.
 
아울러 국민 안전과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R&D에 올해 대비 16.2% 증액된 6407억원을 투자한다.
 
뿐만 아니라 투자효율성 제고에 초점을 두고 부처별·사업별로 강력한 세출 구조조정을 통해 6020억원의 예산을 절감하기로 했다.
 
정부는 물가상승률에 비해 큰 변화가 없는 내년 R&D 예산이 아쉽다는 지적에 대해 "불가피했다"고 반박했다.
 
박항식 미래창조과학부 과학기술조정관은 "재정여건이 좋지 않게 전망되기 때문에 (예산의 소폭 확대는)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또 "세출 구조 조정을 과감히 해 약 6020억원의 재원 마련한 것은 의미있다"며 "앞으로 불필요한 예산은 줄이고 새로운 예산은 확보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성실한 실패 연구자 대상 재도전 기회 제공"
 
정부는 목표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도전적 연구를 기피하고 실패의 경험도 사장됐던 기존 R&D 사업의 병폐를 근절하고자 R&D 재도전 기회 제공을 위한 가이드라인도 만들었다.
 
이번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연구결과 '실패'로 판정된 과제에 대해 '연구결과의 성실성'과 '연구과정에서 도출된 가치' 등 2가지 측면의 평가가 이뤄진다.
 
우선 연구결과가 '목표 미달' 판정을 받을지라도 연구수행 방법이나 과정 등이 우수한 연구과제들에 대해서는 '성실수행'으로 인정해 참여제한과 연구비 환수 등의 제재조치를 모두 면제한다.
 
이어 후속연구에 도움을 주거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한 경우에는 다시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재도전 기회를 부여하기로 한 것.
 
이를 위해 정부는 해당분야 관련 전문가로 구성된 '성실수행 평가단'을 구성해 평가를 수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연구실패 인정에 따른 연구자들의 도덕적 해이 방지를 위해 연구실패와 관련된 내용은 데이터베이스(DB)로 관리하고 우수한 실패사례를 선정한 사례집도 발간할 예정이다.
 
◇30개 기술 대상 전략로드맵 수립
 
정부는 지난달 8일 발표된 '제3차 과학기술기본계획'에 따라 선정된 30개 기술을 대상으로 전략로드맵을 수립한다.
 
30개 기술에는 ▲IT융합 신산업창출 8개 ▲미래성장동력 확충 7개 ▲깨끗하고 편리한 환경조성 6개 ▲건강장수시대 구현 5개 ▲걱정없는 안전사회 구축 4개 등이 포함됐다.
 
이번 로드맵은 내년 2월까지 마련되며 향후 10년간의 단계별 기술확보 전략 뿐만 아니라 실용화·사업화 전략, 법·제도적 개선사항 등이 포함될 계획이다.
 
또 '제3차 농업생명공학육성 중장기 기본계획'을 수립해 농·축산업의 지식기반형 고부가 산업으로의 전환을 촉진한다.
 
이번 계획에는 농업생명공학 R&D에 오는 2017년까지 총 6567억원을 투자해 ▲IT·나노기술 등 융복합 분야 ▲산업 및 식의약 신소재 개발 ▲유전체 대량분석 ▲친환경 작물보호 및 저에너지 투입 기술 등 전략기술을 중점 개발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정홍원 총리는 "그동안 선진국의 기술을 모방·개량하는 빠른 추격자 전략으로 급속한 경제발전을 이루었으나 추격형 전략과 단순한 R&D 투자의 양적 확대로는 한계에 봉착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앞으로의 R&D는 새로운 분야를 먼저 개발해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는 선도자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항식 미래창조과학부 과학기술조정관이 지난 2일 미래부에서 브리핑을 통해 '2014년도 국가연구개발사업 예산 배분·조정(안)'을 발표했다.(사진=이한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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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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