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 빠진 연세암병원..득실은?

입력 : 2014-02-10 오후 4:00:00
[뉴스토마토 이경화기자]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이 새 암병원 명칭을 ‘연세암병원’으로 확정한 가운데, ‘세브란스’ 명칭이 빠진 것을 놓고 병원 안팎에서는 득(得)과 실(失)을 따지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오는 4월 개원을 앞두고 있는 ‘연세암병원’ 전경.(사진=세브란스병원)
 
연대 세브란스병원은 최근 법인이사회를 통해 실무진 논의와 의과대학 전체교수 대상 공청회를 거쳐 새 암병원 명칭을 ‘연세암병원’으로 최종 승인했다. 지난 2010년 7월 착공에 들어간 연세암병원은 약 4년 만에 연면적 10만5201㎡ 규모로 지하 6층, 지상 15층, 총 454병상으로 오는 4월7일 진료를 시작, 같은 달 30일 공식 개원한다.
 
연세암병원은 기존 연세암센터가 암병원 규모의 새 건물로 옮겨가는 것으로, 직제는 세브란스 병원 소속이었던 연세암센터와 달리 연세의료원 산하로 편입된다.
 
현재 연세대는 연세의료원이 신촌세브란스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용인세브란스병원, 광주세브란스정신병원 등 5개 병원을 운영 중이며, 연세원주의료원이 원주기독세브란스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연세재단은 지난해 초 세브란스 브랜드 강화를 위해 산하 병원 중 유일하게 ‘세브란스’ 명칭을 사용하지 않고 있던 원주기독병원을 원주세브란스병원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세브란스 브랜드 마케팅을 시도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번 세브란스 새 암병원 명칭에서는 ‘세브란스’가 제외되면서 병원 안팎에서는 엇갈린 정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연세의대 P 교수는 10일 “개인적으로는 ‘세브란스’ 브랜드 명칭을 단일화해서 세브란스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이어가는 것이 맞다고 본다”며 “세브란스병원이 세계로 뻗어나가려면 브랜드 파워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는 “현재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빅5병원들이 암병원을 운영 중인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암병원의 이미지를 각인시키기 위한 변화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우려에 대해 의료원 측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연세의료원 관계자는 “우리나라 최초의 암센터가 지닌 상징적인 의미를 잇기 위해 기존 연세암센터의 이름을 물려받은 것”이라며 “오히려 해외에서는 ‘연세’ 명칭이 ‘세브란스’ 보다 알려져 있다”고 반론했다.
 
암병원 명칭에 세브란스 브랜드 사용은 별개의 문제라는 점도 피력했다.
 
이 관계자는 “인력, 자원 등을 세브란스와 공유하고 상호지원 체계로 운영한다”면서 “기존 세브란스병원 15대 암클리닉도 센터로 승격해 암병원으로 들어간다. 새로 태어나는 암병원은 국내뿐 아니라 세계에서 경쟁하는 기관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세브란스는 1969년 연세암센터 설립 이후 45년 만에 암병원 건립으로 ‘연세암병원’을 통해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이철 연세의료원 원장은 올 1월 신년사를 통해 “암병원은 의료원 산하병원 중의 하나가 아닌, 제2의 세브란스병원”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는 물론 아시아, 나아가 세계 최고 수준의 암병원으로 만들어야 할 책무를 졌다”며 “암병원의 성공과 성공 DNA를 의료원 전체로 확산시키고, 유전자 맞춤 진료와 최고의 생존율, 그리고 환자와 보호자에게 친근한 병원, 암예방부터 퇴원 후까지 일관된 관리를 제공하는 등 그동안 다른 병원에서 경험할 수 없었던 완전히 차원이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과제”라고 강조했다.
 
최근 세브란스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연세암병원’ 슬로건 공모전을 실시하는 등 병원 이미지 각인을 위한 홍보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앞서 진행된 메디컬 드라마(메디컬탑팀) 촬영을 위해 건립중인 암병원을 무상으로 대여해 주기도 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이경화 기자
이경화기자의 다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