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삼시세끼, 피부건강도 살린다

입력 : 2015-06-23 오후 12:00:00
진료실에서 여드름 환자들과 보호자들이 종종 질문하는 것 중 하나는 여드름과 음식의 관계다. 특히 10대 자녀와 함께 온 부모들은 햄버거, 피자, 초콜릿 같은 음식을 먹어도 괜찮은지에 대한 궁금증이 많다. 약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음식과 여드름은 관련이 없다는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졌었고 이에 대한 근거 논문들도 여럿 있었다. 그러나 실제로 피부과를 방문하는 많은 여드름 환자들의 경우 특정 음식을 먹으면 여드름이 악화되는 것을 호소한다.
 
인승균 휴먼피부과 송도점 원장
그렇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여드름과 음식은 상관관계가 분명 있다. 음식이 여드름의 악화요인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을 한 연구 중 하나는 파푸아 뉴기니와 파라과이의 원주민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이 연구에서는 초기 검진시 원주민 중 단 한 명도 여드름 환자가 없었지만 이들이 도시로 나가 서구화된 음식을 먹게 되면서 여드름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저자들은 음식 내의 당부하가 특히 중요하다는 주장을 했다. 당부하란 음식 내 탄수화물의 당지수에 섭취하는 음식 100g 중 탄수화물의 양을 곱한 값으로 20 이상이면 높은 음식, 10 이하면 낮은 음식으로 분류했다. 시리얼, 베이글, 도너츠, 빵 등 탄수화물이 많은 곡류 종류들은 당부하가 높고 당근, 바나나, 사과 등의 채소나 과일은 당부하가 낮은 음식에 해당한다.
 
서울대학교병원 피부과학교실에서는 783명의 여드름 환자와 520명의 정상인을 대상으로 음식에 관한 설문조사를 시행했는데, 결과에 따르면 당부하가 10 미만인 녹황색 채소, 콩 등은 정상인에서 섭취 소모량이 많았으나 당부하가 20 이상인 햄버거, 와플, 크라상, 탄산 음료, 인스턴트 식품 등은 여드름 환자군에서 소모가 많았다. 또한 삼겹살, 프라이드치킨, 견과류, 삶은 돼지고기 등 고지방 음식과 가공 치즈 등 유제품도 여드름 환자에서 유의하게 소모량이 많았다. 이 외에 여드름 환자군일수록 불규칙한 식사 습관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식사 습관도 여드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입증했다.
 
이후에 진행된 연구에서는 당부하가 낮은 음식을 섭취한 군에서 대조군에 비해 유의하게 여드름이 개선된다는 것을 밝혀냈으며 최근에는 당부하 외에도 오메가-3 지방산과 감마리놀렌산의 섭취가 여드름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통해 여드름이 비만, 당뇨와 같이 서구화된 생활 식습관에 의해 비롯된 문명의 질환일 수 있고 식습관 개선으로 여드름이 호전될 수 있다는 것을 추측해 볼 수 있다.
 
따라서 음식과 여드름은 관련이 없다는 생각은 이제 바꿀 때가 됐다. 여드름은 전세계적으로 유병률이 매우 높은 만성 피부 질환이고 여드름 흉터나 붉은 자국으로 인한 후유증과 심리적 위축으로 인해 고통 받는 환자가 많기 때문에 환자들은 악화 요인에 대해 관심이 대단히 높다.
 
필자는 집에서 먹는 전통적인 한식과 규칙적인 식사가 제일 좋다고 얘기하곤 한다. 고당부하 식이, 고지질 식이, 유제품 등을 피하고 규칙적인 식습관을 갖는 것이 집에서 할 수 있는 기본적인 여드름 예방 및 치료가 될 수 있다.
 
'삼시세끼', '집밥' 등 여러 TV 프로그램을 통해 건강한 먹거리가 트렌드가 되고 있는 요즘이다. 건강한 먹거리는 우리 몸의 건강을 지켜줄 뿐 아니라 피부 건강도 챙겨줄 수 있다. '집밥이 제일 좋다', '삼시 세끼 거르지 말고 잘 챙겨 먹어야 한다'는 옛 어른들 말씀이 여드름 예방과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인승균 휴먼피부과의원 송도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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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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