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증권·은행 "저성장·고령화로 힘들다"

입력 : 2013-11-26 오전 8:02:52
[뉴스토마토 김동훈기자] "저성장·저금리로 은행의 순이자 마진이 감소해 수익성을 확보하기 굉장히 어려운 상황입니다.", "한쪽에선 보험사들이 노력해서 연금 많이 팔라고 합니다. 그런데 재무건전성도 강화하래요. 불가능한 걸 동시에 요구합니다.", "매물로 나와 있는 증권사가 10곳이 훌쩍 넘습니다. 여기 계신 분들 돈 좀 있으면 증권사 하나 사면 됩니다. 그렇게 비싸지 않습니다. 이게 아마 증권사 상황을 그대로 반영하는 걸 겁니다."
 
25일 금융연구원이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저성장 고령화가 금융산업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 방안'을 주제로 개최한 토론회에서 나온 얘기다. 이번 토론회는 보험·증권·은행의 수장급 인사들이 저성장·고령화로 '힘들다'고 하소연하는 성토장이 됐다.
 
권선주 기업은행(IBK) 부행장은 "내년에도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는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며 "경제의 저성장 저금리으로 인한 은행의 저수익으로 은행들의 고민이 상당히 깊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권 부행장은 "금융권에서 적정 수익을 내는 것에 대한 시장 참여자들의 인식 대전환이 필요하다"며 "오는 12월부터 자본규제, 유동성 규제가 들어가게 되면 은행은 자본만 들고만 있고 대출과 투자에 투자할 한도가 줄어들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분자인 이익을 내지 않으면 분모인 대출을 늘릴 수 있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며 "금융산업이 발전하고 국가경제가 발전하려면 은행의 적정 수익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박진호 교보생명 전무도 "보험업계는 평균 수명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생존 리스크'를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지 고민이 있다"며 "최근 일고 있는 '연금상품 활성화' 논의도 좋은데 다 팔고 나면 어디에 투자하면 되냐는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산운용을 할 곳이 마땅치 않다"며 "자산운용을 혁신적으로 하려고 하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재무건전성 강화' 탓에 상품 개발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만희 미래에셋증권 대표 또한 "은행과 보험쪽에서도 저성장·고령화에 따른 금융시장 영향에 대해서 말씀해주셨는데 증권업도 대단히 리스키한 상황으로 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시장에 매물로 나와있는 증권사들을 일일이 언급하며 "증권업은 굉장히 어려운 상황으로 가고 있다"며 "인수·합병(M&A)과 대형화를 통해 증권업 개편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증권쪽을 간단히 정리해보면 자산운용도 어렵지만 위탁 수수료 감소와 함께 수수료가 거의 없는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도입으로 수익성이 줄고 있다"며 "다만, 기회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선은 금리가 굉장히 낮아졌기 때문에 투자상품 수요가 늘어났다는 점이 기회요인이고 부동산 시장에서 나오는 자산을 소화하는 것 또한 기회"라며 "이를 위해 재무 설계에 대한 수수료 체계 마련, 해외 투자·개인연금펀드에 대한 세제 혜택, 영업용순자본비율(NCR) 규제 완화에 대한 근본적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 금융연구원이 25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저성장 고령화가 금융산업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 방안'을 주제로 개최한 토론회(사진=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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