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수명 OECD 평균 웃돌지만 자살률 10년째 1위

남성 흡연율·의사 진찰 건수 OECD 1위
병상·의료장비 구축 수준 높아..의료인력 수는 적어
국민의료비 중 공공재원 비중은 54%..OECD 평균은 72%

입력 : 2014-07-02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김동훈기자]우리나라의 기대수명은 최근 5년간 급증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웃돌았으나, 자살률은 10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남성 흡연율과 의사 진찰 건수는 OECD 1위였다.
 
병상·의료장비 구축 수준은 높지만, 의료인력 숫자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 의료비 가운데 공공재원 비중은 54%에 불과해 OECD 평균 72%와 비교됐다.
 
2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4년 OECD 건강 데이터(Health Data)' 분석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기대수명은 지난 2012년 기준 81.3년으로 OECD 평균 80.2년보다 1.1년 길다. 기대 수명은 지난 2007년보다 1.9년 증가해 OECD 평균 증가 수준인 1.2년보다 큰 폭으로 늘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자살에 의한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29.1명으로 OECD 평균 12.1명보다 17.0명이나 높았다.
 
이는 지난 2011년 33.3명보다는 감소한 것이지만, 지난 2007년 28.7명보다 증가한 수치다. 10년째 1위다. OECD 회원국 중 자살률이 가장 낮은 국가는 터키로 1.7명이다.
 
영아 사망률은 출생아 1000명당 2.9명으로 OECD 평균 4.0명보다 1.1명 낮았다. 지난 2007년 3.6명에서 다소 감소했다. 일본과 핀란드, 노르웨이 등 11개국의 영아사망률은 3.0명 미만이다.
 
암에 의한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183.3명으로 OECD 평균 207.5명보다 24.2명이 낮았다. OECD 회원국 중 멕시코, 터키, 핀란드, 이스라엘, 스위스에 이어 6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허혈성 심장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43.2명으로 OECD 평균 119.2명보다 낮았으나, 뇌혈관질환에 의한 사망률은 76.5명으로 OECD 평균 68.1명보다 높았다.
 
15세 이상 1인당 연간 주류 소비량은 순수 알코올 9.1리터(ℓ)로 OECD 평균 9.0리터와 비슷했다.
 
흡연은 주류 소비량과 달리 OECD 평균을 웃돌았다. 15세 이상 인구 중 매일 담배를 피우는 인구의 백분율인 흡연율은 21.6%로 OECD 평균 20.3%보다 다소 높았다.
 
여성 흡연율은 5.8%로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낮았으나, 남성 흡연율은 37.6%로 OECD 회원국 가운데 그리스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과체중과 비만 인구 비율은 31.8%로 OECD 회원국 중 일본에 이어 2번째로 낮았고, OECD 평균 56.8%보다 매우 낮았다.
 
(자료=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건복지부)
 
◇병상·의료장비 구축 수준 높지만, 의료인력 숫자 적어
 
우리나라의 병상과 의료장비 구축 수준은 OECD 회원국보다 우수한 편이었으나, 의료인력 수는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었다.
 
총 병원 병상 수는 인구 1000명당 10.3병상으로 OECD 평균 4.8병상보다 2.1배 많았다. OECD 회원국 대부분에서 지난 5년간 총 병원 병상 수가 줄어든 반면, 우리나라는 1.4배 증가했다.
 
자기공명영상장치(MRI) 보유 대수는 인구 100만 명당 23.5대로 OECD 평균 14.0대보다 9.5대 많았다. 컴퓨터단층촬영(CT) 스캐너 역시 인구 100만 명당 37.1대를 보유, OECD 평균 24.1대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반면, 임상의사 수는 인구 1000명당 2.1명으로 OECD 평균인 3.2명보다 1.1명 적었다. 이는 OECD 회원국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의대 졸업자 수도 인구 10만 명당 8.2명으로 OECD 평균 11.1명에 비해 낮았다.
 
임상간호사 수는 간호조무사를 포함해도 인구 1000명당 4.8명으로 OECD 평균 9.3명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자료=OECD, 보건복지부)
 
◇한국인, 병원 가장 자주 가고 입원 일수도 길어..의료비 급증세
 
국민 1인당 연간 14.3회 의사 진찰을 받아, OECD 회원국 중 1위를 기록했다. 이는 OECD 평균 6.9회보다 2.1배나 높은 것이다.
 
환자 1인당 평균병원재원일수도 16.1일로, OECD 평균 8.4일보다 1.9배 길어 일본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특히 지난 5년간 병원 내 장기요양병상과 시설의 침상 수가 급격하게 증가한 점도 두드러졌다.
 
실제로 65세 이상 노인 인구 1000명당 장기요양을 위한 병원병상과 시설침상은 50.1개로 OECD 평균 50.5개와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지난 2007년 24.4개보다 2배 이상 늘어났다.
 
이에 따라 국민의료비는 OECD 평균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지만,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국민 의료비로 97조1000억원을 지출했다. 이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7.6%로 OECD 평균 9.3%보다는 낮으나, 연평균 증가율은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높은 것이다. 최근 5년간 우리나라 국민 의료비 실질 증가율은 6.6%였고 같은 기간 OECD는 2.3%다.
 
의료비는 급증 추세지만, 국민의료비 중 공공재원의 비중은 54.5%(52조9000억원)로 OECD 평균(72.3%)보다 낮았다. 가계직접부담 비중은 35.9%(34조8000억원)로 OECD 평균(19.0%)보다 높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국민 의료비 100조원 시대를 맞아 보건·의료 제도를 개선하고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며 "장기적인 보건의료 정책 방향 마련을 위해 국민의료비 중장기 추계를 실시하는 등 정책 기반이 되는 통계 지표를 갖춰 정책 효과성과 투명성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료=OECD, 보건복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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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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