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큰손 장바구니 차별화..기관 챙긴 삼성株, 외국인은 털었다

입력 : 2014-12-24 오후 4:45:20
[뉴스토마토 최하나기자] 글로벌 증시가 연말 산타랠리를 보이고 있지만 국내 증시는 상대적 약제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달 들어 장중 연저점을 경신하기도 했던 코스피 지수는 저점 대비로는 낙폭을 만회했다. 다만 외국인은 팔고 기관은 사는 엇갈린 수급 흐름 속 매매 종목 차별화 현상이 뚜렷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일 1971.95로 출발한 코스피 지수는 이달들어 1.73% 하락해 이날 1946선에 마감했다. 다만 유가증권시장에서 10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나타내던 외국인이 11거래일 만에 순매수로 전환했다. 기관은 10거래일 연속 사자세를 보였다.
 
12월1일부터 23일까지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2151억원 순매도했고, 같은기간 기관은 1조8934억원 순매수했다.
 
12월 외국인과 기관의 매매 동향을 보면 외국인이 많이 샀던 종목을 기관은 팔고, 기관이 대거 매수했던 종목을 외국인이 파는 모습이 두드러졌다.
 
◇12월1일~23일 유가증권시장 외국인, 기관 순매수 상위종목. (자료=한국거래소, 대신증권 HTS, 뉴스토마토)
 
먼저 연기금을 중심으로 매수세를 확대한 기관은 이달들어 삼성그룹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삼성전자(005930)제일모직(028260), 삼성에스디에스(018260), 삼성전자우(005935)가 기관의 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전자의 배당 확대 계획과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관련 이슈가 이목을 집중 시켰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자사주 매입에 이어 이달 19일 특별배당금 성격으로 지난해보다 30~50% 배당 증대를 적극 검토중이라고 공시한 바 있다. 올해 마지막 기업공개(IPO) 대어로 주목을 받으며 지난 18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제일모직은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으로 꼽히고 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장 후 연속되는 기관투자자들의 매수세로 제일모직의 주가가 유진투자증권의 목표주가인 12만5000원을 상회한 상태"라며 "고평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매력적이고 안정적인 사업구조, 그룹 지배 구조 변화에 대한 기대감과 수급 요인까지 반영돼 주가의 하방경직성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판단했다.
 
이 외에 배당 메리트가 있는 종목들에 기관의 관심이 집중됐다. 현대차(005380)LG유플러스(032640), 한진칼(180640), 엔씨소프트(036570), SK텔레콤(017670), 현대차2우B(005387)가 기관 순매수 상위 종목으로 꼽혔다.
 
외국인도 배당 매력이 있는 종목에 러브콜을 보냈다. 한국전력(015760), LG유플러스(032640), 기업은행(024110), 한라비스테온공조(018880)가 외국인의 순매수 상위 종목 1위~4위 자리를 차지했다. 전통적인 배당 매력이 있는 통신주와 함께 정부 배당 확대 독려에 따라 공기업인 기업은행, 한국전력도 장기적으로 긍정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외국인은 기관이 샀던 종목과는 다른 삼성그룹주에 관심을 표했다. 외국인은 삼성물산(000830)삼성전기(009150)를 장바구니에 담았다. 이 외에도 외국인은 현대엘리베이(017800), 대한항공(003490), 롯데케미칼(011170), SK하이닉스(000660)를 샀다.
 
◇12월1일~23일 유가증권시장 외국인, 기관 순매도 상위종목. (자료=한국거래소, 대신증권 HTS, 뉴스토마토)
 
외국인은 기관의 순매수 상위 종목에 포함된 삼성전자(005930), 제일모직(028260), 현대차(005380), 삼성전자우(005935), 삼성에스디에스(018260)를 많이 팔았다. 이어 POSCO(005490)KT&G(033780), SK텔레콤(017670), SK C&C(034730), KCC(002380)를 순매도했다. 기관이 지배구조 관련주를 담은 반면 외국인은 장바구니에서 덜어내는 모습이었다.
 
기관은 반대로 외국인이 샀던 종목인 한국전력(015760), 삼성물산(000830), 기업은행(024110), 롯데케미칼(011170), 현대엘리베이(017800)를 팔아 치웠다. 이 외에도 기관은 LG전자(066570), LG화학(051910)을 매도했다. KT(030200), 우리투자증권(005940), 현대중공업(009540)도 기관의 순매도 상위 종목으로 꼽혔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현 시점이 외국인 수급 모멘텀이 약한 시기라는 점에서 1차적으로는 기관이 꾸준히 매수하는 종목에 대한 관심이 유효하다"며 "또 수급 불균형으로 낙폭이 컸던 종목에 대한 재료와 모멘텀 회복 여부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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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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