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단기충격 제한적… 2분기 실적에 눈돌려야"

그리스 악재 영향 제한적…"저가매수 전략 유효"

입력 : 2015-07-06 오후 5:15:36
그리스 국민투표가 긴축안 반대로 가닥을 잡으면서 국내 증시에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탓에 국내 증시의 향후 전망에도 안개가 끼면서다.
 
시장에서는 그리스 사태로 국내 증시에 당분간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면서도 이에 몰입해 과도하게 보수적 대응에 나설 필요는 없다는 진단을 내놨다. 오히려 당분간 현금비중을 늘려 조정시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종목 위주로 저가매수에 나서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조언이다.
 
특히 오는 7일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가이던스 발표를 시작으로 본격화할 국내 기업 실적 결과에 집중하는 편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증시 전문가들은 대부분 실적 발표 시즌을 앞두고 경계 심리가 강해진 만큼 2분기 실적이 양호한 종목을 중심으로 선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6일 뉴스토마토가 김임규 현대증권 투자컨설팅센터장과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박사 등 4명의 전문가에게 국내 증시 전망을 들어본 결과 이들은 '단기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데 모두 공감했다.
 
김임규 현대증권 투자컨설팅센터장은 "단기적 변동성은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어느 정도 예측과 준비를 마친 터여서 지수가 크게 하락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도 "과거 그리스 문제가 글로벌 금융기관이나 민간 채권단 등에 영향을 끼치는 등 도미노 현상에 대한 우려가 있었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더 이상 그리스 사태는 유로존 점염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단기조정은 불가피하지만 조정의 폭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그리스에 물린 국내 기관 포지션이 적은 영향에 간접적인 수준에 그칠 것인데다 그렉시트 가능성 또한 시장이 이미 반영한 상태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오히려 시장의 불확실 요인을 없애주는 역할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했다. 황세운 박사는 "그리스 문제는 국내 증시가 이미 반영할 만큼 반영한 사안이기 때문에 사실상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렉시트가 현실화하더라도 외국인의 자금 유출 가능성도 극히 제한적일 것이라고 했다.
 
갑자기 발생한 이슈 또한 아니기 때문에 하락하더라도 한 달이면 충분히 회복할 것이란 설명이다. 조정 기간이 결코 길지 않을 것이란 얘기로 조정 폭도 제한될 것이란 관측이다. 김임규 센터장은 "코스피 하락시 하단은 2050 정도로 예상한다. 그쯤에서 방어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리스와 관련한 증시 조정 요인이 해묵은 재료라는 점을 감안하면 하루이틀이면 영향을 다 할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보다는 7일부터 이어질 기업의 2분기 실적 발표가 더 큰 변수라는 진단이 제기된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그리스 사태는 신선도가 떨어진다. 그렉시트 가능성마저 시장은 이미 모두 반영한 상태"라며 "그리스가 한번 나타났다 사라질 재료라면 기업실적 문제는 이제 등장할 재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7~8월을 전후해 하반기 경기개선에 대한 기대가 있는 만큼 국내 증시의 상승장 전환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종우 센터장은 "그리스 사태로 인한 단기 조정은 있겠지만 너무 몰입해선 안 된다. 특히 일단 팔고보자는 투자자들이라면 지나치게 보수적인 대응보다는 오히려 실적 좋은 주식을 사두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기업실적이나 경제지표를 제외한 다른 외부 발생 문제에서 비롯한 악재는 항상 생명력이 길지 않았음을 유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 증시 조정 반응은 과도하다는 평가다. 실제 이날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는 이날 2% 넘게 급락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50.48포인트(2.40%) 내린 2053.93에 마감했다. 개장 초반 2% 가까이 밀린 코스피는 이후 1% 이내로 낙폭을 축소했지만 오후 들어 외국인과 기관의 매물이 확대된 결과 낙폭을 키웠다.
 
황세운 박사는 "그리스 부도위험 확대로 시장은 거의 패닉상태에 들어선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이는 과도하다고 했다.
 
그는 "일정기간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있지만 펀더멘탈에 큰 변동사항이 없고 유럽계 자금 이탈이 신속히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그리스 사태가 추가적으로 악화하더라도 유로존 전체로의 위험 확산 가능성은 크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외국인과 기관은 동반 매도세를 보였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거래일, 기관은 3거래일 연속 국내 주식을 팔아치운 것이다. 이날 외국인은 2876억, 기관은 2177억원 순매도를 나타냈다. 개인만이 홀로 4933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프로그램은 차익과 비차익을 합해 2863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대부분이 하락했다. 그리스발 악재에 당분간 증시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증권업종(-4.89%) 5% 급락했고 화학업종도 3.17% 하락했다.
 
 
차현정·권준상·유현석 기자 ck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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