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판 "권은희와 통화가 외압이라니..가슴 아파"

입력 : 2013-12-19 오후 7:21:18
[뉴스토마토 전재욱기자]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국정원 대선개입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혐의로 기소된 데 대해 "모멸감을 느낀다"며 법정에서 억울함을 호소했다.
 
김 전 청장은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재판장 이범균) 심리로 진행된 자신의 재판에서 피고인 신문 중 발언 기회를 얻어 심정을 털어놨다.
 
김 전 청장은 "경찰조직이 저의 건으로 범죄집단으로 매도되고, 불법 지시에 편승한 것으로 인식돼 있다"며 "특정인(권은희)의 진술에만 의존해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은 나보고 짜깁기 수사결과를 발표했다는데, 짜깁기 기소가 아닌가 싶다"며 "모든 것이 이것(권은희의 진술)으로 유죄증거로 기소가 돼 밤새도록 술마시고 울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사건을 수사중에 권은희 전 서울 수서경찰서 수사과장(현 서울 송파경찰서 수사과장)에게 전화한 데 대해 "당시 진심을 담아서 칭찬하고 격려했다. 이게 외압이라고 하니 정말 가슴이 아프다"고 밝혔다.
 
권 과장은 이 사건과 관련해 법정에 증인으로 나와 김 전 청장이 전화를 걸어 영장 신청을 막았으며, "수사과장 7년 동안 영장과 관련해 지시받은 건 처음"이라고 증언한 바 있다.
 
김 전 청장은 경찰청장으로 승진하기 위해 당시 박근혜 후보의 당선을 도운 것이라는 의혹에 대해서는 "개인 영달에 눈이 멀어 조직을 팔아먹었다는 관점에서 기소돼 참을 수 없는 모욕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 전 청장은 자신은 증거물 분석은 내용보다 결과가 중요하다고 여겼기 때문에 증거분석 진행 상황 전반을 보고받지도 않았다고 했다.
 
증거분석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 수 없었기 때문에, 수사 축소나 은폐 등의 지시를 내릴 수 없는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전문적인 사안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지휘하지 않았다. 전적으로 분석은 분석팀에 맡기고 수사는 수사팀에 맡겼다"며 "이들이 최선을 다하도록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또 "서울청장이라고 해서 벼슬이 높다고 해서 모든 걸 결정하고 판단하는 게 아니다. 모든 사항을 미주알고주알 보고받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조서를 보고 잠을 못잤다. 조사실에서 내가 한 말이 다 빠지고 거두절미됐다"며 검찰수사가 부당했다고 주장했다.
 
◇서울법원종합청사(뉴스토마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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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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