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과일·채소 콩팥병에는 독

칼륨 농도 급상승…부정맥·심장질환 유발

입력 : 2015-07-28 오후 6:00:20
몸 안의 칼륨 배설 능력에 장애가 있는 만성콩팥병 환자는 여름철 과일 섭취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칼륨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상승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상호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신장내과 교수의 도움말을 통해 콩팥병 환자들이 건강하게 여름을 나기 위해 지켜야 할 수칙을 알아본다.
 
여름철에는 쉽게 피로하고, 무기력해지는 느낌을 갖게 된다. 우리 몸의 칼륨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때 칼륨이 풍부하게 들어 있는 과일과 채소를 먹으면 칼륨 보충으로 여름을 건강하게 보낼 수 있다. 건강에 좋은 무공해 여름철 과일과 채소가 모두에게 이로운 것은 아니다.
 
만성콩팥병 환자, 특히 콩팥기능이 절반 이상 망가져버린 환자가 과일, 채소를 과다하게 섭취하면 생명을 빼앗아갈 수 있을 정도로 치명적일 수 있다. 콩팥병으로 인해 콩팥을 통해 배출되는 칼륨 배설능력에 장애가 있기 때문이다.
 
칼륨의 함량이 높은 과일이나 야채를 많이 섭취하면 혈청의 칼륨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상승해 근육의 힘이 약해진다. 심장의 부정맥이 발생하고, 심할 경우엔 심장이 멎는 등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다. 특히 신장의 기능이 정상의 4분의 1 이하로 감소된 심한 신부전 환자에서는 고칼륨혈증이 발생하기 쉽다.
 
때문에 콩팥병 환자들은 과일과 채소를 유념해서 먹어야 한다. 칼륨이 많이 들어 있는 과일과 채소를 알아두면 건강관리에 도움이 된다.
 
과일과 채소는 종류에 따라 칼륨 함량이 다르다. 바나나, 참외, 토마토보다는 포도, 오렌지, 사과에 칼륨이 적다. 채소는 버섯, 호박, 미역, 시금치, 쑥, 부추, 상추 등에는 칼륨이 많다. 가지, 당근, 배추, 콩나물, 오이, 깻잎에는 칼륨 적게 들어 있다. 줄기보다는 잎에 칼륨이 적다.
 
과일이나 채소는 물에 담아 놓거나 데치면 칼륨이 물로 빠져 나간다. 때문에 과일은 통조림 과일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채소는 물에 삶거나 데쳐서 먹길 권장한다. 가급적 잘게 썰어서 재료의 10배 정도 되는 따뜻한 물에 2시간 이상 담가 놓았다가 새 물에 몇 번 헹궈서 사용한다. 이렇게 하면 칼륨의 30~50%를 줄일 수 있다.
 
주식으로 백미(흰밥)를 먹으면 칼륨 섭취를 줄일 수 있다. 곡류 중에선 흰밥보다는 검정쌀, 현미, 보리, 옥수수, 찹쌀 등에 칼륨이 많다. 도정이 덜 된 곡류에도 칼륨이 많다.
 
고구마, 감자, 토란, 밤, 땅콩에도 칼륨이 많이 함유돼 있다. 특히 노란콩은 검정콩보다, 우유는 두유보다 각각 칼륨이 월등히 많이 함유돼 있다.
 
음식을 조리 시에는 소금을 줄여야 한다. 만성신장질환 환자의 경우 부종이나 고혈압이 흔히 동반되므로 저염 소금이나 저염 간장 등을 사용하면 좋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저염 소금이나 저염 간장에는 나트륨 대신 칼륨이 들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국은 가급적 먹지 않아야 한다.
 
과일주스와 야채주스의 과도한 섭취는 피해야 한다. 녹즙도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다. 음료 중 현미 녹차와 코코아에는 커피보다 칼륨이 많이 들어 있다.
 
땀을 많이 흘리게 되는 여름에는 수분 손실이 많아져 탈수의 위험이 증가한다. 갈증은 몸에 수분이 부족하다는 신호이므로 갈증이 날 때에는 충분히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면 만성콩팥병 환자들은 물을 한번에 많이 마시지 말아야 한다. 수분이나 나트륨, 칼륨 등의 전해질 조절능력이 약해서 갑자기 물을 과도하게 마시는 것은 위험하다.
 
급작스럽게 물을 많이 마시면 저나트륨혈증이 발생할 수 있다. 심할 경우에는 의식장애까지 나타난다. 또 체액양의 증가와 더불어 혈압을 상승하게 해 콩팥에 매우 해롭다. 투석치료를 받는 환자들은 소변을 통한 수분의 배설이 거의 없으므로 여름철 과도한 수분 섭취는 체중증가와 심한 경우에 폐부종까지도 발생할 수 있다. 반대로 너무 수분 섭취를 줄이면 탈수에 빠지고 신기능이 감소할 수 있으므로 이 역시 신경써야 한다.
 
운동을 할 땐 갈증이 더욱 쉽게 유발된다. 만성콩팥병 환자는 운동 운동 전에 미리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운동 중에는 10~15분마다 120~150mL 정도의 물을 섭취하길 의료진은 권장한다.
 
여름철 자주 마시는 이온음료는 과다한 땀 배출 후에는 수분과 전해질을 한번에 보충할 수 있다. 반면 만성콩팥병 환자에게는 섭취를 피해야 한다.
 
이온음료에는 많은 양의 칼륨이 포함돼 있어 고칼륨혈증을 유발할 우려가 있어서다. 콜라와 사이다 등 탄산음료는 장내 흡수가 잘 되지 않아 갈증 해소에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위 팽만감과 복통을 유발할 수 있다.
 
이상호 교수는 "몸 안의 칼륨 배설 능력에 장애가 있는 만성콩팥병 환자에게는 과일과 채소가 독배와 같이 위험할 수 있다"며 "콩팥병 환자들은 건강하게 여름을 나기 위해 지켜야 할 수칙을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만성콩팥병 환자가 과일, 채소를 과다하게 섭취하면 칼륨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상승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사진/뉴시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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