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지방 양극화 심해도 부산은 나홀로 승승장구

올해 분양 아파트 중 청약률 상위 10곳 중 5곳이 부산
재개발·재건축, 도심권 입지에 가구 수도 적어 투자 수요 지속

입력 : 2016-09-04 오전 11:00:00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수도권과 지방 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서도 부산 만은 나홀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택매매가격 상승세는 물론 분양시장의 청약 경쟁률도 서울 등 수도권을 제치고 전국 시군구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지역 기반 산업 침체 영향을 받는 울산, 통영, 거제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데다 대규모 재개발·재건축 물량이 예정돼 있어 투자 수요가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리얼투데이가 올해 분양한 전국 아파트의 1순위 마감 청약률을 조사한 결과 상위 10곳 중 5곳이 부산 지역으로 나타났다. 1위는 부산 해운대구 우동 마린시티자이로 무려 450.4대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2위와 3위도 부산이 차지했다. 2위는 남구 대연자이 330.1대1, 3위는 연제구 거제센트럴자이 327.9대1을 기록했다. 이외에 연제구 연산 더샵(238.6대1), 동래구 힐스테이트명륜(164.6대1)이 각각 5위와 7위를 차지했다.
 
30위권으로 범위를 확대해도 12곳으로 부산이 가장 많았다. 반면 서울 등 수도권은 30위권 내 6곳에 불과했다. 지난달 분양한 개포주공 3단지 디에이치아너힐즈가 100.6대1로 17위에 올라 수도권 중에서는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청약경쟁률에 이어 매매가격 상승률도 부산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감정원 집계를 보면 지난달 부산 주택매매가격이 올 들어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전달인 7월과 비교해 부산은 0.35% 올랐다. 반면 서울은 0.26% 오르는 데 그쳤다. 부산의 평균 주택매매가격은 2억483만원으로 조사됐다.
 
부산은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거주선호도가 높은 해운대구와 남천삼익비치 등 정비사업 호조로 수영구 등을 중심으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전문가들은 부산의 경우 다른 주요 지방도시에 비해 대규모 재건축·재개발 물량이 많아 당분간은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지난 7월28일에는 부산 남천2구역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남천삼익비치)이 설립을 인가받았다. 2005년 12월 재건축 추진위원회가 구성된 지 11년 만이다.
 
삼익비치타운 재건축 사업은 현재 지상 12층, 33개 동 총 3060가구 규모의 노후 아파트를 지하 2층, 지상 40~61층, 12개 동 총 3200가구 규모의 아파트로 새로 짓는 사업이다. 현재 부산에서 추진하고 있는 아파트 재건축 단지 22곳 중 가장 규모가 크다.
 
조합은 연내 시공사를 선정하고 내년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이르면 내년 상반기 분양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김수연 닥터아파트 팀장은 "지방 시장을 견인하는 도시가 대구에서 최근 부산으로 이동하는 추세"라며 "부산의 경우 대기 중인 재개발·재건축 물량이 많아 이에 따른 투자 수요가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 팀장은 또 "재개발·재건축의 경우 도심권에 위치해 입지여건이 좋고 일반 신규 분양에 비해 가구 수도 적어 대기 수요층이 많기 때문에 청약률도 높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수도권과 지방 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서도 부산은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부산시 수영구 수영동 517번지에 위치한 SK건설의 '대연 SK VIEW Hills(대연 SK뷰힐스)' 견본주택을 찾은 방문객들이 분양상담을 받고 있는 모습. 사진/SK건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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