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역할 못하는 수출지원기관, 생존전략 고민 절실

입력 : 2014-03-26 오후 1:46:19
[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정부가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해 수출을 적극 장려하지만 정부 산하 수출기관들은 제역할을 못한다는 지적이다. 전기·전자, 기계 등 일부 주력 수출품 위주로 지원책을 펼치고 농산물 등 무역적자가 쌓이는 분야에서는 힘을 못쓰고 있다.
 
지난 24일부터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는 유럽과 중동 등에서 가스산업 관계자 1만5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제 가스산업 박람회 '가스텍(Gastech) 2014'이 열렸다.
 
이번 행사에서 우리나라는 현대중공업(009540) 등 100여개 업체가 전시관을 마련하고 바이어를 상대로 기술·제품 홍보와 수출상담회 등을 진행 중이며, 정부는 박람회를 통해 중소기업의 판로개척에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정작 박람회에서 만난 중소기업 관계자들은 정부의 수출지원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동안 수출지원이 대부분 대기업 중심으로 진행되고 중소기업 지원은 일회성 지원으로 그치거나 제대로 된 피드백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
 
◇가스텍 2014 행사가 열린 일산 킨텍스 현장(사진=뉴스토마토)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수출기업 중 중소기업은 8만7000여개지만 5만달러 이상을 수출한 곳은 3만6000여개 뿐이었다. 또 전체 수출에서 중소기업 비중은 30%대에 그쳤고 77%는 환위험 관리를 전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중소기업의 수출실적이 저조하고 기업의 정책지원 체감도가 낮은 것은 이들을 지원하려는 수출기관의 노력이 좀처럼 보이지 않고 지원규모도 작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나 한국무역보험공사, 중소기업진흥공단 등에 문의한 결과, 이들이 마련한 해외 전시회에 참가하는 중소기업은 한해 2000여곳 남짓이고 환변동 보험 혜택을 입는 곳도 8만7000여개 업체 가운데 1% 수준에 그쳤다.
 
이는 무역적자가 쌓이는 농수산업에서 더 심각하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2년 우리나라의 농업 수출은 73억달러, 수입은 304억달러로 231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미국 등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에서의 농산물 수입은 매년 급증세다.
 
이런데도 수출상담회 대부분은 기계와 전자·전기, 조선기자재, 석유·화학 등 수출 주력품 위주. 농수산업은 정부가 특별히 연 행사가 아니면 빛을 보기 어렵고 어쩌다 한번 열리는 농수산물 수출상담회는 피드백이 잘 안 이뤄져 별 도움이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센터) 주간행사계획(자료=aT센터)
 
농수산 수출을 종합지원한다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센터) 역시 마찬가지다. aT센터에 문의한 결과, 본사 전시장과 강당 등에서 여는 행사는 대기업 주주총회, 한국 퀼트 페스티벌, 웨딩페어 등 농수산식품 수출이나 농림어업 활성화 등과 무관한 분야다.
 
이에 수출지원기관이 본래 임무를 깨닫고 생존전략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통상정보학회 관계자는 "경제발전 초기에는 전반적인 무역활성화를 위해 대형사업과 주력상품 위주로 지원했다"며 "그러나 이제는 수출활용도나 수출역량이 낮은 기업을 수출기관이 적극 지원하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원성과가 금방 나오는 대기업이나 수출 주력품 위주의 지원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
 
중소기업이 수출지원기관의 서비스와 품질, 지원 만족도, 활용도 등을 평가해 지원기관의 신뢰성과 경쟁력을 높이자는 주장도 있다.
 
국제무역연구원 관계자는 "수출기관의 기능과 역할을 중소기업이라는 수요자 입장에서 평가할 수 있는 평가체계의 개선이 필요하다"며 "기업과 수출기관간 서비스 만족도, 활용도, 수출성과를 분석하고 지원기관의 신뢰성과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전경(사진=뉴스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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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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