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턱관절치료, 뇌전증·간질에 효과 없어

(의학전문기자단)김문주 아이토마토한방병원 대표원장

입력 : 2016-12-21 오전 6:00:00
며칠 전 뇌전증 치료를 위해 진료실을 찾은 한 19세의 남학생을 보고 너무 안타까웠던 경험이 있다. 그 학생은 어머니와 함께 내원해 항경련제로도 조절되지 않는 간질증세 치료를 의뢰했다. 그 학생은 가족력이 있었다. 할머니와 아버지도 동일한 증세가 있었다고 한다. 3명 모두 증세가 같아서 급작스레 움직이려 하는 상태에서는 몸이 굳어지며 강직되는 경련 현상이 나타난다고 했다. 학생의 할머니나 아버지는 20대 중반이 되면서 자연호전과정을 거쳤다.
 
환자인 학생은 지방의 모 병원에서 뇌파검사를 통해 뇌전증 진단을 받고 항경련제를 복용하였는데 아무런 효과를 보지 못해 양방치료를 포기한 상태였다. 그 후 증세는 더욱 심해져 친구들에게 놀림감이 되고 결국 왕따로 따돌림을 받아 학교생활을 그만두고 홈스쿨 중이었다. 증세가 나아지길 희망해 병원을 전전하던 중 최근까지 모 한의원에서 1년 가까이 턱관절 교정치료를 받았다 했다. 약물을 사용하지 않고 간질을 완치시킬 수 있다고 하여 희망을 가졌으나 아무런 효과를 못봐 낙담한 상태였다.
 
증세를 자세히 들어보니 뇌전증, 간질 증세라 볼 수가 없었다.  PKC(paroxysmal kinesigenic dyskinesia)라 불리우는 '돌발운동유발 이상운동증'이었다. 과거에 뇌파에서 간질파가 나와 진단을 받았다고 해 확인차 뇌파 검사를 시행해 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뇌파상 간질파는 확인되지 않는 정상적인 뇌파 상태였다.
 
PKC라면 항경련제로 조절이 매우 잘되는 질환이다. 한약으로 치료반응이 매우 떨어지는 질환으로 카마제핀이라는 항경련제를 먼저 사용해 증세 조절을 하는 것이 타당한 질환이다. 그러나 지방병원에서 오진을 해 부적절한 항경련제를 사용하여 증세 조절에 실패한 것이다. 게다가 한의원에서는 덩달아 뇌전증 간질이라는 진단을 하고 근본치료라며 턱관절 교정치료를 진행했다고 하니 같은 한의사로 황당하기만 하다. 턱관절 교정치료가 간질 뇌전증을 고칠리도 만무하다. 수면개선의 간접효과로 간질치료에 도움을 준다면 모를까 간질의 근본치료와 완치를 주장하며 턱관절 치료를 진행한다니...
 
아무런 근거 없는 치료법이 규제 없이 남발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그로 인해 무지한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는 것은 더욱 안타깝다. 방치료에서 뇌전증에 치료효과가 인정보고 된 영역은 제한적이지만 탕약요법과 침 치료법뿐이다. 그것도 아주 제한적인 영역에서 효과가 인정된다. 이를 가려 보려면 전문적인 뇌파검사를 진행해야만 한다. 그러므로 이를 가려 보고 적절한 도움이 되는 치료를 가려낼 수 있는 전문적인 의료진의 도움이 필수적이다.
 
 
◇ 김문주 아이토마토한방병원 대표원장
 
- 연세대학교 생명공학 졸업
- 가천대학교 한의학과 졸업
- (전) 한의사협회 보험약무이사
- (전) 한의사협회 보험위원
- (현) 한의학 발전을 위한 열린포럼 운영위원
- (현)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부원장
- (전) 자연인 한의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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