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속 '금융권 대토론회'.."준비 제대로 안돼" 불만 높아

금융권 "어떤 주제·발언권 언제 줄지 몰라 준비 애로"
"강압적인 분위기 '망신 안당하면 다행' 분위기 팽배"

입력 : 2015-02-03 오전 11:00:00
[뉴스토마토 서지명기자] 금융권 대토론회를 앞두고 금융회사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터저나오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들이 금융권 대토론회를 앞두고 만반의 채비를 하고 있다. 
 
대다수 금융사는 주말도 반납하고 이날 토론회 준비에 준비에 매달렸고, 야근도 불사하며 전사적으로 준비에 한창이다.
 
이날 토론은 말 그대로 난상토론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토론회에서 100명의 금융권 수장들 모두에게 일일이 일정한 토론주제나 발언시간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들은 모든 경우의 수를 염두에 두고 준비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가능한 모든 질문과 모든 상황을 고려해 놓고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언기회를 얻지 못하거나 발언권이 와도 너무 짧은 시간만 안배돼 제대로 된 의사표현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토론을 위한 토론'을 하는데 얼마나 창의적인 토론이 될 수 있을까라는 지적도 나온다. 또 주요 사례 발표를 위해 금융위가 금융사들에게 하루 만에 갑자기 자료를 만들어 내라고 요청하는 등 급하게 준비가 이뤄져 얼마나 구체적인 대안이 나올지도 의문이다.
 
이 관계자는 "브레인스토밍이라는 취지는 좋지만 갑자기 불러들여서 얼마나 다양하고 창의적인 의견이 나올 수 있을 지 모르겠다"며 "하루만에 무조건 자료를 만들어 내라고 요청이 와 난처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토론이라는 것도 어느 정도 스터디가 필요한 부분인데 어떤 주제로 언제 발언권이 주어질지도 모르는 상황이라 준비하는데 애로가 많다"며 "눈에 띄는 의견을 내놓기 보다 망신만 안당하면 다행이라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날 행사는 '대한민국 금융의 길을 묻다'라는 이름으로 오후 3시부터 9시까지 마라톤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 위원장과 금융감독원 원장을 비롯한 간부 외 은행·증권·보험 등 각 금융권 CEO, 6개 금융협회장 등 100여명이 총출동한다.
 
'금융과 IT의 융합 방안' 등을 주제로 한 핀테크 스타트업 기업 대표들의 강연과 금융사들의 주요 사례 발표 이후 토론이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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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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