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용현기자] 아파트값이 장기간 상승세를 멈추고 하락국면으로 접어들자 실수요자들의 임차시장 눌러앉기가 본격화 되고 있다. 입주물량이 증가해 전세가격 역시 상승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내집 마련을 미루고, 전세나 월세를 찾는 수요자들이 늘어날 전망이다.
7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통계에 따르면 지난 1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1만3715건으로, 작년 같은 달(1만2575건)보다 9.1% 늘었다.
이는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지난 2011년 이후 2015년 1만4334건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거래량이다.
거래 유형별로는 월세보다는 전세 거래가 크게 늘었다.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작년 1월 7841건이었지만 전달에는 9120건으로 16.3%나 급증했다. 반면, 월세 거래는 같은 기간 4734건에서 4595건으로 오히려 2.9%가 줄었다.
이정찬 미래부동산 경제연구소 대표는 "주택시장 가격 하락세가 단기간에 끝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실수요자들이 보증금 마련에 부담이 있어도 월세보다는 상대적으로 주거 안정성이 높은 전세를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입주물량 증가에 따른 전세 공급 증가, 주변 경기권 이주 등으로 인한 월세 수요 감소로 집주인들의 월세 전환이 다소 더뎌진 것도 한 요인으로 풀이된다.
매매시장 약세 우려에 내집 마련을 미루는 수요자들이 늘며 전월세 거래가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서울 한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시스
임차시장으로 수요자들이 몰리고 있지만 매매시장은 거래 감소세가 더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 1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4536건으로 전년(5431건)보다 16.5%나 감소했다. 전달인 작년 12월 거래량(9397건)과 비교하면 절반도 안되는 수준이다.
다세대·연립 역시 같은 기간 3225건에서 3117건으로 3.3%가 주는 등 주택 전 유형에서 거래량이 줄고 있다.
가격 역시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작년 말 2억원이 넘는 가격에 거래가 이뤄지던 노원구 중계2단지주공 전용 44.52㎡는 최근 1억9000만원으로 1000만원 가량 가격이 빠졌다. 강서구 가양동 강나루2차현대 역시 4억8000만원에서 4억5000만원으로 크게 떨어진 가격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서울 주변 미사, 위례, 동탄2 등 대규모 신도시 입주 물량이 지속적으로 이어지면서 전세물건 공급도 꾸준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매매로의 전환은 더 더뎌지고, 임차시장에 머무는 수요자들은 더 늘어날 것이란 예측된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팀장은 "수요자들이 몰리지만 전세 공급이 늘어나면서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을 지탱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당분간 가격 약세 장세가 이어지면서 실수요자들이 매매 전환을 미루고 전월세 시장에 머무르려는 경향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