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협회싸움으로..이경호 회장, 한독 격려방문

입력 : 2013-12-12 오후 5:15:25
[뉴스토마토 조필현기자] 양 협회 간 집단싸움으로 번질 태세다.
 
이경호 한국제약협회 회장이 12일 한국도매협회와 유통마진을 놓고 정면충돌하고 있는 한독을 격려 방문하면서 싸움은 협회 간의 전면전으로 치닫게 됐다.
 
이 회장은 이날 김철준 한독 사장과 만나 “거래 당사자 간의 협상에 의해 해결돼야 할 일에 단체가 집단적으로 개입해 물리적 힘을 행사하는 것은 명백히 공정거래법과 약사법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 협회의 기본입장”이라고 밝혔다.
 
제약의 유통을 전담하고 있는 한국도매협회를 정면으로 비난하면서 한독에 대한 제약협회의 응원도 전했다. 사실상 싸움에 직접 개입한 것으로, 제약협회는 앞서 지난 4일 긴급이사회를 열고 한독 제품의 유통을 집단 거부한 도매협회를 향해 "결코 용납할 수 없는 불법적 실력 행사"라며 즉각 중단을 촉구한 바 있다. 
  
◇이경호 한국제약협회 회장(오른쪽)은 12일 한국도매협회와 유통마진을 놓고 정면충돌한 한독을 격려 방문한 자리에서 “도매협회가 물리적 힘을 행사하는 것은 명백히 공정거래법과 약사법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 협회의 기본입장”이라고 밝혔다.(사진=제약협회)
 
이 회장은 이어 “회원사가 사업자단체의 부당한 압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협회 의지도 전달하고, 다른 회원사들도 사태의 내용을 상세히 알아야 한다는 차원에서 방문하게 됐다”고 방문 목적을 설명했다.
 
제약사들 내에서도 양 협회 간 싸움으로 변질되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의 눈길이 많은 만큼 이를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특히 도매협회의 요구를 수락할 경우 다른 제약사들도 같은 요구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내포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김철준 한독 사장은 “이경호 회장 말에 대해 전폭적인 공감을 갖고 있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 회장은 이어 신병으로 수술 후 요양 중인 김영진 한독 회장과 별도의 전화 통화를 갖고 쾌유를 기원했다.
 
그는 “한독을 포함한 국내 제약 산업계가 연간 2조원대의 지속적인 약가인하 손실로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며 “도매업계도 이러한 제약업계의 고통을 외면하기보다 분담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는 여론이 일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의 지적에도 여론은 무관심으로 싸늘함을 표현하고 있다는 평가다. 도매협회가 '갑의 횡포'로 한독 행태를 규탄하며 1인시위를 이어가는 등 여론의 관심을 끌기 위해 매진하고 있지만 실제 관심은 그리 크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다만 자칫 싸움이 장기화될 경우 여론의 차가운 시선만 짙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특히 불법 리베이트로 홍역을 치른 제약업계가 또 다시 이해관계에 사로잡혀 집안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것에 대해 양측 모두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지적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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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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