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이 위험한 나라.."복합적·실질적 노후 보장대책 마련해야"

입력 : 2014-08-29 오후 5:04:06
[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노인들이 삶이 비참해지고 있다. 노후에 소득이 일정하지 않아 경제적 궁핍에 시달리는 것은 이제 흔한 일이다. 폭행·학대도 늘었고 자살자까지 증가하고 있다. 어르신의 노후생활을 보장할 정부의 실질적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29일 보건복지부와 중앙노인보호전문기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의 노인보호전문기관을 통해 접수된 노인학대 신고사례는 3520건, 학대상담 건수는 6만8280회로 집계됐다.
 
특히 가정과 노인생활시설에서의 학대가 전체의 90%(2925건)나 됐는데, 노인학대가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에 의해 일어나는 게 아니라 가족이나 노인시설 관계자 등 가까운 사람들에게 발생한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의 어르신 공경의식이 약화됐음을 증명했다.
 
학대 유형은 어르신을 가정·시설에 방치해 돌보지 않는 '방임'이 37.1%로 가장 많았고 '정서적 학대'와 '신체적 학대'가 각각 24.5%, 22.8%였다. 학대 빈도는 '매일'과 '일주일에 한번 이상'이 각각 28.7%, 32.7%로 집계돼 지속·반복적인 학대가 이뤄졌다.
 
전문가들은 우리 사회의 급격한 고령화와 세대 갈등을 노인학대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사회가 점점 고령화되면서 노인 부양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화 됐고 노인세대와 자식세대 간 갈등이 학대로 연결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고령화 사회에 따른 노인문제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어서 단지 어르신에 대한 공경의식만 높인다고 노인문제가 다 해결되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어르신을 가장 괴롭히는 문제는 경제적 빈곤이다.
 
2012년 우리나라의 노인 빈곤율은 48.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2.8%의 4배나 됐지만 연금 소득대체율은 42%로 네덜란드, 덴마크 등의 80%에 비하면 절반이다. 정부는 최근에야 어르신의 노후소득을 보장한다며 사적연금 활성화 방안을 내놨다.
 
배고픈 노인들의 마지막 선택은 생계형 절도다. 경찰청 자료를 보면 65세 이상 어르신들의 범죄는 2007년 2309명에서 2012년 4193명으로 5년 사이에 81.7%나 증가했다.
 
생계형 절도를 택한 어르신보다 더 막다른 골목에 있는 노인들은 이도저도 안 돼 스스로 생을 포기하는 노인들이다. 실제로 노인의 자살시도 건수는 해마다 증가세다.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실과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보면, 80세 이상 어르신의 자살시도 건수는 2010년 59건에서 지난해 146건으로 2.5배나 늘었다. 전체 나이대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같은 기간 70세 이상~80세 미만 노인의 자살시도도 1.5배 많아졌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자살시도는 개인의 사정을 살펴봐야겠지만  어르신들의 자실시도가 늘었다는 것은 저소득층과 독거노인 문제와 연결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노인문제는 사회가 급격히 고령화된 1990년대부터 생겨났지만 최근 어르신들의 삶이 빠른 추세로 비참해진다는 점에서 사회적 안전망 확충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노후소득 보장은 물론 정서적·사회적 안정성까지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앙노인보호전문기관 측은 "노인학대와 우리 사회의 고령화 실태가 충격적"이라며 "고령화가 심해질수록 노인문제는 더 커질텐데 노인 복재재원 확충이나 일부 법 개정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사회·경제·심리적 대책을 복합적으로 따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관계자 역시 "노인문제 해결의 핵심은 어르신이 우리 사회에서 제 역할을 찾게 만들어 주는 것"이라며 "노인 일자리 창출과 노후소득 보장, 자존감 회복, 어르신 사회참여 보장 정책 등이 복합적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뉴스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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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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