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내수기업은 옛말..수출기업으로 재탄생

수출, 내수 매출 추월..창사 이래 최초

입력 : 2014-02-11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SK그룹 총 매출에서 수출이 내수를 추월했다. SK그룹의 수출이 내수 비중을 넘어선 것은 1953년 그룹 창립 이후 처음이다.
 
기존 정유와 통신 사업 중심에서 탈피해 화학과 반도체, 석유화학 등 사업을 확장하는 등 체질개선이 주효했다는 분석. 그간 내수 기업으로 깊이 각인돼 왔다는 점에서 수출기업으로서의 변신은 의미 있다는 평가다.
 
11일 SK그룹에 따르면 상장사 15개 계열사(지주사 SK㈜ 제외)의 2013년도 연간 실적을 분석한 결과, 총 매출액 147조9055억원 가운데 수출은 76조7322억원으로 51.9%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는 71조1732억원(48.1%)으로 수출이 내수를 5조5589억원 초과했다.
 
그룹 내 비상장 계열사 가운데 주력회사인 SK E&S, SK해운, SK건설 등을 포함해도 그룹 전체 수출 실적이 내수를 6585억원이나 앞섰다. 실제 상장 계열사들 실적에 이들 주요 비상장 3개사 실적을 더해도 수출은 82조4645억원, 내수는 81조8060억원으로 집계됐다.
 
◇출처=SK그룹
 
이 같은 수출기업으로의 재탄생은 SK그룹의 주력사업 부문이 과거 에너지와 통신 중심에서 화학, 반도체, 석유화학 등 수출형 중심으로 완전히 재편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SK 측은 설명했다.
 
SK그룹은 지난 2011년까지만 해도 상장사 기준, 수출이 내수보다 19조5692억원 가량 적었다. 지난 2012년 SK하이닉스를 인수한 뒤 7818억원까지 격차가 줄면서 균형을 맞췄고, 드디어 지난해부터 수출이 내수를 앞지르기 시작했다.
 
SK그룹이 수출기업으로 확고히 자리잡은 주된 요인은 SK이노베이션과 SK네트웍스, SK케미칼, SK가스, SKC 등 SK그룹의 수출을 담당해 온 전통적 수출 강자들이 어려운 경영환경에도 꾸준히 해외시장에서 성과를 거뒀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은 석유제품 수출 확대, 신규 해외시장 개발, 해외 석유 개발 등을 통해 수출 실적을 견인해 오고 있다. 화학 부문 계열사인 SKC와 SK케미칼은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 등을 잇따라 개발하면서 수출 실적이 견조한 흐름을 이어오고 있다.
 
여기에 연간 수출액이 10조원대에 이르는 SK하이닉스가 2012년 그룹에 편입되면서 그룹 전체 수출실적이 큰 폭으로 늘었다.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 컨트롤러 업체인 미국 LAMD사를 인수하는 등 공정 미세화를 통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고히 굳히고 있다.
 
동시에 SK이노베이션과 SK텔레콤 등 내수를 기반으로 한 기존 양대 축에 수출 중심의 SK하이닉스가 더해지면서 삼각편대로 진용을 재구축, 포트폴리오 안정화를 꾀했다. 지난해 SK하이닉스가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면서 여타 계열사들의 부진을 상쇄할 수 있었다. 든든한 효자로서의 자리매김이다.
 
SK그룹은 수출기업으로의 체질 개선에 성공한 근본적인 배경에 최태원 회장의 강력한 글로벌 영토확장 의지가 자리잡고 있다고 자평했다.
 
최 회장은 지난 2004년 이후 그룹 및 개별기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글로벌 성장이 필수라고 판단, '부진불생(不進不生: 앞으로 나가지 못하면 죽는다)'이라는 화두를 제시하며 수출 드라이브를 본격적으로 걸었다. 이후 직접 지구촌 곳곳을 누비며 자원 개발과 해외 판로 확보에 적극 나섰다.
 
SK그룹 관계자는 "올 한해 미국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신흥시장 불안 등 대내외적 난관이 예상되지만 SK만의 품질 경쟁력을 앞세워 수출실적을 계속해서 확대할 것"이라며 "수출을 통해 국가경제에 지속적으로 기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 회장의 장기부재는 수출기업으로의 변신에 성공한 SK그룹에게 뼈 아프게 다가온다. '따로 또 같이 3.0'을 통해 기존의 수직적 위계체제에서 계열사별 자율독립경영 체제로 전환했다고는 하나, 글로벌 비전을 갖춘 최 회장의 자리가 비면서 전략적 의사결정 등도 지연되는 모양새다. 이는 곧 '성장'보다는 '안정', 현상유지를 택한 근원적 배경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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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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