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복제약 조기발매 승부수

특허회피 등으로 선진입…독점판매로 시장 선점효과

입력 : 2016-02-26 오전 6:00:00
한미약품(128940)이 경쟁사보다 빠르게 복제약을 발매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어 관심이 모아진다. 경쟁사의 복제약들이 출시되기 이전에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도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항바이러스제인 '타미플루' 개량신약을 오는 26일 발매한다. 로슈의 타미플루는 연 270억원 규모의 인플루엔자 경구용 치료제다. 성분에 대한 원천특허가 오는 26일 만료되지만 2017년 8월까지 후속특허가 남아 있다.
 
한미약품은 후속특허를 회피하는 개발 방식으로 타미플루의 국산화에 성공했다. 경쟁사들은 후속특허 때문에 복제약 진입이 불가능하다. 타미플루 복제약으로 허가를 받았거나 복제약을 개발 중인 업체는 10여개사에 달한다.
 
한미약품은 고지혈증 복합제도 경쟁사보다 6개월 정도 먼저 선발매했다. 로수바스타틴과 에제티미브를 결합한 '로수젯'을 지난해 11월 출시했다. 같은 복합제를 개발 중인 20여개 경쟁사들은 오는 4월까지 시장이 진입할 수 없다. 로수바스타틴은 특허가 만료됐지만 에제티미브는 특허가 오는 4월까지 남아 있기 때문이다. 한미약품은 에제티미브의 특허권자인 MSD로부터 특허사용권리를 획득해 조기 출시가 가능했다.  
 
10여개사가 상용화에 착수한 고혈압과 고지혈증 복합제도 2013년 12월 가장 먼저 발매했다. 두번째로 발매한 경쟁사보다 5개월 먼저 선진입했다. 전립선비대증치료제 '트루패스'와 통풍치료제 '페브릭'의 복제약도 각각 1월과 2월 가장 빨리 출시했다.
 
한미약품이 복제약 발매에 속도전을 내는 이유는 의약품 시장의 특성 때문이다. 의료진은 환자의 병세에 변화가 있지 않는 이상 기존 처방한 의약품을 유지하려는 보수적인 패턴을 보인다. 신약이 특허만료되면 수십개의 복제약들이 쏟아진다. 복제약 간에 약효가 동일해 차별점이 없기 때문에 마케팅과 영업이 성공 여부의 관건이다. 경쟁사보다 선발매된 복제약이 영업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되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타임라인 단축이 한미약품의 R&D 주요 전략 중 하나"라며 "복제약 선발매만 가능하면 특허소송 제기, 개량신약 개발, 특허사용권 획득 등 비용 투자를 과감히 감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임상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거꾸로 3상을 먼저하고 1상을 추후에 진행하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리기도 한다"며 "그만큼 복제약 사업에서 선발매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반증"이라고 강조했다. 
◇한미약품이 오는 26일 '타미플루' 개량신약을 국내 최초 발매한다. 내년까지 남은 타미플루의 특허를 깨고 경쟁사보다 먼저 상용화하기 위해 개량신약으로 개발했다. 한미약품은 복제약 사업에서 퍼스트 발매를 핵심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사진제공=한미약품)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최원석 기자
최원석기자의 다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